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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키 작은 영화들

'아바타'가 아이폰이라면 '타이탄'은 옴니아2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4. 1.




<경계도시2>로 백만년만에 영화리뷰를 써서 올렸는데 반응이 괜찮아 또 올립니다. 
이번 리뷰는 <타이탄>에 대한 것입니다. 
짧게 올리겠습니다. 


<아바타>가 아이폰이라면 <타이탄>은 옴니아2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 써보신 분은 제 이야기가 무슨 얘기인 줄 아실 겁니다. 
<아바타>는 무한하게 확장되는, 공감각적 감상을 느끼게 하는 영화지만
<타이탄>은 단순한 블록버스터입니다. 


<타이탄>은 <아바타>보다 먼저 나와야 했던 영화입니다. 
둘의 차이는 살리에르와 모짜르트 차이 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바타>를 본 관객에게 <타이탄>은 싱겁습니다. 


이왕 먼저 나오는 김에 <반지의 제왕>보다도 먼저 나왔어야 합니다. 
<반지의 제왕>이 열린 신화적 상상력을 보여준다면
<타이탄>의 상상력은 갇혀있습니다. 


<타이탄>이 자극하는 상상력도 있습니다.
신들이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 보낸 크라켄을 죽이기 위해 메두사의 머리를 얻으려 악전고투하는 페르세우스의 모습은 대량살상무기를 찾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의 모습과 겹칩니다.
끝없이 '악의 축'을 욕망하는 할리우드는 이제 신화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그러나 <타이탄>은 못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얼개도 탄탄하고 캐릭터도 잘 잡았고 연기도 좋습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페르세우스, 
그와 제우스 사이에서 보이는 오이디프스 콤플렉스... 분명 건질 것이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신화에 빠져 있는 분이라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굳이 3D버전으로 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바타>가 칼라TV라면 <타이탄>은 흑백TV입니다. 
괜히 어지럽게 3D로 안 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