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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글라디에이터

기자가 되려는 대학생들에게 해준 얘기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4. 7. 14.

기자가 되려는 대학생들에게 해준 얘기들 



(대학 후배들 중에서 기자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들려준 얘기입니다.

대략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물가물하네요~)


- 인생 3모작 시대다. 평생 직업은 없다. 평생 직업으로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 1모작 직업으로 기자는 할 만한 직업이다. 세상과의 스킨십이 깊고 넓기 때문이다. 세상을 몸으로 느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심지어 그 세상을 바꾸는 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 기자를 하면 기사 안팎을 볼 수 있다. 어떤 훌륭한 사람도 기사처럼 훌륭하지 않고 어떤 흉악법도 기사만큼 흉악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의 진실에 좀 더 근접할 수 있다. 


-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거치면서, 기자의 정체성이 바뀌고 있다. 시대는 ‘이슈 코디네이터’ 역할을 기자에게 요구한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사안’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으로 관심을 옮기는 일을 기자가 해야 한다. 


-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고 말하던 시대에서 ‘모든 시민은 미디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로 진화했다. 사람들은 뉴스의 생산과 유통과 소비에 모두 참여하는 3방향 소통을 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작가를 자처하는 시대가 진정한 사진작가를 돋보이게 하듯이 모든 시민이 블로거로 기자를 자처한 지금이 진정한 기자를 돋보이게 할 것이다. 


- 멀티미디어 시대라는 것은 멀티미디어형 기자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같은 일을 더 잘할 입사지원자보다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입사지원자를 선호한다. 기자는 정보전의 최전선에 선 사람이다. 최대한 다양한 무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이 좋다. 


- 한겨레21은 진보를 ‘지향’하는 매체고 시사IN은 상식을 ‘지탱’하는 매체다. 지향점이 다르고 지탱하는 가치가 다르다. 상식은 과거의 경험의 총체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암묵적 합의이며 희망찬 미래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어쩌면 보수적인 일일 수도 있다. 


- 저널리스트는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 있다. 항상 비주류에 서서 주류를 봐야지, 주류의 시선에서 비주류를 봐서는 안 된다. 주류를 욕망하는 순간 저널리즘은 왜곡된다. 


- 저널리즘은 입체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다. 싫은 사람의 장점을 보고 좋은 사람의 단점을 보는 것이 저널리즘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개인적인 글을 올릴 때는 나 역시 싫은 사람의 싫은 이유를 적고 좋은 사람의 좋은 이유를 적는다. 그러나 기사를 쓸 때는 다르다.)


- 여러분이 기자가 된 순간, 세상과 약속을 한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다’라고. 누군가 안 좋은 소리를 해야 하고, 누군가 까칠한 역할을 맡아야 할 때, 그것은 당신이 맡아야 할 일이다. 


- 언론 자유는 ‘외부 투쟁’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치열한 ‘내부 투쟁’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조중동 기자들에게는 이 ‘내부 투쟁’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 종속되는 것이다. 


- 맷집을 길러라.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곳이 언론이다. 당연히 의견이 다른 쪽에서 공격이 온다. 가려서 들어라. 받아들일 만한 것은 받아들이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무시할 것은 무시해라. 


- 세상에 중간은 없다. 오직 중간에 숨고 싶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중간이라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위해 사고를 멈췄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