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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몸살 프로젝트

조중동 종편 출연 연예인/지식인에 대한 논란에 대해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1. 12. 7.


조중동 종편 출연 연예인/지식인에 대한 견해는 진중권 교수의 의견이 맞고 옳다. 개인의 선택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조중동 종편의 특혜와 편법에 그들이 태평하게 숟가락 얹는 것 또한 맞지 않다. 그들도 시대의 불편함을 감내해야 한다.

살다보면 때로 지는 줄 알면서도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졌다는 사실보다 누군가 싸웠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중동 종편 출연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 그렇다. 논리적으로 빈곤하고 촌스럽고 무대포 행태라는 걸 내가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하나?

지금 조중동 종편이라는 새로운 괴물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은 그 얼굴이 귀여운 아기공룡일 줄 몰라도 곧 괴물로 성장한다. 괴물은 초장에 때려잡아야 한다. 여기서 침묵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구도다. 조중동 종편에 연예인/지식인이 출연하는데 그들은 태평하고 그것을 논의하는 이쪽만 불편하면, 적전 분열일 뿐이다. 그들이 불편하고 그들이 고뇌하게 만들어야 한다. 김연아 건과 허지웅 건은 대표적인 사례로 판도를 바꾸었다.

지금 조중동은 내 트윗을 보고 조낸 고까울 것이다. 내 논리의 맹점을 지적하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연예인/지식인의 조중동 종편행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꼴이 되니까... 무덤을 파는 일이 된다. 답답할 것이다. ㅋㅋ

김연아는 사실 비난할 이유가 없다. 종편에 낚인 피해자 아닌가? 더군다나 김연아 쪽에서 종편 쪽에 유감을 표하는 보도자료를 냄으로써 연예인/유명인이 종편에 잘못 나가면 곤욕을 치른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종편행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었다.

허지웅을 타겟으로 삼았던 것은 단순히 허지웅이 조중동 종편에 출연해서가 아니다. 그의 종편행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희화화 했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담론이 형성되는 것은 고상할 지는 모르겠으나,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치명적이다.

허지웅이 조중동 종편행을 철회했다고 들었다. 잘한 결정이다. 그는 개셩있고 매력적인 글쟁이로 영화에 대한 창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여러 기회가 열릴 것이다. 한 그릇도 안 되는 종편 밥그릇 없어져도 지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허지웅이 조중동 종편 영화프로그램에 대한 출연을 철회했다면... 아마 김태훈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마음이 불편하겠지만... 나중에 웃으면서 회고할 날이 오지 않겠는가.

독립다큐 PD 이성규 감독이 <오래된 인력거>를 조중동 종편에 방영시키는데, 이외수 선생이 나래이션을 맡았다가 같이 욕을 먹고 있다고 들었다. 영화 나래이션 맡는 사람이 어디 방영될 지 알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알고서 빼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성규 감독이 <오래된 인력거>를 공중파(지상파)가 아닌 조중동 종편에 방영할 수밖에 없는 딱한 사정도 잘 알고 있다. 조중동 종편 체제에 공중파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종편 방송을 부끄럽게 여기는 이 감독의 염치다.

이성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오래된 인력거>가 조중동 종편에 방영되지만... 이 다큐를 조중동 종편에서 공짜로 보지 않고 함께 돈내고 극장에서 본다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곧 극장 개봉인데 번개를 해볼 생각이다. 돈 내고 봐도 안 아까운 영화다.

일부 진보 지식인분들이 나에 대해서 자꾸 진보 기자 운운하는데... 진보 기자가 왜 그 따위냐고... 거듭 말하지만 난 진보 아니다. 트위터에 100번 이상 말했다. 그러니 나 보고 진보기자인데 왜 그래 하는 식의 비방은 무의미하다.

싸움 뒤에서 소크라테스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온갖 소송 맞아가면서 온갖 악플 들어가면서 앞에서 맞서 싸우는 사람에게... '너 왜 군복 삐딱하게 입었어, 군인이 군복 삐딱하게 입으면 돼 안돼?' 이런 원리주의적 비판은 자제하라. 그게 염치다.

시사저널 파업 때 선배들이 나한테 그랬다. '니가 우리편이라 참 다행이다' 싸움엔 예의를 지키기 힘들다. 사측 놈들에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욕을 퍼부어 주었다. 후련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갈등을 고조시켜야 지리한 파업에 긴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조중동 종편은 초반 1주일에 완패했다. 앞으로 안정화 될 것이지만 초반에 묵직한 존재감을 심어주는데 실패했다. 그냥 케이블 채널 4개가 한꺼번에 늘어난 정도의 파괴력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유의미한 수준의 스테이션 이미지를 쌓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노제 때 김제동을 비난한 사람은 일부 극렬 노사모들이었다. '개그맨 따위가 노제 사회를 보느냐' 김제동은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이 더 아팠다고 했다. 단세포 개마초 무뇌아 입진보... 온갖 개소리 들어가면서 조중동 종편 자빠뜨린데 일조한 것에 만족한다.

밥벌이는 언제나 신성하다. 조중동 종편 부역자(이 말을 쓰는 것은 내키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그쪽에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에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삶의 무게를 잘 이해하고 있다.

종편이 만약 전부 비정규직인 방송작가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준다면... 갑을 관계의 외주제작사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해준다면... 지상파 방송사들도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종편 정국을 지상파는 비즈니스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