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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Inernational/박태인의 미주리 통신

미국 중간선거에 부는 '안티 이슬람' 바람과 오바마의 위기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9. 4.



미국 중간 선거와 <안티 이슬람> 바람


박태인 (독설닷컴 미주리 특파원)


작가 제임스 클라크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 한다"라고 하였다. 미국의 중간 선거가 약 2달 앞으로 다가 왔다. 435명의 하원 의원 전부와, 100명의 상원 의원 중 3분의 1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 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호소가  점점더 간절해 질수록 정치꾼과 정치가 간의 경계 또한 모호해 진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일까...
 
우리나라의 지난 6.2 지방 자치 단체 선거에서의 핵심 이슈가 천안함 사태 였듯이 이번 미국 중간 선거에서도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 시키는 핵심 이슈 들이 여러 방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 이슈들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소위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 이다.
 
*그라운드 제로 (Ground Zero) :9.11 테러로 무너진 전 국제 무역 센터가 위치했던 장소를 가리킨다.
 
이 논란의 사실부터 설명 하자면. 많은 미국언론들이 이야기 하는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 (Ground Zero Mosque)는 그라운드 제로에 건립될 모스크가 아니라, 그라운드 제로로 부터 정확히 두거리 정도 떨어진 곳에 건립될 예정인 이슬람 문화 센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이슬람 문화 센터의 한층의 한 방을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방으로 만들 예정이기에 많은 언론들이 모스크 라고 명명 하는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사실 모스크도 아니다. 

*미국 연합 뉴스에서도 장소에 관한 표현의 정확성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었다.(http://yhoo.it/cLusyi) 


 
이 이슬람 문화 센터의 관한 논란은 작년 12월 부터 시작 되었는데 11월 중간 선거가  다가 올수록 미국의 대표 극우 언론인 폭스 뉴스 (Fox News)와 보수 라디오 사회자 글린백을 필두로 공화당 의원들 까지 가세해 이슬람 문화 센터의 건립을 "무슬림들이 미국의 심장부에 승리의 깃발을 꽂는 상징"이라며 정치 쟁점화 하기 시작 하였다. 지난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패일린은 트위터를 통해 "이슬람 문화 센터 (그녀는 이를 모스크라 표현했다.)의 건립 장소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며 무슬림들을 향해 짓지 말아달라"고 당부까지도 하였는데, (이에 대해 이슬람 센터 건립을 강력히 찬성하는 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 일이나 신경 쓰라고 -Mind your business! 반론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이슬람 문화 센터의 논란은 뉴욕을 넘어서 미국 전 지역의 안티 무슬림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테네시에서는 모스크가 지어질 장소에 방화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과연 무엇이 이 사건의 실체이며 어떤 주제가 논란의 핵심이 되어야 할까. 조금 글이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로 이 이슬람 문화 센터 논란의 본질은 미국의 중간 선거를 위해, 정치인들의 표를 위해, 또 국민들의 관심을 위해 만들어진 순수 선거용 이슈라는 점이다. 이 이슈는 과거 천안함 사태와 전쟁 가능성에 관한 논란이 그렇듯 선거가 끝나게 되면 분명 사그라 들 것이다. 제일 처음 이 사건이 제기 되었던 12월만 하여도 이슬람 센터의 건립은 전혀 논쟁 거리가 되지 못하였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지적 하였듯이 초기 보수 세력들 또한 이 이슬람 문화 센터에 관해 심심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반대 하지도 않던 문제이다. )그리고 사실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는 이미 10년 전부터 지어져 있는 모스크를 비롯한 두개의 모스크가 존재하고 있다. (문화 센터가 아닌 모스크!가 말이다.)하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많은 극우 미디어와 뉴스들에서 "그라운드 제로 모스크"라는 자극 적인 제목을 달며 이 사건을 정치 쟁점화 시켰고 이후 미국의 연합 뉴스와 뉴욕타임즈 등의 후속 보도가 이 문제를 크게 만들어 놓은 점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분명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중 이슬람 문화 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이들 또한 상당하다. 하지만 주목 해야 할것은 테러 희생자의 가족들중 이슬람 문화 센터 건립을 찬성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세력들에 분노하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둘쨰로, 이 사건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헌법적 권리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를, 또 무지한 대중들이 정치 엘리트 들과 미디어에 의해 얼마나 쉽게 조작 될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07년 미국 여론 조사 기구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 중 20%가 만화 캐릭터 심슨 가족 5명의 이름을 모두 말할수 있었지만, 1000명중 단 1명만이 수정헌법에 기재된 자신들의 헌법적 자유 5가지에 (언론,종교,표현,집회,데모)를 다 말할수 있었다."라는 충격적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이번 모스크 논란과 관련되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중 20% 정도가 "무슬림들은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모스크를 지을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없다" 라고 믿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여기서 진실은 무엇인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 하였듯이, "미국 내에서 무슬림들은 다른 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모스크를 어느 장소에건 지을수 있는 종교적 자유가 있다." 라는 것이 진실이다. 즉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에겐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절대적  종교의 자유의 보장되어 있다 라는 것이다. 많은 극우 언론과, 일부 기독교 인들이 주장하는 "굳이 그런 민감한 장소에 모스크 (이슬람 문화 센터)를 지을 필요가 있느냐?"라는 주장은 헌법적 자유의 가치가 일부 사람들의 감정을 불편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망각한 행태이며  역사적으로 성취 되었던 수많은 자유들은 그 당시 많은 이들의 감정을 불편하게 했던 도전 이었다는 점을 돌아 보았을떄도 성립이 될수 없는 이야기이다.  만약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헌법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또는 최소한 자신들이 헌법을 통해 무엇을 보장받고 있는지에 대해 기본 지식만 있었더라도..이번 사건은 극우 언론들에 의해 쟁점화 될수도 없는 문제 였다.

셋쨰로 이 사건은 미국인들이 이슬람에 관해 또 무슬림에 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분명 미국은 기독교 국가이며, 기독교인 으로서 다른 종교를 섬긴 다는 것은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행위 '이적'행위일 수 있겠지만, 이 이적 행위가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 까지를 포함하진 않을 것이다. 과연 기독교인 들 중에서 무슬림들 또한 자신들 처럼 아담과 이브의 자손이며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를 위대한 선지자로 생각한다는 것을 아는이가 얼마나 될까? 무슬림들을 테러리스트 단체라고 생각하는 일부 덜 떨어진 기독교 인들 보다도 적지 않을까.? 필자는 최근 취재차 학교 근처에 있는 모스크를 찾아갈 기회가 있었는데 현재 무슬림들이 라마단 기간 인지도, 또 이 기간엔 음식을 언제 먹을수 있는지, 이들이 서로를 왜 형제라고 부르는 지에 대해서 직접 찾아가 보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었었다. (이들이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두가 아담과 이브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퓨 연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미국인들 중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인줄 아는 이가 20%에 가깝다는 점 (오바마 대통령은 크리스찬이다.) 그리고 지난 대선떄 오바마의 중간 이름이 후세인이라는 것이 오바마가 무슬림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상당 했다는 점  (오바마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며, 중동에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은 한국의 김씨 만큼이나 흔한 이름이다.)은 미국인들이 얼마나 이슬람과 무슬림에 관해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다.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꺠닫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을 비관하기엔 미국인들의 무지는 말 그대로 상상 초월인 것이다.
 
위에 세가지 이유 말고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논쟁의 부질없음을 설명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떠한 이유이건, 그 논쟁의 핵심엔 극우 언론의 조작과 미국 대중의 무지 그리고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라는 정치적 이유가 항상 함께 한다.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였던 레스턴은 "모든 정치는 다수의 무관심에 기초 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필자가 보기에 미국의 정치는 소수가 만들어낸 다수의 지나친 관심에 기초하고 있는듯 하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명망있는 정치가도 표를 쫓아가는 정치꾼으로 변해가고 미디어는 무지한 대중들에게 쟁점이 되서는 안될 문제들을 쟁점화 시키며 소모적 논란으로 선거의 진짜 중요한 문제들을 덮어 버린다.
 
이번 미국 중간 선거의 핵심은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지어지고 있는 이슬람 문화 센터가 아니다.아직까지도 10%에 가까운 실업률과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경제 상황, 5천미터 아래에 박혀 있는 기름을 뽑아낼려고 애쓰다 멕시코만을 오염시킨 기업과 이 기업을 지지한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 아직까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인종 차별적인 아리조나의 이민자 색출 법안, 그리고 여전히 진행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까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8월 31일 이라크 전쟁의 종결을 선언 했다. 물론 이라크에 있는 미군들이 다 퇴각 한것은 아니지만.) 미국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정치적 사안은 이슬람 문화 센터의 건립 말고도 이렇게 다양하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언론들은 (뉴욕타임즈를 포함해) 이렇게 중요한 이슈들을 효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읽을만한 선정적이며 찬반이 명확히 갈리는 판단이 쉬운 문제들 (안티 무슬림, 동성애 결혼 허용 등) 에 지면을 할애할뿐 국가적으로 중요하며 여러 복잡한 판단들이 요구되는 경제와, 법안등과 관련된 뉴스에는 유권자 들에게 별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정보는 이미 충분히 공개되어 있지만 조금이라도 어려운 문제에는 별 관심을 갖지 못하는 무지한 대중들을 비판해야 하는 걸까..
 
과연 누가 유권자들에게 이 중요한 선거 쟁점들을 망각하게 하는지.. 그리고 이런 유권자들의 망각으로 이득을 보는 세력들은 누구인지..마지막으로 누가 이들의 정치적 조작을 허용하는지에 대한 대답들을 난 당신으로 부터 듣고 싶다.


-- 
Taein Park 
University of Missouri-Columbia
Convergence Journalism

http://blog.joins.com/parktae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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