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면서 - 최고탁탁'
4화 - 기천불 vs 종박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님이 출연하셔서 '사제단은 왜 박근혜대통령 사퇴를 주장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종교는 촉매가 아니라 그릇일 때 빛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박근혜 대통령 사퇴 선언을 했는데...
대통령 사퇴 선언이 아니라... 특검 수용 요구 정도면 어땠을까 싶다.
검찰 수사 범위 밖에, 두 가지 특검 사안이 있다.
하나는 대선과정에서 댓글 리트윗 등으로 개입한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등 각종 국가기관과 박근혜캠프와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한다. 지난 대선이 사실상의 '사이버 쿠데타'인지 규명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문제다. 채동욱 사퇴 공작 등 검찰 수사 개입 간섭 압박 등에 대해 규명해야 한다. 이미 청와대 행정관의 개입까지 밝혀졌다. 박근혜정부는 이 모든 것을 개인의 '일탈'로 설명하지만 특검으로 조사해야 할 만큼 문제가 축적되었다.
이 두가지는 검찰이 할 수 없는 일이므로 특검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는 건 이 정도 주장이 아닐지...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진실을 밝힐 의지가 없다고 규정하고 사퇴를 주장하는 길을 택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블로그에서
대선의 불법을 주장하는 것과 대선에 불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현재 상황에서 박근혜 퇴진에 동참하는 세력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언론도 동참할 수 없고 정치권도 동참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의 대선불복 프레임 때문이 아니다.
누가 공화국을 지키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프레임을 극복하고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려면 충족시켜야 할 것들이 많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맥락이 있다.
최소한 대선 부정과 박근혜 캠프와의 연결고리는 명확하게 규명되어야 한다.
이 설득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샤우팅 마이너리티'와 '사일런트 메이저리티'가 분리된다.
지금도 촛불 시민과 멘붕 시민은 심하게 분리되어 있다.
이들을 합치는 노력 없이 촛불 시민들만 저 앞으로 달려가면 괴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금 아쉽다.
사제단은 자신들의 역할을 촉매 혹은 마중물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 박창신 신부의 역할이 마치 화랑 관창과 같은 역할이 되었다. 화랑 관창의 희생을 보고 다른 종교계에서도 퇴진을 주장하고, 사제단 차원의 사퇴 주장이 나왔다.
그런데 나는 지금이 그 국면인가 하는데 의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겁을 먹고 움츠려 있는 것이 아니라, 좀 기다려보자 지켜보자, 박근혜정부의 해법을 한 번 보자 하면서 관망하는 상황이지 않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정부의 리액션을 보고 움직이려고 하는데 종교계가 좀 성급한 것 아닌가싶다.
순서가... 이렇게 진행되고 마지막에 '종교인들까지' 나섰을 때... 세상의 외침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었을 때 더 힘을 받지 않았을지. 사회의 반응이, '사제단이 왜?'가 아니라 '사제단까지 나섰어?' 나왔을 때가 더 맞지 않았을지 싶다. 그런 생각이 든다.
사퇴 주장은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 그 다음은???
사회 전체가 파시즘적으로 흐르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불황의 원죄를 이런 사회비판세력에 덤터기 씌울 것이다. 미디어가 일방적인 상황에서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서 명분과 질서 있는 행보가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 드러난 대선 부정과 수사 왜곡 그리고 외압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까지도 '심했다'고 공감할 정도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해야 한다'라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태도를 바꿔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사회 위협 세력으로 경계할 것이다. 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힘을 받기 힘들다.
지금 형국은 멘붕 시민들은 강 저편에 지쳐서 앉아 있는데... 사제단이 촛불 시민들만 이끌고 강을 건넌 형국이다. 멘붕 시민들이 다시 힘을 낼 준비도 안 되어 있고, 그들을 싣고 나를 배도 없는데... 먼저 건너가버린...
어쨌든... 조금 성급했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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