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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한나라당 항의로 지방자치 20년 특별기획 결방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5. 31.



사장은 사과하고 방송책임자를 즉각 문책하라!

-울산방송국 특별기획 결방 사태와 관련하여-
    
또 터졌다! 이번에는 울산이다. 울산방송국장이 방송 직전 제작자와 아무런 협의도, 통보도 없이 준비된 <지방자치 20년 특별기획-울산과 지바, 두 도시 이야기> 프로그램을 결방시켰다. 그것도 이미 예고까지 나간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도 KBS는 정치권력에 무릎 꿇었다. 지난번에는 청와대 수석 한 사람 때문에 9시 뉴스에 방송을 못하더니 이번에는 한나라당 ‘울산시당’ 항의에 방송을 접었다.

자세한 사건 경위는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한국기자협회 KBS울산지회 성명 참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우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음 사항에 대한 사측의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한다.
첫째, 시청자와의 약속 위반이다. 예고까지 나간 상황에서 방송을 일방적으로 결방시킨 것은 시청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결방이 될 때 까지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었다. 방송책임자의 심각한 해사 행위이자 직무 유기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사측은 해명하라!

둘째, 제작 실무자를 완전히 배제한 채 울산방송국장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결방 결정은 <KBS편성규약 ‘제5조 취재 및 제작책임자의 권한과 의무, 제6조 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자율성 보장’>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사측은 해명하라!

셋째, 법원 가처분 결정, 심지어 심리조차 당당하게 응하지 않은 채 서둘러 결방 결정을 내린 것은 KBS가 정치권력의 부당한 압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또한 국장의 결방 결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한나라당 울산시당도 이에 맞장구치듯 즉각 가처분신청을 취하했다. 사측과 한나라당이 사전에 프로그램 결방을 놓고 모종의 협의가 있었는지 의심이 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사측은 즉각 해명하라!
    
알다시피 김용진 기자는 KBS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언론인 가운데에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탐사보도의 선구자이자 전문 기자다. 김 기자가 ‘분’을 토하며 남긴 글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인 스스로가 개별적인 언론 침해 사례에 맞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판례를 남겨가며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 만든 ‘이현령, 비현령’식 규정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복종하는 것은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작금의 KBS는 적극적인 대응은커녕 이른바 ‘알아서 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KBS본부는 이 모든 불행은 권력에 줄을 댄 자가 공영방송 KBS사장으로 오면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특보 출신 사장이라면 더욱더 반성하는 심정으로라도 방송의 공정성 제고에 노력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초 보도제작국장이 일방적으로 9시 리포트를 결방시킨 것에 대해서도 임명권자인 특보 사장은 ‘읍참마속’은커녕 지금까지도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KBS본부는 최근 잇따른 일방적인 결방 사태에 대해 사장이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시청자를 우롱하고, 사규보다 우선시되는 편성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울산방송국장을 당장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 노조의 엄중한 경고에 사측이 성의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KBS본부는 향후 공정방송투쟁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끝>
    
    
2010년 5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울산방송국 보도특집 결방 관련
한국기자협회 KBS 울산지회 성명]

  당초 어제 방송 예정이던 김용진 기자의 지방자치 관련 보도특집이 회사측의 결정으로 결방됐습니다. 이에 대해 울산기자들이 제작자인 김용진 기자와 결방을 결정한 박홍일 울산방송국장을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만났습니다.

일단 결방에 대한 양측의 말은 사뭇 달랐습니다.

  김용진 기자는 ‘한나라당이 예고편만 보고 한나라당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방영될 것이란 지레짐작으로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국장이 가처분 심리 당일 오전에 결방을 결정한 것은 한나라당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될 것을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제작자의 의견도 무시한 채 결방 결정을 내린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박홍일 국장은 ‘팀장까지 지낸 제작자의 역량을 신뢰했다. 그러나 예고편이 나가자 한나라당 울산시당에서 항의를 해 왔고, 김용진 기자에게서 방송 이틀전인 지난 25일 가원고를 받아서 부장단과 현업자들이 검토를 해 본 결과 특집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제작자인 김용진 기자에게 방송을 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제작자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해 왔다. 그러던 차에 마침 한나라당의 가처분 신청이 들어왔지만, 법원 판결에 맡기는 것 보다는 문제가 있으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방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까지 어떤 합의나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 국장은 그러나 ’상대방의 항의가 없었다면, 예고편에 이어 방송이 예정대로 됐을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로 울산 기자들은 방송의 원고나 제작물을 본 적이 없어 내용이 과연 결방까지 할 만한 사안이었는지를 밝힐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울산기자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1.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예고편까지 나간 상황에서 방송이 결방된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처사이며, KBS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2.'방송 이틀 앞두고 가원고를 검토해 본 결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결방을 결정했다’는 해명과 '상대방의 항의가 없었다면, 예정대로 방송이 나갔을 것이다’는 부연설명은 서로 납득하기가 힘들다. 다시 말해 이는 결국 항의가 있고서야 제작내용을 검토해봤다는 점에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팀장까지 지낸 제작자를 신뢰했다'는 게 이유라면 끝까지 신뢰를 했어야 한다. 항의하니까 검토하고 결방했다는 인과관계는 대내외적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했다고 본다.

3.결방 결정에서 한나라당의 가처분 신청 취하까지 일련의 일들이 심리가 예정된 당일 오전에 이뤄진 것으로 안다. 그 과정에서 제작자와는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통보는 제대로 됐는지, 한나라당에는 어떤 식으로 연락이 취해졌기에 심리 몇시간 앞두고 취하가 됐는지 결방 결정에서 취하까지 명확한 내용을 밝혀 달라.

4.예고된 프로그램이 결방된 뒤, 차후 방송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방송을 언제 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

5.결과적으로 우리는 프로그램의 콘텐츠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상대방의 항의에서 결방 결정까지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필요하다면 프로그램 제작과 결재, 방송까지 시스템의 보완 등 제반 문제를 노조 공방위를 개최해 논의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

2010.5.28
한국기자협회 KBS울산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