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 어른의 여행 큐레이션, 월간고재열
  • 어른의 허비학교, 재미로재미연구소
트위터 실험실/트위터 뉴스(트위터IN)

북한축구감독 강제노역설의 진실, 조선일보가 원흉이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8. 3.





어제 북한 축구대표팀 김정훈 감독 강제노역설이 인터넷을 달궜습니다. 
많은 언론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강제 노역설의 진원지는 영국의 <더 선>입니다. 
월드컵 성적이 부진해 강제노역을 시켰다는 내용이지요.
그러나 <더 선>은 엘로우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주는 찌라시입니다. 
외국 언론 보도라고 해서 아무 보도나 그대로 옮기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원 기사의 보도 내용입니다. 

 
A South Korean intelligence source, quoted in the Chosun Ilbo newspaper said: "In the past, North Korean athletes and coaches who performed badly were sent to prison camps.
"Considering the high hopes North Koreans had for the World Cup, the regime could have done worse things to the team than just reprimand them for their ideological shortcomings."




<더 선>은 조선일보 기사의 멘트를 인용했습니다. 
결국 한국 언론이 조선일보를 인용한 <더 선>을 인용한 것입니다. 
인용을 하려거든 원문을 좀 확인해보고...
원문을 확인했으면 조선일보를 인용보도했다는 것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조선일보의 신빙성 없는 기사가 신빙성 없는 해외 언론에 인용되면서 신빙성 있는 기사가 된 것입니다. 
이런 코미디가 어디있습니까? 
그리고 최초 보도를 스포츠조선이 한 것이 맞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코미디대상' 깜입니다. 


북한 김정일이 쪼다가 아닌 이상 강제노역은 없습니다. 
김정훈 감독을 강제노역 시키나 안 시키나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
그를 강제노역시킬 쪼다가 어디 있습니까? 
한심한 기사를 한심한 언론이 받아 썼는데 그걸 한심하게 받아쓰는... 


다음은 이 기사에 대한 이데일리의 반박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국내외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정훈 북한대표팀 감독 강제노역설'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재일동포 축구칼럼니스트 김명욱 기자는 2일 오후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대표팀 관계자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 김정훈 감독이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는 해외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어떤 근거로 이렇듯 황당한 보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다음은 이 코미디의 최고 하이라이트입니다. 
조선일보를 인용한 <더 선>을 조선일보가 재인용하는 방식을 통해 활용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 내용 중에 <더 선>이 조선일보를 인용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자랑스럽게 밝힌텐데요.
조선일보는 '사상비판을 받았다'라고 했는데 <더 선>은 한발 더 나아가 '강제노역을 당했다'라고 보도했죠.
이 부분을 조선일보가 활용했다는 것이 감상 포인트입니다. 


北 축구대표 감독 김정훈 英紙 "하루 14시간 노역中"
입력 : 2010.08.03 03:04

지난달 폐막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전패를 기록한 북한 축구 대표팀의 김정훈 감독<사진>이 건설현장에서 하루 14시간씩 노역하게 됐다고 영국 대중지 '더선'이 1일 보도했다.

...



이와 관련해서 맨 처음 조선일보가 인용했던 보도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였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상비판에 회부되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로뎅이 오뎅을 거쳐 덴뿌라가 되듯, 
<더 선>을 거치면서 '강제노역에 처해졌다'로 둔갑하게 됩니다. 
올 여름 더위를 녹여줄 블록버스터급 코미디입니다. 



"'청년장군 믿음 저버린' 북한 축구팀, 사상비판 받아"
조선닷컴
입력 : 2010.07.27 10:45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던 북한 축구대표팀이 귀국 후 ‘대논쟁’이라는 형식의 사상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0대7로 지는 등 3전 전패를 기록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북한 내부소식에 정통한 중국인 사업가 유모씨는 “지난 7월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선수들을 놓고 사상투쟁 회의가 있었다”며 “(재일교포인) 정대세와 안영학 선수는 사상투쟁 회의에서 제외됐다”고 이 방송에 밝혔다.

...


 

일전에 히딩크 감독이 허정무 감독을 비난했다는 오보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파되었었죠. 
네델란드에 있지도 않은 언론사 보도를 인용하는...
그에 대한 시사IN 신호철 기자의 추적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