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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 지키미 게시판

MBC 최장기 파업, 나는 이렇게 평가한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2. 7. 18.




1) MBC 노조원들은 오늘부터 또 다른 싸움을 하게 됩니다. 파업할 때 함께 겪었던 일을 이제는 개인적으로 겪게 됩니다. 그것이 보복인사든, 혹은 부서장의 압박이든, 시용기자와의 갈등이든... 모든 것을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해서 힘들 겁니다.


2) MBC 파업을 어떻게 평가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기지 못한 싸움이 아니라 지지 않은 싸움이라고 봅니다. 최다 징계 파업에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고 완주한 것은 기적입니다.이기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 않은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3) 삼별초의 항쟁에 비유하자면, MBC 파업은 마지막 제주도까지 밀려가며 싸운 싸움입니다. 삼별초 강화도에서 진도를 거쳐 제주도까지 밀려갔듯이 4-11총선이 끝났을 때, 무용가J씨 건을 검찰이 무시했을 때, 여러 번 고비를 넘겨 여기까지 왔습니다.


4) 저는 MBC KBS YTN 파업이 거시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언론권력의 교체라고 봅니다. 조중동 언론권력이 한국사회 담론을 지배했던 것이 이제 이들에게 넘어갈 것입니다. 10년 후, 김인규 김재철 이름도 기억못할 때 이들이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5) 방송사 파업의 주역인 3040은 방송이 신문보다 인기가 좋을 때 입사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한 덩어리로 뭉쳤습니다. 1987년 서울의 봄을 만들었던 386세대가 한국사회의 중심이 되었듯 이들 역시 언론계의 구심이 될 겁니다.


6) 미리 예상하자면 10년 후 파업 방송인들이 우리 언론계의 중심이 되고 그들 중에는 욕먹는 사람들까지 나올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게, 바닥을 친 사람이 천정도 치게 되어 있습니다. 저나 주진우 기자처럼요. 거대한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MBC 노조 성명문 

@ 업무복귀 조합원들에게 악랄한 보복 인사 

 김재철이 170일 간의 방송사상 최장기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악랄한 보복인사를 가했다. 김재철이 아무런 조건 없이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무자비한 칼질을 함으로써 MBC의 정상화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김재철은 어제 심야에 이뤄진 전격 인사를 통해 50여명의 조합원들을 본인의 동의 없이 해당 부문 밖으로 대거 축출했다. 보복 인사 대상지는 용인 드라미아 개발단, 서울경인지사, 중부권 취재센터, 사회공헌실, 미래전략실 등이다.
 
 이미 법원은 지난해 이우환,한학수 PD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는 보복 인사를 한데 대해 법적으로 무효임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김재철은 이와 같은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조합원들을 다시 외부로 내쫓은 것이다. 특히 보복인사 지역 중 한 곳인 중부권 취재센터는 최근 새로 만든 부서로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와 함께 아파트 3채를 구입했던 충북 오송에 위치하고 있다.
 

@ 부문별 보복인사 실태 

 보복인사 실태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보도 부문이 20여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보도 부문은 이미 해고 3명을 비롯해 정직 13, 대기발령 14명으로 30명이 징계를 받은 상태이다. 실제 보도국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취재인력이 100명 조금 넘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절반 가량이 업무에서 축출된 것이다.
 
 편제부문 역시 17명이 보복인사를 당했다. 아나운서국의 경우 전체 조합원 37명 중 정직 2, 대기발령 5명 이외에 추가로 4명이 서울경인지사 등으로 발령이 나 11명이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다. 시사교양국은 해고 2, 정직 4, 대기발령 13명 이외에 추가로 2명이 보복인사를 당해 조합원 55명 중 21명이 역시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올림픽과 관련한 업무를 맡은 스포츠 제작단의 경우 조합원 8명 중 1명이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에서 이번에 용인 드라미아개발단 등으로 4명이 보복인사를 당해 3명만 업무에 복귀했다.
 
 이외에 경영과 기술, 영미 부문에서도 추가 보복인사가 이뤄져 전체적으로 본인이 속했던 부문으로 업무복귀를 하지 못한 조합원은 50여명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98명을 합하면 15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 “이번 보복인사는 원천 무효” 

 조합은 이번 보복인사에 대해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 다음 달 김재철이 물러나고 후임 사장이 인선될 경우 이번 인사를 모두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이번 인사에 대한 원천무효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보복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지금 공정방송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즉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악랄한 보복인사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중을 공공연히 드러내 보인 것이다.
 

@ 대선 앞두고 편파방송 외길 의지 보여준 인사 

 실제 이번에 새로 임명한 황용구 보도국장이나 이미 임명된 김현종 시사제작국장, 김철진 교양제작국장은 공정성이나 업무능력, 후배들의 신망도가 전혀 없는 인물로, 과거 주요한 보직을 맡아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황용구 국장의 경우 사회부장 시절 법인카드 사용내역과 관련해 상당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편파외길을 걸으며 170일 파업사태를 초래한 핵심당사자인 보도국의 김장겸 정치부장, 최기화 편집부국장, 문호철 편집1부장, 박용찬 기획취재부장 등을 유임한 것은 MBC뉴스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 청와대 나팔수 노릇을 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편파방송의 극치를 보여준 황헌 보도국장을 대선 방송을 총괄하는 선거방송기획단장에 임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종, 김철진 국장의 경우 에 대해 지극히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지난해 탄압의 주역으로 활동한 자들이다. 심원택 <시사매거진 2580> 신임부장이나 배연규 부장의 경우도 담당 부서 근무경력이 전혀 없는 무능한 자들로 이번에 사실상 첫 보직을 맡은 것이다. 심원택 부장은 공정방송노조 활동을 하며 수구적인 목소리를 대표해온데다, <경제매거진> 근무 당시 특별한 업무가 없으면서도 주말에 출근해 여성 작가들 앞에서 공공연히 “야동”을 보며 시간외수당을 타낸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평가가 나쁜 자이다. 배연규 부장도 지난해 팩트체커 팀장을 하며 아이템 검열과 탄압에 앞장섰던 자로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경험이 사실상 전무하다.
 
 김재철은 이번 보복 인사를 통해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라는 국민적 여망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 결과는 김재철의 다음 달 퇴진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