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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지못미' 프로젝트/'소셜 엔터테이너'를 보호하라

"엠넷 김제동 쇼 하차 전말은 이렇습니다"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6. 1.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사회 사흘 전 술자리에서 김제동씨는 말했습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추도식 사회를 볼지 말지에 대한 것이고, 
나는 사회를 볼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운명이다" 
걱정말라고,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어디서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네요.


추도식 전 김제동씨 시사IN 인터뷰 전문 


비슷한 상황인 윤도현씨 시사IN 인터뷰 전문




<김제동 쇼>에 대한 다음기획의 입장입니다. 


김제동의 소속사 (주)다음기획의 대표 김영준입니다.


오늘 저희는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정성을 다해 준비한 프로그램인 Mnet의 「김제동 쇼」 의 진행을 맡지 않을 것 임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4월 21일 많은 사람들의 큰 관심 속에 첫 녹화를 별 탈없이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예정되어 있던 5월 6일의 첫 방송 분이 아직도 방송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13일 첫 방송이 나간다.’, ‘6월 중순 채널 정기 개편에 맞추어 방송 된다.’ 라는 트위터를 통한 공지가 나간 이후, 5월 중 예정 되어 있던 녹화가 연달아 취소되면서 6월의 시작을 알리는 오늘까지 첫 방송 날짜를 못 잡고 있는 애매모호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Mnet 측과 논의되어 왔던 그 동안의 과정을 Fact 위주로 밝혀드리면서 김제동과 저희가 왜 출연 불가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5월 6일  첫 방송을 앞둔  지난 4월 말, 김제동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에 사회를 본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Mnet의 제작진에서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추도식 사회를 본 다는 것이 「김제동 쇼」 의 방송 편성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을 뿐 만 아니라, ‘유족과 국민과의 약속’, ‘추도식 사회를 정치적 편향으로 바라보는 합리적이지 못한 태도에 대한 지적’, ‘개인적인 신념과 삶의 태도에 대한 문제’ 등을 들어 김제동은 추도식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고, 추도식 참여를 문제 삼는다면 ‘더 이상 「김제동 쇼」의 진행을 할 수 없다.’라는 의사를 제작진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이러한 김제동의 단호한 태도에 대한 Mnet 측의 답변은 ‘그렇다면 추도식 이후 방송여부를 결정하자’ 였습니다.

추도식 사회를 본 행위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그 파장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진솔하게 밝혔기에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으나 프로그램이 존속하였으면 하는 저 개인적 판단에 따라 추도식이 끝나고 바로 후속 논의를 통해 추후 녹화 일정을 협의하기로 하였습니다.  

방송활동이 뜸해지면서 김제동은 <토크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통해 수만의 관객들을 만났으며 대중과의 새로운 소통 창구를 나름대로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김제동의 공연 현장을 찾은 Mnet 의 제작진들은 김제동의 사회자로서의 능력과 저력을 인정하여 방청객과 출연진의 벽을 허무는 사람냄새 나는 새로운 토크쇼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김제동의 출연을 적극적으로 제안 해 왔으며, 제작진의 열정과 진솔한 태도에 김제동과 저희 회사도 의기투합하여 초기 기획단계부터 수 차례의 미팅을 거치면서 정말 모두가 애정을 갖고 첫 녹화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제작진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저희로서는 추도식 이후 방송을 차분히 준비하자고 김제동을 설득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방송 제작 관행에서 벗어난 방송 연기에 따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제가 Mnet 측에 이것만은 수용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 한 내용이 있습니다. 



  1) ‘비’라는 월드 스타의  첫 게스트 출연과  녹화 이후의 훈훈한  이야기들이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니 첫 방송은 파일럿 형식으로라도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2) 만약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이 되기 어렵다면  티져 광고 형식의  방송 예고 
    스팟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3) 첫 방송 연기에  대하여 논란이 되기 전에 Mnet 측에서 공식적인 보도 자료를
      통해 ‘김제동 쇼’  의 편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 



제작진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위에 제가 제안한 내용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사람들은 없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으며, 추도식 이후 방송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한 날짜를 훌쩍 넘긴 오늘까지 Mnet 측은 “6월 개편 때 편성 방송 될 것이다. 기다려 달라.” 라는 이해하기 힘든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으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들이 방송 여부에 대한 결정은 차치하고라도 언제 방송되는가에 대한 확실한 언급을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우리는 엄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입김을 넣어서 방송 편성을 하지 말라고 직접적인 외압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방송 편성 여부를 두고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뒷 배경에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누군가 하고 있지 않나?’ 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예능 프로그램의 편성조차 MC가 김제동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인 고려를 해야만 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김제동 스스로가 더 이상 MC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면서 Mnet 제작진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또한 도덕적으로 비난받지 않는 방송 외적인 활동을 문제 삼는 잘못된 제작관행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도를 표하고 사회자로서의 본분을 다하여 국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었다고 해서 정치적 편향을 문제삼고,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 표명을 넘어서 마이크를 못 잡게 하고 방송 활동을 가로막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이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2010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 김제동의 어머니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사연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비단 그런 개인적 인연을 넘어서라도 국민 대중들의 슬픔과 기쁨, 아픔과 환희를 함께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김제동 개인의 직업적 태도가 있었기에 추도식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해서도 당당 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의 가치에 정치적 편을 가를 수 없다.’는 김제동의 확고한 직업의식이 있었기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러 후보들의 인간적인 도움 요청마저 정중하게 거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어도 방송활동을 통해서는 표출되지 않은 김제동 개인의 사상과 이념적 지향,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가치가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추도식에서 고인에 대한 애틋한 추모의 마음을 말로 담은 것 이외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 행위 자체를 문제 삼아 ‘너무 정치적이다’, ‘방송에서 퇴출시켜야 된다’ 라는 몰상식의 논리가 실제화 되고 있는 현실에 서글픔을 넘어 이제 분노가 치밀어 옵니다.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문화예술의 생명은 ‘다름의 인정’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일을 계속하는 스타연예인들의 사회참여 활동은 다기다양한 형태로 펼쳐져야 하며, 연예인 스스로가 건강한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중들의 따스한 격려와 응원, 따끔한 질책과 충고가 필요한 일이지, 보기 불편하다고 밥 줄을 끊게 만들지는 말아야 합니다. 


방송에서 김제동을 볼 수 없게 된 많은 분들이 김제동을 걱정해 주십니다.


그럴 때마다 김제동은 “힘든 분들이 저 말고도 많은데 그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저는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김제동 개인의 역사진보에 대한 확신과 사람중심의 가치에 대한 낙관적 믿음이 어렵고 엄중한 현실에서도 떳떳하게 설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방송이 아니라면 직접 대중들을 만나는 공간을 만들어 가면서 앞으로도 김제동은 사람들에 웃음을 주고,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모든 이들과 기쁨의 현장에서 환희의 순간을 같이 할 것입니다.


국민 대중들이, 시청자들이 ‘방송’을 제대로 볼 권리를 더 이상 뺏기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주> 아래는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연출을 했던 탁현민 교수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tak0518)에 올린 글입니다. 


글 -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 노무현 추도식 연출) 


참담한 심정으로 소식전합니다. 김제동이 추도식 사회를 보았다는 이유로 엠넷 김제동쇼에서 하차 당했습니다. 그간 그의 소속사에서 여러 노력을 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제동이가 미국 공연 중일 때 미국까지 제작진이 찾아와 추도식 사회를 보지 말것을 종용했다는 말은 추도식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저는 설마 했었습니다. 정말 그것만으로 프로그램을 취소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미국공연 때 찾아온 엠넷 담당자에게 제동이는 "추도식 사회 보지 말라면 내가 프로그램을 관두겠다"고 이야기 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말렸어야 했을까요... 제동이가 추도식 사회 보겠다는 걸 제가 먼저 말렸어야 했습니다. 더럽습니다 정말.


제가 미쳤습니다. 제말에 움직이는 제동이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가 추도식 사회 보겠다 했을 때 제가 말렸어야 했습니다. 그에게 방송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작년 추모공연 때 김제동을 지키자 말했던 저는 정말 무력합니다. 죽이는지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김제동이 그렇게 처절하게 당하고 있을 때 저는 우리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판을 벌린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습니다. 김제동도 지켜부지 못하는 아니 그의 결단을 받아먹을 줄만 알았던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대중문화가 저항성을 잃고 체제에 순응적일 때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두워집니다. 대중예술인들이여 그리고 누군가의 팬인 우리들이여 엠넷과 KBS는 상식과 양식을 버리고 우리모두를 기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최소한의 도덕과 양심을 찾도록 해야 않겠습니까.


이 정부와 다른 생각을 가지거나 혹은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려면 다 내어 놓아야 한다. 그건 김제동도 나도 누구도 마찬가지다. 김제동은 위로라도 받고 탁현민은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라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당하고 아플것인가.

엠넷 제작본부장이란 작자가 김제동쇼와 추도식은 상관 없다는 인터뷰를 했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김제동 소속사 김영준대표가 추도식 사회보지말것을 종용했다는 요지의 전모를 밝히면서 김제동 스스로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답니다.

엠넷은 이제 김제동이 스스로 사퇴했으니 외압은 아니라고 하겠군요 이명박판박이입니다. 윗놈들이 그러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담당자들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더욱 참기 어렵습니다.

김제동 엠넷하차는 이제 저항과 양심의 대중예술을 그 대중이 지켜내느냐 버리느냐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대중이 김제동을 선택한다면 엠넷도 kbs도 그를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들이 권력을 잡을 때 비로서 예술적 상상력이 꽃피게 됩니다. 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