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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순 지키미 게시판

KBS 중견 PD가 유재천 이사장에게 보내는 편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8. 12.



(중계) KBS에서 울리는 양심의 소리 3편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사냥이 본격화 되면서,
올림픽 중계도 탄력을 받아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독설닷컴>은 좀 다른 중계를 해보려고 합니다.
언론 장악을 위한 정부의 KBS 접수 작전과
이에 막으려는 KBS 내부 기자 PD 등 직원들의 움직임을 중계하려고 합니다.


그 중계의 일환으로
KBS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호소문을 
<독설닷컴> ‘KBS독립 특설링’ 게시판을 통해 중계해 드리려고 합니다.
(<독설닷컴>이 ‘사이버 대자보’ 기능을 해보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올리는 글은
KBS 중견 PD가 유재천 KBS 이사장에게 보내는 편지로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읽어 보시고
KBS 내부에 어떤 움직임이 일고 있는지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재천 이사장님께 드리는 글


작성자 : 장00(제작팀)
조회 : 833 찬성: 110 반대: 134
작성일 : 2008-08-11 02:55
 

이사장님,
어떻게 주말을 보내셨나요?
이명박대통령께서 잘했다고 칭찬은 해주던가요?


저에게는 금요일 오전 제가 목격한 것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불쾌한 기분은 주말이 끝나는 지금도 가시지를 않습니다.


저는 목요일 늦게 퇴근 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출근이 늦었습니다.
9시 30분쯤인가요.. 회사에 와보니 주차장에 경찰버스가 들어와 있더군요.


이렇게 예민한 시기에 경찰버스가 구내로 진입?
경찰악대 연주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뒤에 안 것이지만 이때 이미 경찰차량 100여대, 경찰병력 5000명이 동원되어
KBS를 에워싸고 있었다고 기사에 나와 있더군요.


이 정도에서 이사장 당신과 일부 이사들은 멈추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병력을 본관내부에까지 끌어 들인거죠.


경찰을 끌어들이고..
권력과의 호흡이 그렇게까지 필요했습니까?


다시 금요일 오전상황입니다.
저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사회가 열리는 본관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
연구동에서 본관까지 가봤습니다.


본관 엘리베이터쪽에 도착하는 순간, 고성이 오가고, 갑자기 사복경찰들이 들이닥치더군요.
이미 출입차단기는 열려 있었습니다.
내통자가 있었다는 이야기죠.


사복경찰의 진입을 막으려는 직원들과 사복경찰이 서로 뒤엉켜 난리도 아니더니
숫자가 월등한 경찰들은 가볍게 안으로 들어오고....


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을 눌렀습니다. 안 눌러지더군요.
이미 3층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누군가가 조치해 두었더군요.
저는 스튜디오의 비상계단을 통해 3층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3층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순간...
또 다시 제 눈앞에는 비참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30명도 안 되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주저앉아 있더군요.
아는 사람도 있고 해서 인사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모두 밀어내’라고 했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향해 사복 경찰들이 덮치자 일어서고 밀리고,,, 고함이 오고가고..
몇 명 되지도 않는 직원들은 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밀려나더군요.


‘당신들 누구야?’
‘누가 당신들 들어오라고 했어?’ 소리치더군요.
복도는 너무 더워서 웃옷이 땀으로 젖더군요.


저도 정말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사복경찰들이 대거 공영방송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나?
그게 당신이었다면서요?
그 사람들을 불러들인 것이..
참, 공영방송이 너무 불쌍했습니다.


이때 이미 이사들은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고 합니다.
기사를 보니 친이명박 성향의 이사 6명이
하루 전에 모호텔에 투숙해 사전 의견조율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기사에는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해서
경찰들을 사내로 불러들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6명의 이사들은 본관 지하주차장에서 사복경찰 100여명의 호위로
계단을 통해 회의장에 입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도착했던 시간에 이미
이사들은 사복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3층으로 진입한 것이지요.


이사장님, 그렇게 직원들이 무서웠습니까?
누가 흉기를 들고 있던가요?
무엇이 떳떳하지 못해 권력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었나요?


백주에 병력을 공영방송 심장부에까지 불러들이고...
당신의 신변보호를 위해
공영방송에 권력의 강제력을 동원하기까지 했어야 했나요?


당신들이 머물던 호텔에서 회의를 해도 될 텐데
왜 굳이 KBS내부에 들어와서 이 난리를 쳤나요?
굳이 공영방송KBS를 권력의 군화발로 한번 짓밟아 보고 싶던가요?


이것이 공영방송발전인가요?


이날 당신의 신변은 보호가 되었겠지만
KBS의 신변은 앞으로 안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관3층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용인된다면 주조에도 사복경찰이 갈 수도 있겠다.
9시 뉴스센터에도 갈 수도 있겠다...


이사장이 요청하면 안 될 게 뭐 있겠습니까?
주조가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설마 그런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사장으로 오지는 않았을 걸로 생각됩니다만.


권력자가 이사장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게 되면 못할 게 뭐있을까.


실제로 새 정권의 정치철학을 구현할 사람이 KBS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청와대에 있는 어떤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사람이 이야기 하더군요.


설마 권력자의 정치철학을 구현하기 위해서 당신이 KBS에 온건 아니겠죠?
이명박대통령 후보 상임고문 최시중이
그런 목적으로 당신을 KBS에 보낸 건 아니겠죠?


저는 너무 혼란스러워 유재천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검색해 봤습니다.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도 역임했더군요.
미네소타대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수십년을 언론학교수로 있었고...
  

정말 물어봅시다.


공영방송내부에 경찰병력을 끌어들여 군화자국을 남기는 것이 ‘공영방송발전’인가요?
그것도 별다른 이유도 없고 그냥 자신의 신변안전을 위해서 말입니다.
미네소타대에서는 ‘공영방송은 권력자의 개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라고 가르치나요?


아무래도 이사장께서 생각하시는 공영방송발전은 <공영방송파탄>과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한 이야기인데
그래서 당신이 좀 나가주셔야겠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공영방송은 5000 KBS직원이 생각하는 공영방송과 너무 다릅니다.
당신은 떠나가면 그만이지만 저희들은 국민에게 욕 안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공영방송이 권력의 시녀가 되고나면 수신료 낼 사람 정말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모두 굶어 죽어요.


조용히 학교로 돌아가시는 것이 어떠세요.
연세도 70이 넘은 것 같은데 더 이상 추해지지 마시고요...


부탁드립니다. 나가 주십시오.


이사장,
당신이 먼저 용단을 내리시고,
나머지 공영방송의 이념과 아무런 관계도 없고,
권력의 단맛에 너무 취한 분들도 같이 데려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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