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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Inernational/박태인의 미주리 통신

코란을 불태우는 목사, 미국사회 논란의 불을 지피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9. 13.




글 - 박태인 (독설닷컴 미주리 특파원) 


무슬림들에게 있어 이슬람 경전 코란은 삶 그 자체다. 최근 모스크 (이슬람 사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라마단으로부터 해방된 수십명의 무슬림들이 늦은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코란에 적혀 있는 라마단 덕택에 전 세계 수억명의 무슬림들은 해가 질때까지 배를 곪으며 경전을 외고 기도를 한다.

하지만 미국 플로리다에는 한 목사가 이 무슬림들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코란을 무참히 태워 왔었다.. 50명 정도의 신도를 이끌고 있는 도브 세계 회관의 목사 테리 존슨이 그 주인공이다.

테리 존슨 목사는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이후 부터, "이슬람은 악" (Isralm is of the Devil) 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신의 교회를 운영해 왔으며 수 년 전부터는 9월 11일 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태워왔다. 하지만 이 극단적인 행동은 많은 언론으로부터 계속해서 외면을 당하였다. 이 사건이 뉴스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었으며, 종교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적합한 소재가 아니었기 떄문이다. 그는 수년동안 자신의 교회 앞에서 공개적으로 코란을 태우는 행위를 지속했지만 미국 언론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최근 그라운드 제로로 부터 2거리 떨어진 곳에 설립될 이슬람 문화 센터 건립 논란과 중간 선거가 가까워 질수록 더 심하게 불어오르는 미국내 안티 이슬람 바람이 맞물리면서 잊혀져만 가던 테리 존슨 목사의 '코란 방화' 행위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한 시골 작은 교회 목사의 '특이한 행동'이 미 언론 덕택에 전 세계의 무슬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거대한 종교적 공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한 오바마 대통령의 여러 언급 들이 사건의 규모와 선정성을 더욱더 극대화 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리 존슨 목사에게 "코란을 태우는 행위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을 위태롭게 할 것이며 알카에다에게 병력을 소집하게 하는 중요한 동기가 될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방화를 중단할 것을 요청 하기도 하였고, 미국 국방부 장관인 데이비드 페트리어스 또한 테리 존슨 목사의 방화 행위가 "중동에 주둔한 미군들을 위험에 빠드릴 것이라며" 그에게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물론 테리 존슨 목사는 '강행'의 뜻을 밝혔다.

 

페이스북에선 테리존슨을 반대하는 클럽이 생겨났다.
현재까지 3만 7천명이 그를 반대하는 클럽에 가입하였다.(http://bit.ly/d5OXZ9)


그렇다면 미국의 모든 미디어가 주목하고 있는 이 '코란 방화' 사건에서 우리가 보다 본질적으로 주목하고 생각해야 할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오바마 대통령과, 데이비드 페트리어스 장관의 언급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정부가 테리 존슨의 코란 방화 행위를 막을수 있는 법적 또는 헌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즉 테리 목사는 자신의 소유물인 교회 앞마당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하는 행위인 '코란 방화'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미국의 수정 헌법 1조에 기제되어 있는 표현과 신념의 자유가 이를 충분히 보장하기 때문이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국익이라는 이유로 테리 존슨 목사를 체포하거나, 방화 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을 투입하기 위해선 테리 존슨 목사의 종교적 표현 행위가 미국의 국익을 크게 저해해야 한다는 직접적 인과 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의 코란 방화 행위와 중동에 주둔해 있는 미군의 위협을 인과 관계로 연결시키기에는 넘어야할 논리의 계단이 너무 많다. 

최근 미국 자유 언론상을 수상하였으며 미주리 저널리즘 스쿨에서 언론법을 가르치고 있는 데이비슨 찰스 교수는 "테리 존슨 목사의 코란 방화 행위는 미국 헌법이 최상위로 보호 하고 있는 종교 및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우리가 그의 행위를 싫어하는 만큼 그것은 법적으로 보호 받는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미국 정부가 테리 존슨 목사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몸소 전화해 방화 행위를 중단 하라고 테리 존슨 목사를 설득하는 방법 밖엔 없었다. (별로 효과 또한 없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표현 및 종교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미국 헌법의 덕택이다.

두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사건 또한, 최근 논란이 되었던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건립될  이슬람 문화 센터 논란 처럼 미디어가 만들어낸 선정적이며 공허한 선거용 논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슈가 다른 안티 이슬람 이슈와 조금 더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이슈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미국 언론의 노골성 이다. 테리 존슨은  올해에만 코란을 태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작년에도, 그리고 재 작년에도 코란을 태웠었지만 그 어떤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다. 언론은 사실 그를 다루고 싶었지만 다룰수가 없었다. 단순히 한 특이한 목사의 행위를 보도 하기에는 종교 보도 리스크가 선정적인 보도 욕구를 압도한 것이다.

하지만 폭스 뉴스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만들어낸 안티 이슬람 프레임이 전국 미디어를 뒤덮게 되고 독자들이 그 환경에 그것에 익숙해 지니 "코란 방화"라는 타 종교에 대한 엄청난 모욕 행위를 독자들이 안티 이슬람 분위기 내에서의 충분히 있을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인식하게 되어 버렸고  결과적으로 이 이슈의 선정성이 이 안에 담겨 있는 종교적 민감성을 뒤덮어 버렸다.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을 보도하는데 있어서 가장 두려웠던 종교적 리스크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 극우 뉴스에 속하는 폭스 뉴스, 여론조사의 결과가 130%?


즉 보도의 댓가가 급격히 줄고, 이슈의 선정성은 늘어나 더 많은 독자들이 뉴스를 클릭을 하게 되니 언론으로서는 이보다 더 나은 장사가 있을수 있겠는가? 언론에게 있어서 테리 존슨과 같은 극단주의자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영화 또는 상상속에서만 있을법한 행위를 라이브 비디오로 찍을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인데 상업 언론이 이를 외면할리는 없다...상업주의에 기반을 둔 현재 언론 시스템은 항상 그들을 위한 괴물들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괴물이 존재 하지 않는다면 만들기 까지 한다는 것..작년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또한..미국 언론이 만들어낸 괴물에 속한다.

그 렇다면 여기서 필자와 같은 뉴스 독자들이 해야할 최선의 행위는 무엇일까? 바로 이런 '쓸데 없고' '소모적인' 이슈를 보도하는 언론사에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쓰면서 항의를 표시하는 것이다.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안이고 언론사가 두번째로 두려워 하는 방법이다. (첫번째는 광고주의 압박이다.)

현 미국 시간으로 테리 존슨 목사가 코란을 태울 것이라고 예정한 시간 까진 약 18시간 정도 남았다. 테리 존슨 목사는 9월 11일 저녁 6시부터 9시 까지 코란을 방화할 계획을 발표 했었다. 그는 이 방화를 막을 조건으로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건립될 이슬람 문화 센터의 장소 변경을 내걸었다. 하지만 현재 이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사실 협상 자체의 의미가 없다.) 그가 명시한 코란 방화 행사 까지는 약 40시간 정도가 남았다. 지금부터 시계의 초바늘은 쉴세없이 움직일 것이다. 언론사들이 쏟아낼 이 쓸데 없는 사건의 헤드라인 수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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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n Park 
University of Missouri-Columbia
Convergence Journalism

http://blog.joins.com/parktae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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