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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것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5. 1. 16.


어린이집에 대한 불쾌한 기억 하나, 


첫째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 장모님이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 찾다가 겨우 찾았는데 아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1층과 2층 사이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그런데 어린이집 교사는 사과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장모님은 항의 한 마디 못하고 아이를 데려왔다고 한다. 구립어린이집이었다. 추첨을 통해 들어갔는데 들어오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 있는 곳이었다. 아이는 그 어린이집을 좋아하지 않았다. 유치원을 가게 되었을 때 매우 좋아했다. 


어린이집에 대한 불쾌한 기억 둘,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알아볼 때 애를 먹었다.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비를 지원하면서 전업주부들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맞벌이 부부가 어린이집에 애를 보내는 것이(특히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우 힘들어졌다. 그런데 아파트단지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와 부모의 면접을 본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울음이 많은 아이인지, 부모가 까탈스러운 사람인지 체크하겠다는 것이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제한적이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운영의 편의를 위해 그런 것이겠지만... 씁쓸했다.   


어린이집에 대한 불쾌한 기억 셋, 


어린이집 관련 비리가 동네에서도 터졌다. 몇 곳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업주가 정부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그 사람은 새누리당 소속의 구의원이었다. 정말 아이들 코 묻은 돈을 빼먹은 사례였다. 횡령 금액은 밝혀진 것만 해도 작지 않았다. 어린이집 때문에 젊은 맞벌이 부부들은 발을 동동 굴리는데 제도의 허점을 노린 이런 세금거머리가 동네에 있다는 사실이 내내 불쾌했다. 


어린이집은 맞벌이 부모가 육아와 관련해 치르는 첫 번째 전쟁이다.

그리고 보내고 나서도 내내 불안하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아이 폭행사건 때문이다.

이번 인천 어린이집 사건도 폭행의 강도가 워낙 세서 충격이 컸다.

그런데 언론이 구조적인 문제는 등한시하고 신상털기식 마녀사냥 보도만 일삼고 있다.


분노가 에너지가 되려면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분노를 그냥 태워버리기만 하면 사회에 발전이 없다.

늘 반복될 문제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난했지만... 이 시절이 행복했을 수도...



인천 어린이집 "아이 때린 女교사, 블로그보니..자칭 '사랑스러운 그녀'"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115001904457


'제2의 개똥녀'를 만드는 이런 기사 보다는... 


구조의 문제에 좀더 집중하면 어떨지...

나 역시 애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입장이지만... 

폭행 여교사 신상털기 보다는 구조를 살피는 것이... 


초등학생보다 유치원생 돌보기가 힘들고...

유치원생보다 어린이집 유아 보기가 더 힘들다.

그런데 처우는 아마 그 반대일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보다 유치원 교사가, 

유치원 교사보다 어린이집 교사가 더 안 좋을 것이다. 


물론 처우가 안 좋다고 해서...

아이를 폭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폭력은 어떤 경우에서든 용서할 수 없다. 

그 폭행 교사를 면책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마녀사냥만으로는 답이 없다. 


현재와 같은 구조라면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아이를 키워보면 동감할 것이다. 

내 아이에게도 소리를 지르게 되는데...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어린이집 교사의 울분을 받아줄 대상은...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