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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IN 연예人/마이너리티 리포트

'기획사 연합'의 힘이냐? '팬덤 연합'의 힘이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1. 3. 2.



SM엔터테인먼트와 JYJ의 분쟁은 세력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연제협·연매협·문산연 등 이익단체들이 직간접으로 관여한다. 특히 문산연은 각 방송사에 JYJ의 방송 출연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방송사가 이탈한 연예인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문제는 곧바로 거대 기획사들과 척지는 일이 되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최소한 예능국에서 제작하는 음악 프로그램 등에는 출연이 어렵다. 


연제협·연매협·문산연 등 단체를 만들어 기획사들이 방어하려는 공동 이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음원 수익 확보이고, 다른 하나는 소속 가수의 이탈 방지다. 둘 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노예 계약’ 문제가 불거지면서 계약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오랜 계약 기간이 문제가 되면서 요즘은 ‘정규 앨범을 몇 장 낸다’는 식으로 계약을 하는데, 정규 앨범을 내지 않고 미니 앨범 위주로 제작해 인위적으로 활동 기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멤버 이탈 방지’라는 공동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들이 지키는 불문율이 있다. 바로 타 기획사 이탈 멤버는 서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렇게 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이탈 연예인을 함께 ‘왕따’시키는 것으로 공동의 이익을 지킨다.  


이런 이권단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단체는 SM·JYP·YG 등 7개 기획사가 가입한 ‘KMP홀딩스’라는 음원 유통 회사다. 주요 기획사가 결합한 이 ‘주류 클럽’이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꼽힌다. 한 고참 연예부 기자는 “KMP홀딩스는 연예계 ‘슈퍼 갑’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치권에 비유하자면 한나라당 친이계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KMP홀딩스에는 앞으로 젤리피쉬(성시경)·스타쉽(씨스타)·튜브(비스트, 포미닛)·플레디스(애프터스쿨) 등이 더 합류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기획사에서 이탈한 연예인은 새로운 소속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JYJ 멤버들은 특정 소속사에 영입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Cjes라는 기획사를 영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획사의 기획을 자신들이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획을 기획사가 구현하는 모형을 만든 것이다. 대다수 중견 가수들은 이런 모형으로 기획사를 운영하는데 이들에게는 그 시기가 빨리 왔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이탈한 JYJ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동방신기에서 이탈한 뒤에도 이들은 국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노래를 부른 지상파 방송 무대는 지난 연말 KBS 연기대상이 유일했다. JYJ 멤버인 박유천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상을 받으면서 축하공연에 나선 것이다. 그나마 주체가 드라마국이어서 가능했다. JYJ가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SM 측은 “우리는 그런 것을 요청한 적도 없고 요청할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방송에서 이들을 볼 수 없으니, SM 주장이 사실이라면 방송사 일선 예능 PD들이 ‘알아서 긴’ 셈이 된다. 


JYJ가 KBS 연기대상을 계기로 부활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SM은 동방신기를 방송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우면서 견제했다. 연기대상 전후로 동방신기 컴백 광고를 내보내고, 각종 지상파 방송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동방신기 멤버들을 출연시켰다. 2월8일에는 황금시간대에 동방신기가 <파라다이스 목장> <아테나> <강심장> 등에 3시간 연속 노출되기도 하면서 '예능돌'로 군림했다. 반면 JYJ는 선행봉사 활동이 TV뉴스에 전해지는 등 '뉴스돌'로 명맥을 이었다. 


이런 SM과 JYJ의 대립은 일본까지 확장된다. S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 레코드 회사인 AVEX의 보이콧으로 인해 JYJ가 일본 활동에서도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JYJ가 월드투어 쇼케이스를 하자 마쓰우라 마사토 AVEX 사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반드시 언젠가는 되돌려주겠다. 우쭐거리는 녀석들을 반드시 혼내주겠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 거대 기획사의 최대 적은 팬덤이다. JYJ 팬클럽의 경우 순식간에 1억5000만원 기금을 모아 JYJ를 응원하는 버스 광고를 할 정도로 강력한 조직력을 갖고 있다. 외국 팬도 가세했다. 일본 팬을 주축으로 8만여명이 서명을 해서 "SM이 JYJ의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KBS 드라마국이 JYJ의 단독 무대를 마련해준 것은 <성균관 스캔들> OST 음반이 일본 시장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려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JYJ의 파트너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익이 생기는 곳에 세력이 형성된다. AVEX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JYJ의 인기는 일본에서 더욱 확장되고 있다. 


팬덤의 결속력은 독립한 JYJ의 빠른 안착을 도울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방출됐던 박재범 또한 팬덤의 도움으로 부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박재범 역시 국내외 팬들의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권토중래할 수 있었다. 조만간 박재범은 JYP 박진영 이사와도 곧 관계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팬덤은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들끼리만 연대하고 있다. 팬들끼리는 국경을 넘어서 강력한 연대를 맺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연제협·연매협·문산연 등 이권단체는 물론 KMP홀딩스라는 '부자클럽'까지 만들어 이익을 지키고 있다. 이와 맞서려면 '팬덤 연대'가 불가피하다. 카라사태가 장기화 되어 분리된다면 '카라 팬덤'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세 팬덤이 연합해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획사 연합과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박재범 팬들이 독설닷컴에 보내준 팬덤 활동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