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어머니, 그리고 악마와 술...
두 가지 격언이 있다.
신이 항상 함께 할 수 없어 어머니를 두었다는... 격언과
악마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 술을 놓고 간다는... 격언이.
이 말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머니를 신으로 생각해서, 왜 완벽하게 잘해주지 못하냐며 투정부리게 만들 듯...
우리가 남을 비판할 때 이런 우를 자주 범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악마를 너무 쉽게 발견한다.
자신에게 가해진 작은 피해를 가지고, 상대방을 쉽게 악마로 규정한다.
그리고 그의 모든 행위를 '악마적 행위'로 재해석한다.
쉽게 신을 기대하는 자와 쉽게 악마를 보는 자는 피곤하다.
이 프레임을 여러 앵글로 확대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때 386세대가 미국을 보는 관점이 그랬던 것 같다.
우리와 같은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우리를 완벽하게 케어 해줘야 하는 '선의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하지 않았는지...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너무 악마를 빨리 발견하는 버릇들이 생긴 것 같다.
간디가 주석을 단 <바가바드기타>를 보면
'악은 어떤 선이 한편이 되어줄 때 비로소 악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경전의 말을
간디는 '정부가 대변하는 악한 체제는 선한 민중의 지지를 받음으로써만 지탱된다'고 해석했다.
내가 행할 수 있는 선만큼만 기대하고,
내 안의 악마 만큼만 비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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