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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독설닷컴 칼럼

손석희도 비판하고, 손석희에 대한 견제도 비판한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3. 11. 28.


나는 손석희 JTBC 사장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이다. 

그가 JTBC에서 하는 일은 결국 홍석현과 그 배후인 이건희의 파이를 키워주는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JTBC 사장을 하는 동안 JTBC가 공정보도를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최근 JTBC 뉴스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 방침에 비판적이다.

JTBC 뉴스에 대한 조동 등 다른 보수언론의 견제라고 볼 수 있는데... 찌질하다. 



종편 잡는 종팟!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최고탁탁' 


http://www.podbbang.com/ch/6939



노종면과 손석희 (PD저널에 기고한 칼럼)


50대는 판단으로, 40대는 책임으로, 30대는 능력으로, 20대는 열정으로. 필자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이 기준으로 50대의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40대의 노종면 YTN 해직기자를 비교·평가해 보려고 한다. 그래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과 가장 탄압받는 언론인의 현재 모습을 통해 우리 언론계의 현실을 직시해 보고자 한다.


손석희 전 교수는 JTBC 사장으로 옮긴 뒤 열정적으로 일한다고 한다. 이미 만들어진 뉴스를 블록 식으로 끼워서 하던 뉴스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갈고 닦은 능력을 바탕으로 생방송 뉴스쇼로 잘 바꿨다고도 한다. 그리고 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메인뉴스 앵커를 맡아 화제를 집중시키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손석희 사장은 50대다. 그의 나이에 걸맞게 그의 판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가 JTBC 사장으로 옮긴 것은 잘한 판단일까? 그는 뉴스제작과 관련된 전권을 부여받았다면서 보수언론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 사장에 취임한 이후 열정과 능력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삼성 백혈병 관련 단신을 다루기도 했고 심상정 의원이 뉴스 스튜디오에 나오기도 했다. 이쯤되면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질문을 살짝 바꿔보자. 만약 노종면 기자에게 뉴스제작과 관련된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JTBC 보도국장으로 오라고 했다면 그가 갔을까? KBS 기자 출신인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나 MBC PD 출신인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에게 비슷한 제안을 했다면 그들은 이를 받아들였을까?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종면과 김용진과 최승호는 알고 있다. 자신들이 일시적으로 JTBC를 바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들의 열정과 능력과 책임이 단지 JTBC의 덩치만 키워줘서 새로운 미디어 괴물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승부가 명확한 판에 판돈을 걸지 않는다. 여기에 손석희는 ‘판돈’을 걸었다. 그 이유는 그가 너무나 무지하거나 혹은 너무나 약아서일 것이다.


물론 손석희 사장의 선택을 이해할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은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MBC <100분 토론>을 오래 진행하고 아나운서국장을 거친 그를 MBC의 ‘성골’로 생각하지만 사내에서 그는 영원한 ‘6두품’이었다. MBC의 주류세력은 기자출신이다. 그들은 평일 9시뉴스(지금은 8시뉴스) 남성앵커 자리를 절대 비기자직에 내주지 않았다. MBC뉴스가 골골해서 SBS뉴스에 뒤쳐질 상황이 되었어도 이빨 빠진 엄기영을 기용했지 손석희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주류에 벽은 확고했다.


바꿔 말하면 손석희 사장이 지금 JTBC에서 하는 뉴스 리딩형 앵커 모형은 그가 MBC에 있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을 일이다. 그러나 50대는 판단으로 평가받는 나이다. 그의 역할은 칼 쓰는 조폭(신문)이 총 쓰는 조폭(종편)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잠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이미지를 탈색하는 데 ‘얼굴 마담’ 노릇을 하는 것일 뿐이다. 보수언론의 프레임에서 그는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일 뿐이다.


손석희 사장이 이런 판단을 내리는 동안 노종면 기자는 온갖 책임을 떠안고 있다. YTN 노조위원장으로 낙하산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이끌다 해직된 그는 <뉴스타파>의 산파로 시즌1의 주역이었다. 그는 다시 국민TV에서 팟캐스트 라디오방송 <노종면의 뉴스바>를 진행하며 거리의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가리통뼈뉴스’ ‘공갈뉴스’의 이름으로 언론의 왜곡보도를 질타하기도 했다.


강정평화책마을 조성을 위해 책을 모아서 전달하는 ‘십만대권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노종면의 책임감에 깊이 감탄했다. 해직기자의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로젝트의 좌장으로서 온갖 계약을 떠맡았다. 후원금이 모이지 않으면 수천만 원의 빚을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인천항을 통해 배로 책을 나를 때 450여 명 탑승자의 예약과 발권을 직접 관리했다. 그의 희생 덕분에 ‘십만대권 프로젝트’는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손석희와 노종면, 두 언론인의 엇갈린 행보에서 오늘 우리 언론계의 현실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