3월~4월은 영화계 비수기입니다.
학생들이 개학하고/개강하고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영화관이 썰렁하죠.
키 큰 영화들은 이때 개봉하기를 꺼리는데,
덕분에 '키 작은 영화들'이 기회를 얻습니다.
좋은 영화를 보기에는 이 때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본 세 작품 소개합니다.
1> 경계도시2 (상영중)
자신이 '고뇌하는 먹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경계도시2>를 추천합니다.
송두율 교수의 귀국과 수사에 관련한 내용이지만,
이명박 시대 '진보의 퇴락'과 관련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그 맹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남한산성>에 갇힌 인조를 떠올렸습니다.
그의 신하들이 주전파와 주화파로 나뉘어 각축했듯
송두율 교수를 돕던 진보인사들도 다툽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화파가 득세하고
그에게 전향을 강요합니다.
그 불편한 과정을 지켜보면 진보의 부조리가 보입니다.
2> 작은 연못 (4월15일 개봉)
이 영화는 영화 자체보다
컨텍스트적으로 읽어줘야 할 영화입니다.
'노근리 민간인 학살'을 다룬 이 영화가 이명박 시대에 개봉된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많은 스탭과 배우들이 댓가 없이 촬영하고 출연한 '헌정영화'입니다.
단순히 영화적 재미가 아니라, 영화 만들어내는 재미를 읽어내시며 보시길 권합니다.
이 영화의 느낌은 <화려한 휴가>를 연상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어느날 도둑처럼 찾아온 시대적 비극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지...
그 총성 전에 어떤 아름다운 풍경화가 있었는지...
영화 보시면 바로 나가지 마시고 메이킹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이상의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3> 반드시 크게 들을 것 (4월22일 개봉)
일단 이 영화는 반드시 크게 들어야 합니다.
인천 부평 모텔 골목의 조그만 록큰롤바 '루비살롱'의 인디뮤지션들의 성장기,
라고만 말하기에는 너무나 풍부한 다큐영화입니다.
'드럼을 치지 않았으면 사람을 쳤을 것' '여자 따먹을라고 음악한다'는 찌질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음악에 빠져들고 성취도 이뤄내는 과정을 담았는데,
무지하게 찌질합니다.
영화 보시고 이들의 콘서트까지 가보시면 더 좋을 듯.
아직 국내에서 제대로 된 음악 영화가 못나왔는데,
이 영화는 음악영화로 봐도 손색이 없습니다.
음악을 중심으로 감상하셔도 좋을 듯.
그리고 제가 직접 보지 못한 세 편의 영화 소개합니다.
1> 클래스 (상영중) / 우리 교육 현장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2> 예스맨 프로젝트 (상영중) / '공익적 거짓말'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3> 섹스 볼란티어 (4월22일 개봉) / 섹스 자원봉사를 고발하는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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