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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

대한항공 조현아와 삼성 이부진의 차이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4. 12. 13.




대한항공 조현아와 삼성 이부진의 차이 


정확히는 대한항공과 삼성의 차이겠지만...

(최근에 조현아는 악하고 이부진은 착하다는 류의 글을 보았는데... 이 글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땅콩 사건 당사자가 조현아가 아니라 삼성 이부진이었다면???

아마 지금과는 매우 다르게 사건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비교해볼 수 있는 사건이 있다. 


2011년 '신라호텔 한복사건'이라는 것이 있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한복 디자이너가 신라호텔 뷔페식당을 이용하려다 거절당했다. 

이유는 한복은 위험한 옷이라 출입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사람이 대한민국 전통 복장을 입고 우리나라 호텔에 들어갈 수 없느냐고 따졌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한복 디자이너는 이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주변에 알렸고 트위터를 중심으로 이슈가 되었다. 


그러자 신라호텔은 민첩하게 대응했다. 

다음날 이부진이 이 디자이너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직원 불찰을 대신 사과한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언론에 알려서 '젊은 CEO의 현장 리더십' 사례로, 훈훈한 미담으로 보도하게 이끌었다. 

조현아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펼쳐졌다. 


몇 가지 대비되는 지점이 있다. 

일단 이부진 본인이 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복을 입은 사람을 들여보내지 않는 '신라호텔 메뉴얼'의 문제다. 

즉 경영자인 이부진의 잘못인 것이다. 

그런데 신라호텔 경영진의 잘못을 직원의 잘못으로 돌렸다.

대한항공 조현아 사태와 본질은 같다.


당시 소셜미디어에서는 뜨거웠다. 

일본 대사관 행사를 해서 기모노를 입고 출입하는 사진이 돌았다. 

신라호텔에 한식당도 없다는 것 등 여러가지 문제가 지적되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로 이 사건을 접한 사람과 

올드미디어로 이 사건을 접한 사람들 사이에 인식의 격차가 상당했다. 

삼성이 점령한 것은 올드미디어였다. 

(삼성도 점령하지 못한 소셜미디어를... 국정원이 점령할 줄이야...) 


신라호텔 측은 대한항공과 달리 재빠르게 대처했다. 

최종 솔루션을 고려해서 한 수 한 수를 두었다. 

특히 이부진이 한복 디자이너를 직접 찾아간 것은 '신의 한 수'라 할만 했다. 

언론은 조현아 때처럼 신라호텔을 조리돌림 하지 않고... 

이를 미담으로 포장하는데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한진과 삼성에 대한 언론의 대응 차이, 

한진의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과 삼성의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 

그리고 재벌3세의 연기력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단순히 한진이 3류라는 얘기는 아니다. 

한진 직원들도 바보가 아닌데... 저렇게 흘러가게 만든 오너 스타일의 문제인 것이다.

말하자면 삼성가가 대한민국의 '성골'이라면...한진가는 '6두품'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기업 광고에 목매는 우리 언론도... 한진 정도는 가뿐하게 조리돌림 할 수 있다. 

삼성에 대해서는 다르다. 삼성에 대해서 마음껏 말하는 것은 우리 언론의 상상력 밖에 있는 일이다. 

이부진이 조현아와 같은 일을 했다고 해도 절대 지금과 같은 상황전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당시 어떤 언론도 한복을 출입시키지 않는 신라호텔 메뉴얼의 문제를 이슈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반영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삼성은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재벌'이라 뭉뚱그려 얘기하면 이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어느덧 우리 마음속의 '1등석'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