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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실험실

8천만원 버린 조전혁, 전교조엔 470만원 밖에 못주겠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7. 13.

오늘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법원 판결에 따라 전교조에 내야 할 강제이행금 1억5천만원 중 470만원을 보자기에 싸와서(돼지저금통 동전과 함께) 전교조를 기만하고 갔다는군요. 

조전혁 의원은 내일 있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사퇴했습니다. 
8천만원의 기탁금을 고스란히 날린 셈이지요. 
사퇴 기자회견 때 그는 기자들에게 
"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하려고 전대에 나왔는데 같은 말을 재탕 삼탕 반복하기 싫었다. 지금이 접는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봤다. 거액의 게임비를 걸고 할 말을 시원하게 다 한 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원하게 말 한마디 하려고 8천만원이나 쓰는 대인배가
찌질하게 돼지저금통 들고 와서 궁상이나 떨고...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안 되어서 추징금 못내겠다는 전두환이 기특해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전교조 윤영훈 선생님(@eduhope)님이 트위터에 올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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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돈 낸다며 만원짜리 천원짜리, 돼지저금통 동전 등을 일일이 까며 세고 있네요. 그러면서 기자들이랑 인터뷰하고 있네요.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만원, 천원짜리 현찰 470만원에 동전은 까봐야 한다고 아네요. 그러면서 액수는 잘 모르니까 돈 받는 사람들이 세보라고 하네요. 전교조 관계자들이 "법 어긴것 쪽팔린지 알라"고 하고, 조의원 측은 "법 어긴것 없다고 하네요"

조전혁 한나라당의 쇼가 엄청납니다. 동전을 보자기로 한 자루 가져오더니, 이번에는 전교조 마크를 상대로 기자들 인터뷰를 시도.. 전교조 관계자들은 건물 밖으로 나가서 인터뷰 하라고 내쫒아버림.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가지고 온 오백원, 백원, 십원 동전들 때문에 결국 전교조 관계자들이 돈 세러 은행으로 갔네요. 별 이상한 놈 때문에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드네요. 조전혁은 결국 전교조가 들어있는 건물 입구에서 기자회견하고 떠남.


주> 다음은 미디어몽구( @mediamongu )님의 관련 동영상입니다. 



오늘 벌어진 것이 조전혁 코미디 2탄인데, 
전에 썼던 조전혁 코미디 1탄을 다시 올립니다. 





각본 없는 코미디였던 '조전혁 콘서트'


대형 무대에 걸맞지 않은 초미니 콘서트였다. 5월13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교육 살리기-희망 나눔 콘서트’는 거창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겨우 25분 만에 끝났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의 개회사 겸 인사말과 정두언 의원의 축가 두 곡, 그리고 조전혁대책위원회 이제교 위원장의 폐회사 겸 경과 설명으로 끝이 났다.

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애프터스쿨·M4(김원준 배기성 최재훈 이세준)·박혜경·남궁옥분·김세환 등 가수들과 윤형빈·송준근 등 개그맨들은 행사 직전 ‘정치 행사라 참여할 수 없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사회를 보기로 한 개그맨 심현섭·박준형도 나타나지 않았다. 실세 정두언 의원이 기획하고 보수의 간판 스타로 떠오르는 조전혁 의원을 후원하는 콘서트를 연예인들이 완벽하게 보이콧한 것이다.

행사 사회를 보기로 한 개그맨 심현섭씨마저 언론에 “가면 안 되는 행사라 생각해서 가지 않았다. 행사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연예인을 태운 듯한 밴 승합차 한 대가 행사장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가 시작 무렵 홀연히 사라졌다. 인기 그룹 애프터스쿨을 보려고 기다렸던 노인 ‘어버이부대’도 헛걸음을 해야 했다.

‘조전혁 콘서트’는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에 신기원을 열었다. 무엇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참한 연예인은 대부분 ‘전교조를 공격하는 행사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말라’는 팬들의 충고를 받아들였다.연예인의 집단 불참은 권력보다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조전혁 의원은 허탈한 표정으로 객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행사 성격을 연예인들에게 제대로 설명했느냐고 묻자 그는 “행사 중간에 올라가서 딱 2분 발언하려고 했다. 그게 정치적인 건가? 그게 정치적이면 숨쉬는 것도 정치적인 것이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 의원이 들고 있는 메모지에는 ‘웹자보’에는 없던 출연자 명단이 있었다. 캔·원미연·노라조 같은 가수와 정종철 등 개그맨이 있었는데, 이들 역시 오지 않았다. 



전교조 교사 명단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강제 이행 명령을 받고 1억5000만원의 벌과금을 부과받은 조 의원을 후원하기 위해 행사를 주최한 조전혁대책위원회에서 제작한 웹자보에는 이번 행사 성격이 ‘전교조의 교육 파행을 막고 올바른 교육문화 정착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나 행사장에는 정작 행사 주최를 알리는 표시가 없었다. 콘서트에 ‘주어’가 없었던 셈이다. 

행사는 시작 전부터 파장 분위기였다. 적막강산이었다. 리허설도 하지 않아 이유를 물으니 관계자가 “뭐 하러 하나? 다 깨진 판에. 안 한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가 여고생 4명을 데리고 와 조 의원 옆에 앉혔다. 조 의원이 “미안해요. 오늘 가수들 다 안 나온데요”라고 말하자, 여고생들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근데 아저씨는 누구세요? 저희 지나가다 잠깐 앉았는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달음을 얻은 조 의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이 정치적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렇게 못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잘못 운영하는 것이다. 김제동씨 같은 사람도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유일한 ‘가수’는 정두언 의원이었다. 최근 4집 앨범을 낸 정 의원은 가수협회에 등록한 가수다. 정 의원은 “무명 중견가수 정두언입니다. 4집까지 냈는데 히트곡이 없어요. 근데 저한테는 왜 악플이 안 달리는 거죠?”라고 너스레를 떤 뒤, 타이틀 곡 ‘희망’을 들려주었다. 힘없는 박수가 뒤따랐다. 

조전혁대책위원회 이제교 위원장은 행사가 무산된 것에 대해 “우리 조 의원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누리꾼들이 한 일이 아니다. 아직 누구인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조금 더 조사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특정 세력이 행사를 무산시켰지만 아직 밝힐 수는 없다”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렸다.

시간이 흐르자 오라는 연예인은 오지 않고 한나라당 의원들만 모여들었다. 이두아·김양석 의원을 비롯해 진수희·전여옥·나경원 의원이 차례로 들어왔다. 행사 주최 측에서 “이것으로 행사를 끝내겠습니다”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정몽준 대표가 입장했다. ‘각본 없는 코미디’였다.

조전혁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가장 뼈아픈 사실은 연예인들에게 왕따를 당했다는 소식이 정치면뿐만 아니라 연예면에도 실렸다는 것이다. 연예인 덕을 보려다 연예인 때문에 더 큰 해를 입은 것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tosan_)는 이런 행사가 무산된 것이 역으로 희망의 증거라며, 진정한 ‘희망 나눔 콘서트’라고 비꼬기도 했다. 조전혁 콘서트 무산은 좌우로 나뉜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