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씨가 Mnet <김제동쇼>에서 하차했다는 소식이네요.
하차도 아니죠. 막도 올리지 못했으니.
이유는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봤기 때문이라네요.
추도식을 연출했던 탁현민 교수(한양대 겸임교수, @tak0518)가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읽어보니 피가 끓네요.
글 -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 노무현 추도식 연출)
참담한 심정으로 소식전합니다. 김제동이 추도식 사회를 보았다는 이유로 엠넷 김제동쇼에서 하차 당했습니다. 그간 그의 소속사에서 여러 노력을 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제동이가 미국 공연 중일 때 미국까지 제작진이 찾아와 추도식 사회를 보지 말것을 종용했다는 말은 추도식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저는 설마 했었습니다. 정말 그것만으로 프로그램을 취소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미국공연 때 찾아온 엠넷 담당자에게 제동이는 "추도식 사회 보지 말라면 내가 프로그램을 관두겠다"고 이야기 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말렸어야 했을까요... 제동이가 추도식 사회 보겠다는 걸 제가 먼저 말렸어야 했습니다. 더럽습니다 정말.
제가 미쳤습니다. 제말에 움직이는 제동이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가 추도식 사회 보겠다 했을 때 제가 말렸어야 했습니다. 그에게 방송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작년 추모공연 때 김제동을 지키자 말했던 저는 정말 무력합니다. 죽이는지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김제동이 그렇게 처절하게 당하고 있을 때 저는 우리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판을 벌린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습니다. 김제동도 지켜부지 못하는 아니 그의 결단을 받아먹을 줄만 알았던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대중문화가 저항성을 잃고 체제에 순응적일 때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두워집니다. 대중예술인들이여 그리고 누군가의 팬인 우리들이여 엠넷과 KBS는 상식과 양식을 버리고 우리모두를 기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최소한의 도덕과 양심을 찾도록 해야 않겠습니까.
이 정부와 다른 생각을 가지거나 혹은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려면 다 내어 놓아야 한다. 그건 김제동도 나도 누구도 마찬가지다. 김제동은 위로라도 받고 탁현민은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라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당하고 아플것인가.
엠넷 제작본부장이란 작자가 김제동쇼와 추도식은 상관 없다는 인터뷰를 했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김제동 소속사 김영준대표가 추도식 사회보지말것을 종용했다는 요지의 전모를 밝히면서 김제동 스스로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답니다.
엠넷은 이제 김제동이 스스로 사퇴했으니 외압은 아니라고 하겠군요 이명박판박이입니다. 윗놈들이 그러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담당자들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더욱 참기 어렵습니다.
김제동 엠넷하차는 이제 저항과 양심의 대중예술을 그 대중이 지켜내느냐 버리느냐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대중이 김제동을 선택한다면 엠넷도 kbs도 그를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들이 권력을 잡을 때 비로서 예술적 상상력이 꽃피게 됩니다. 투표!
주> 다음은 노무현 추도식 직전 시사IN과 했던 인터뷰의 일부입니다.
“걱정하지 마라 걱정해주는 게 걱정이다”
시사IN 주진우·임지영 기자
5월6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던 Mnet <김제동 쇼> 방영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뉴스가 나온 5월20일 밤 9시. 김제동씨(36·사회자)는 인하대학교 축제 무대에 있었다. 마이크 하나로 학생들과 어깨동무하고 숨쉬고 웃고…. 행복해 보였다. 객석에서 “힘내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제동씨는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지금까지 힘내서 공연한 게 뭐가 되느냐”라며 웃었다.
어떻게 지내는가? 생각이 많을 것 같다.
생각은 많은데 실천하지 못해 문제다.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려고 추진하는 단계다. 요즘 사는 방식에 관해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다. 내가 사는 방식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인 것 같다.
김제동씨는 여전한데 바라보는 사람들이 달라진 것 같다.
그걸 탓할 수 없다. 고객은 왕이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 ‘사람’은 틀릴 수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기본적으로 이뤄진 공감대에 기초한 건 옳은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믿는다.
대중이 옳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대중은 천재이자 바보다. 바보 쪽으로 결론이 날 때도 많다.
나는 예능하는 광대이고, 딴따라다. 관객은 한 번도 틀린 판단을 한 적이 없다. 그 당시보다는 긴 세월 속에서 사람들의 판단을 믿는다.
본인이 정치적인 얘기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본다. 부담스럽지 않나?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숨만 쉬어도 정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전에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내 상식에 기반한 웃음에 대한 의지를 포기할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잘 봐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노제 사회를 잘 본다는 표현 자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정치적인 행사가 아니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고, 국민장이었다. 국민들이 강요받지 않고 슬퍼할 수 있는 자리 아닌가. 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헌화할 수 있어야 하고, 슬프지 않은 사람은 애도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정치적 이념은 없다. (그는) 16대 대통령이었던 사람이다. 돌아가셨다. 그 사람과 은혜가 있었건, 원한이 있었건 삼일장을 치르면서 상갓집에서 술 마시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이러는 거다. ‘슬픈 자리에서 슬퍼하는 게 정치적인 거냐’고 반문하고 싶다.
노제 사회 이후, 진행하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그만두어야 했다.
통상적인 개편에 의한 것도 있었다. 그런 부분까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다. 다만 <스타 골든벨>의 경우, 통상적인 절차를 벗어났다. 그것은 나한테 물어보면 안 된다. 97~99%의 원인은 항상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을 올라가면서 힘들면 체력 단련이 덜 된 거다. 나름 열심히 만들었지만 완벽한 프로그램, 누구도 손댈 수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했다. 내부 요인을 충분히 찾고 만일 외부 요인이 있다면 그것을 촉발시킨 분들한테 여쭤보시라.
KBS 고위 관계자는 “위에서 싫어해서 어쩔 수 없다”라고 하던데?
외압이었다고 한다면… 아,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 내부로부터의 처절한 반성, 내가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해 그 반성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은 부분이 많았다. 요즘 솔직히 행복하다. 인생의 전성기다. 역설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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