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MBC 노조가 총파업 중입니다.
MBC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간부사원들의 성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독설닷컴에 올려두겠습니다.
@ 84 사번 성명서
신뢰와 지도력의 위기, 해법은 있다
- 김사장께 드리는 고언 -
후배들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회사 안팎의 엄중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 84사번 사원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이는 김재철 사장을 위한 고언임을 밝힌다.
첫째, 납득할 수 없는 황희만 부사장 임명은 철회해야 한다. 황희만 개인이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그 분을 임원에서 배제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분만한 역량을 지닌 분이 많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문제가 되어 보도본부장 보직을 사퇴하고 특임이사로 임명되었던 분을, 그보다 더 책임 있는 자리인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사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왜 굳이 그분을 고집하는가? 평지풍파를 일으킬 게 뻔한 인사로, ‘청와대에서 또 조인트를 까인 게 아닌지’ 의혹을 자초할 뿐이다. 사장으로 바로서기 위해 사장 본인이 내세운 전제조건을 무너뜨린다면, 스스로 사장 자격을 부인하는 꼴이다.
둘째, MBC 사장과 전 구성원의 명예에 먹칠을 한 김우룡을 고소해야 한다. 그를 고소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김사장 본인의 명예와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조치를 미루거나 백지화하는 것은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전 사원과의 약속일 뿐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온 국민에게 알려진 사실이다. 김사장 개인이 자의적으로 뒤집을 경미한 사안이 아닌 것이다.
김사장 본인이 누차 강조했듯, 공영방송 MBC의 사장은 신뢰가 최우선이다. 온 국민 앞에서 사장이 약속한 사안이 지켜지지 않을 때 어느 시청자가 MBC의 뉴스와 프로그램을 신뢰하겠는가. 위의 두 사안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회사 안팎에서 김사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MBC 사장으로서 영이 서지 않을 것이다.
방문진에게 묻는다. 엄사장의 인사에 깊이 개입했던 방문진은 왜 지금 침묵하는가? 이사장이 공석이지만 현 사태에 대해 방문진은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최근 김사장의 행보를 가리켜 “개인의 영달을 위해 MBC가 쑥대밭이 되어도 오불관언”이라고 비판하는 회사 일각의 시선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신뢰와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MBC 최고책임자로서의 리더십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선택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현 상황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은 회사를 더 망가지게 할 뿐이다. 이제는 잘못된 것을 흔쾌히 바로잡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 오히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고착화된 현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길로 큰 발걸음을 선뜻 떼어 나서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2010년 4월 13일
현 사태를 우려하는 84사번 사원들
※ 위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는 84사번들도 있음을 밝힙니다.
@ 85사번 성명서
김재철 사장은 하루 빨리 회사로 복귀해
엉킨 매듭을 풀어야 한다
최근 MBC가 천안함처럼 침몰하고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25년 이상 땀과 혼을 쏟은 우리의 일터 MBC가 더 이상 붕괴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우리 85사번 사원들은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첫째, 김재철 사장은 하루 빨리 회사로 복귀해 엉킨 매듭을 풀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사장에 대한 신뢰의 상실에서 비롯된 만큼 해결의 책임 또한 전적으로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천막까지 치며 일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김재철 사장은 정작 파업이 시작되자 회사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사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면서 “직원들을 중요한 고객으로 여기고 봉사하는 자세로 일하겠다”던 초심은 다 어디로 갔는가? MBC 주차장에 다시 천막을 치는 한이 있더라도 회사에 복귀해 매듭을 푸는 것이 경영자의 자세이자 도리일 것이다.
둘째,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 김우룡을 즉시 고소하고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이번 노동조합의 파업도 ‘청와대가 청소부 사장을 앉혀 MBC의 인사권을 유린했다’는 김우룡의 폭로에서 촉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희만 씨의 부사장 임명도 이 연장선상에 들어 있다. 김우룡에 대한 고소와 황희만 부사장의 임명 철회는 김재철 사장이 공영방송 MBC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다.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사안이 아니라, MBC의 존립기반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다.
MBC는 백척간두에 서있다. 월드컵 중계문제, 미디어렙, 디지털 전환, 종합편성채널 도입, 방송 재허가 등 MBC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굵직한 사안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를 푸는 첫 걸음은 신뢰의 회복이다. 사장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사장의 리더십과 지도력이 발휘될 수 있고,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 우리는 “MBC를 하나로 뭉쳐 뛰게 하는” 김재철 사장의 모습을 진심으로 보고 싶다. 하루 속히 MBC에 복귀해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을 시행하기 바란다. 선택의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현 사태를 우려하는 85사번 일동(보직자 제외)
* 위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는 85사번들도 있음을 밝힙니다.
@ 87사번 성명서
작금의 상황에 대한 87사번들의 입장
노조의 파업이 열흘을 넘기고 있다. 그럼에도 이 난관을 풀고자 하는 구체적인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23년간 피땀으로 일해 온 우리 87년 입사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깊이 우려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이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고언임과 동시에 회사의 장래를 위한 충정의 발로임을 분명히 한다.
첫째, 문제의 출발은 방송 경영의 독립성을 훼손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권한 남용이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방문진은 엄기영 전 사장의 뜻에 반해, 황희만과 윤혁 등 두 명의 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이는 MBC를 직할 경영하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MBC의 최고경영자라면 이러한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만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김재철 사장이 두 사람을 특임이사로 보직 변경한 것은 당연한 조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 사장은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에 임명함으로써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을 스스로 초래했다.
둘째, 신동아 4월호에 실린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은 김 사장도 인정했듯이,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MBC 인사에 권력 상층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은 김 사장과 MBC의 명예와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국민들은 그 진상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김 사장과 MBC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진상을 투명하게 드러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김 전 이사장에 대한 고소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는 MBC의 명예회복은 물론 MBC프로그램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동시에, 김 사장은 공영방송 MBC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한다. 그동안 김 사장의 발언과 활동은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과연 MBC 최고 수장으로서 분명한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가고 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또한 그 과정에서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김 사장이 정작 고발해야할 김우룡 전 이사장은 놔두고 조합과 조합 집행부에 대한 강경수단을 동원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충언한다. 이는 회사와 조합이 더 이상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상황을 돌아볼 때 상황은 엄중하지만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문제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해법이다. 김 사장이 용기를 내어 문제를 풀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한 노동조합은 김 사장이 진실한 대화의지를 보일 경우 적극 협상에 나서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주기를 바란다.
2010. 4. 16.
총원 53명 중 사고(특파원, 상중, 휴직) 5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8명 가운데 38명이 이 성명에 동의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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