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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글라디에이터

아듀, 나의 DAUM... (왜 카카오여만 했니?)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4. 12. 31.




아듀, 나의 DAUM... 


복학해서 처음 이용한 메일이 한메일이었다. 메일 주소 말할 때마다 '핫'메일이 아니라 한나라 할 때 '한'메일입니다. 하던... 그 한메일로 연애를 했고, 어학연수간 그녀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것도 한메일이었다. 


'다음 칼럼'이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칼럼을 구독하면 이메일로 배달해주는 방식이었다. '고재열의 시사전망대'라는 칼럼을 만들었는데 구독자가 수천 명이었다. 아직 대학생 때였는데, 고맙게도 현직 기자들도 구독해 주었다. 


모이는 모임은 모두 '다음 카페'로 연락했던 적이 있었다. '오프 더 레코드'라는 젊은 기자들 모임을 만들었다. '언제 술 한 잔 하자'던 취재원을 서로 불러서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수다를 떨던 모임이었다. 담론보다는 사랑이 싹 텄던 곳이었다. 


나를 알려준 '독설닷컴'을 키워준 곳은 '다음 블로거뉴스'였다(나중에 '다음뷰'로 바뀌었다). '다음 블로거뉴스'는 블로거들에게 뉴스의 이마트와 같은 곳이었다. 기존 거대 언론사라는 뉴스 백화점에 대항해 블로거들의 글을 유통해 주었다. 


'요즘' 대신 트위터를, '마이피플' 대신 카카오톡을, '티스토리' 대신에 페이스북을, '한메일' 대신에 지메일을 이용하면서... 그렇게 DAUM은 나에게서 멀어졌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동안 DAUM은 적응하지 못하고 뒤뚱거렸다. 


그리고... 


카카오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DAUM이 지켜낸 긍정적인 가치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 팀장급 이상 간부들은 카카오가 독점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우려가 현실로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DAUM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마지막 해다. 나의 DAUM을 시집 보내는 기분이다. 카카오라는 믿을 수 없는 남자에게. 미래가치도 별로 없고, 철학도 없는 그런 미덥지 못한 남자에게. 그래서 애잔하다. 


아듀~ 나의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