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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발견

서울에 문화적 구심력이 아니라 문화적 원심력을 발휘해 보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5. 5. 2.

서울을 중심으로 한 문화적 구심력이 아니라 

서울 밖으로 벗어나는 문화적 원심력을 발휘해 보자는 

'컬처 도넛' 운동을 제안합니다~~~



서울은 문화적 구심력이 강한 도시다. 대부분의 중요한 문화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다양한 행사, 대형 전시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이 풍성하다. 그래서 서울시민들은 문화 활동을 위해서 주변 도시로 굳이 눈을 돌리지 않는다. 서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적 원심력을 한번 발휘해보면 어떨까?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들은 독자적인 문화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 사는 곳을 컴퍼스의 중심으로 잡고 원을 좀 더 크게 그려보자.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서울의 위성도시는 베드타운에서 문화 거점으로 활발히 진화했다.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면 한국에 온 관광객들도 끌어들이면서 매력있는 문화도시,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50만 이상 되는 수도권 도시들은 문화적 자립도가 상당하다. 대부분 문화재단을 두고 자체 기획 공연이나 행사를 진행한다. 인구가 그 이하인 도시들은 축제를 중심으로 문화도시화를 도모한다. 이런 특색 있는 수도권 문화도시를 연결하면 도넛 모양의 문화벨트가 형성된다. 그래서 이를 '컬처 도넛'이라 불러보았다. 함께 '컬처 도넛'을 나눠보자는 것이다. 


이들 도시들은 각각 특색있게 문화도시로 발전했다. 부천시는 만화의 도시가 되었고, 고양시는 꽃과 박람회의 도시, 광주·여주·이천시는 도자기의 도시, 국립과학관이 있는 과천시는 과학 체험의 도시, 수원화성이 있는 수원시는 전통문화의 도시, 대규모 공연장이 있는 성남시는 공연예술의 도시가 되었다. 안양시는 공공예술 프로젝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의정부시와 안산시는 각각 음악극과 거리극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5월1일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월5일 어린이날까지 대다수 학교에서 단기방학이 시행된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5월14일까지를 관광주간으로 선포하고 관광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때 여행을 가려면 여름 성수기만큼이나 교통 체증을 각오해야 한다. 여행지의 숙박비도 오른다. 


이 시기에 수도권 도시들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재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과 지역 사람들이 이케아 매장이나 롯데 또는 신세계의 아웃렛 매장에 가기 위해 수도권을 찾듯이 문화생활을 위해서도 수도권 도시들을 들러보자는 것이다. 이런 곳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하기 편리하다. 5월 관광주간에 가볼 만한 행사로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의정부음악극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수원연극축제, 고양국제꽃박람회 등을 꼽을 수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컬처 도넛’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짚었다.





@ 수원시 


수원은 밤에 놀러 가기 좋은 도시다. 수원 화성의 야경을 관람하는 ‘수원화성 달빛동행’이 인기다. 올봄에는 더 화려해진 수원의 야경을 맛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수원화성국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연극제가 올해는 ‘수원연극축제’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밤 프로그램이 화려하다. 조명쇼 ‘수원 아켄수스(아켄수스는 라틴어로 점화 혹은 점등의 의미)’가 수원의 밤을 수놓고, 스페인 공연 팀 ‘작사 시어터’의 거리극과 우리 공연 팀 불꽃쇼 <공무도하가-희희낙락>이 공연된다(5월1~5일).


이름을 바꾸면서 거리 공연을 강화했다. 스페인 마요르 광장의 거리 축제 팀이 수원을 찾는다. 극단 ‘불의 전차’ 팀은 10m나 되는 대형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발리언트 왕자’를 공연하고 ‘작사 시어터’는 불꽃쇼 <평화의 제단>을 선보인다. 시민 연극축제인 ‘수원생활연극축제’와 ‘대학연극페스티벌’도 함께 열려서 아마추어의 열정과 프로페셔널의 연륜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수원연극축제에서는 스페인 공연 팀 ‘작사 시어터’의 불꽃쇼를 만나볼 수 있다. 여러 작품 중 놓치지 말고 꼭 챙겨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은 연희단 거리패의 <안데르센>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볼만한 작품’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수사학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는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삶을 재구성해 성장 드라마로 꾸민 작품인데 극 안에  ‘미운오리새끼’ ‘쓸모없는 여자’ ‘길동무’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가 녹아 있어서 한 번에 다섯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좋은 아동극이 여러 편 선보인다.





@ 고양시


국내 최대 전시장인 킨텍스가 위치한 고양시는 박람회의 도시다. 여름방학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박람회’가 열린다. 어린이 관련 학습지 등 교육 관련 상품, 키즈카페나 테마박물관 등 체험시설, 어린이 스포츠 용품, 어린이 안전 먹을거리, 어린이 패션 용품 등 어린이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전시된다.


성남아트센터와 쌍벽을 이루는 공연시설 ‘아람누리’가 있는 고양시는 공연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1000석이 넘는 대극장이 세 곳(아람극장, 아름음악당, 어울림극장)이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클래식과 만날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첫걸음’, ‘청소년을 위한 팝스 콘서트’를 꾸준히 열고 있다. 


@ 고양국제꽃박람회


수도권에서 가장 성공한 축제로 꼽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이번 단기 방학 시즌에 열린다(5월10일까지). 고양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꽃박람회는 예쁜 꽃과 희귀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꽃을 사기에도 좋다. 화훼 농가들이 초대되어 직거래로 꽃을 판매한다. 호수공원에는 축제 기간에 고양시의 고양이를 상징하는 러버캣 대형 풍선 조형물이 설치된다. 이 시기에 고양행주문화제가 열려 퍼레이드도 볼 수 있다(5월2일). 퍼레이드는 낮에는 화정문화광장에서 화중로로 이어지며 저녁에 별무리경기장에서 마무리된다.

 

아동극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는 무대의상이 독특한 공연이다. 꽃박람회에 간다면 어울림누리에서 하는 이스라엘 오나 포랏 어린이극단의 아동극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를 권한다(5월2~3일). 무대미술과 의상이 독특한 공연이다. 좀 더 진지한 문화생활을 원한다면 트라우마 주제전 <트라우마의 기록>과 <감정 발산 프로젝트>를 추천한다. <트라우마의 기록>은 근현대사에서 겪었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작가 13명이 재연한 것이고 <감정 발산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체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형 공연장이 많은 고양시는 성남시와 함께 클래식 기획 공연이 좋기로 유명하다. 올봄에 가장 기대를 모으는 연주회는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주 ‘베토벤 여행’이다(5월12일). 안스네스와 말러 체엄버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여행’은 클래식 히트 시리즈 중 하나로 이미 20개국이 넘는 곳에서 공연되었다. 베토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볼 만한 연주다.






@ 성남시 


성남아트센터에는 클래식 공연이 강하다. 지난해 첼리스트가 아닌 지휘자 장한나를 만날 수 있는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BBC 프롬스에서 지휘자로 데뷔하는 장한나는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성남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앱솔루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했다. 매 공연 전 30분씩 장한나가 직접 설명하는 공연 해설 시간을 가졌다. 


국립발레단이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제작한 대작 발레 <왕자 호동>도 성남아트센터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왕자 호동>은 한국무용계의 권위자 국수호씨가 줄기를 잡고 해외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차진엽씨가 갈래를 쳐, 묵직하면서도 발랄하고 다채롭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강수진 예술감독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지난해 성남아트센터에서 기획한 행사 중에 눈에 띄는 것은 현대미술 전시였다. <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전은 현대미술에 패션을 접목했다. 미술은 패션의 스타일리시함을 차용하고 패션은 미술의 고고한 주제의식을 받아들였다. 구사마 야요이와 루이비통, 데미안 허스트와 리바이스, 키스 해링과 유니클로가 협업을 했듯이 11명의 현대미술 작가와 7명의 패션 디자이너가 ‘따로 또 같이’ 작품을 제작해 전시했다. 


성남의 풍성한 야외무대


성남아트센터라는 든든한 베이스캠프를 바탕으로 화려한 공연 기획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성남문화재단에는 스테디셀러 공연이 많다. 해설이 있는 콘서트 <마티네 콘서트>에서는 올해 슈베르트 교향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이고,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여는 ‘파크 콘서트’에서는 김창완밴드·김건모·이승환 등을 초대해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분당중앙공원은 서울 시민들이 탄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서도 들러볼 수 있는 위치다.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파크 콘서트’가 열린다. 오랜만에 오페라도 제작한다. 고양문화재단이 오페라 <나부코>를 제작한 것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가을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제작할 예정이다. 첼리스트 장한나와 <앱솔루트 클래식> 시리즈를 진행했던 성남문화재단은 이번에는 스위스 톤할레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초대해 <뮤직 알프스 in 성남>이라는 청소년 음악캠프를 연다.


성남문화재단은 최근 성남미디어센터를 개관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체험을 실행하고 있다. 직접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 스튜디오와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소리 스튜디오가 있는데, ‘드림캐스트’와 ‘라디오스타’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 용인시


한국민속촌이 있는 용인은 전통의 도시다. 여름에 용인에 가면 대부분 캐리비언베이에 가서 물놀이를 하지 민속촌에 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민속촌은 다른 곳보다 3℃ 정도 기온이 낮다고 한다. 이 민속촌에서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시골 외갓집의 여름’이다. 선비들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풍류를 즐겼던 ‘탁족’이나 시원한 정자에서 죽부인을 안고 잠을 청하는 경험 등을 할 수 있다. 시원한 등목을 하고 차가운 얼음 평상에 앉아볼 수도 있다(한국민속촌 홈페이지 참조).






@ 부천시


먼저 만화의 도시 부천이다. 서울시 도봉구와 다툼이 있긴 하지만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인 둘리의 주소지가 부천이다. 부천시는 지난 2003년 둘리에게 명예주민등록증을 발급했다. 둘리가 만화잡지 <보물섬>에 처음 연재된 1983년 4월22일을 둘리의 생일로 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위치한 부천시 원미구 상동을 둘리의 주민등록상 주소로 정했다. 


만화의 도시 부천은 여름에 가장 큰 잔치를 벌인다.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주인공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부천은 영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영화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영상 제작기술 단기 강좌도 개최한다(부천영상미디어센터 홈페이지 참조). 





@ 안산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각 지자체에서 다양한 축제가 생겨났다. 그중 수도권 도시에서는 야외극을 중심으로 한 축제가 인기였다. 특별히 부각할 특산품이나 대표 상징물이 없을 때 축제 분위기를 내는 데는 야외극이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자리를 잡은 축제로 꼽히는 것이 바로 안산거리극축제다(5월1~3일). 안산공연창작센터 등을 통해 꾸준히 창작 역량을 쌓아서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 <유도소년>이 안산에서 공연된다. 안산이라는 도시를 축제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프리페스티벌_원곡동> <안산 순례길> 등의 공연에서 도시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정진새 연출의 <올모스트, 단원>은 지역 주민들이 배우가 되어 자기 이야기나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동체 연극이다. 연출가는 이미 <올모스트, 석관> <올모스트, 상수> <올모스트, 문원> 등으로 지역 읽기 작업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안산 순례길>이나 <올모스트, 단원>은 은유적인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담아냈다.


축제 후에 주목할 만한 공연은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유도소년>(5월21~24일)다. 대학로에서 가장 재미있는 극단으로 꼽히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으로, 청춘의 열정과 위트를 엿볼 수 있다. 맛있는 공연이 배달되어 왔으니 꼭 챙겨 보시기 바란다.





@ 안양시 


안양은 공공예술의 도시다.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전문센터인 ‘안양파빌리온’이 최근 오픈했다. 2005년부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가 진행되었는데, 여기서 선보인 작품 5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이 전시를 보면 공공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하고 내일을 가늠할 수 있다. 안양예술공원 일대에 설치된 이 ‘지붕 없는 미술관’의 작품들을 전문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산책할 수 있다(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홈페이지 참조).


안양예술공원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옛 유유산업 공장 부지를 재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 건축 박물관인 김중업박물관이다. 김중업 선생은 한국 최고의 건축가로 꼽힌다. 박물관은 총 6개 건물로 이뤄졌는데 ‘김중업관’에 그가 생전에 남긴 건축도면과 모형 등 작품 100여 점이 상설전시 중이다. ‘문화누리관’은 김중업 선생이 직접 설계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편의시설도 잘 갖추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소풍 가자


안양은 수도권 도시 중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된 도시로 꼽힌다. ‘지붕 없는 미술관’을 목표로 하는 안양예술공원은 서울 올림픽공원을 제외하고 가장 미술작품이 많이 설치된 공원 중 한 곳이다. 이곳에서 야외 설치작품의 설명을 들으며 봄소풍을 즐길 수 있는 ‘ASAP 작품 투어’가 평일 2회, 주말 3회 진행된다(참가비 1000원에 음료와 쿠키까지 제공된다).


이 안양예술공원의 랜드마크는 김중업박물관이다. 건축가 김중업 선생이 1959년 설계한 유유산업 공장 건물을 지난해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인데, 개관 1주년 기념 전시회 <여기, 이어지다:한·프 건축전>이 열리고 있다(5월10일까지). <근대 건축의 공간적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4월18일부터 5월9일까지 매주 토요일 건축 강연도 열린다. 김중업박물관 어울마당에서는 상주 극단인 ‘즐거운 사람들’의 어린이 창작 뮤지컬 <책키와 북키>가 공연된다(5월3일까지). 1992년에 창단한 ‘즐거운 사람들’은 어린이극 분야에서는 상당히 인정받는 극단이다.






@ 평택시


여름 축제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건 단연 보령머드축제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가기에는 거리가 제법 멀다. 아쉬운 사람들이 주목할 조그만 머드 축제가 있다. 평택시 바람새마을에서 하는 ‘논풀머드축제’다. 말 그대로 논을 활용한 논풀장에서 실컷 노는 축제다. 피부 미용과 아토피에 좋다는 황토 진흙이 흥건하다. 트랙터 달구지 타기, 논 왕우렁이 잡기 체험, 맨손 물고기 잡기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고, 캠핑도 가능하다(http://www.balamsae.com 참조). 





@ 의정부시


<원스> <비긴 어게인> <송 원>과 같은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정부음악극축제를 권하고 싶다. 음악극(Music Theatre)은 작곡가 바그너가 극시·음악·무용을 결합한 종합예술로 ‘뮤직 드라마’를 제안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삶을 연주하다’를 주제로 내건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드라마가 있는 음악극을 통해 시민들이 새로운 공연 형식을 접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올해 공연되는 작품 중에는 말러 100주기를 추모해 기획된 작품 <말러매니아>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프랑스 극단 ‘테아투르 시네마’의 <사랑의 역사>도 2D와 3D 영상을 무대미술로 활용해 실험적인 무대로 주목받는다. 국내 작품 중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 <살리에르> 등 예술가의 삶을 재조명한 뮤지컬을 주로 제작한 HJ컬처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 <파리넬리>가 기대작이다(5월16~17일).


음악극축제가 열리는 동안 의정부 예술의전당 전체가 음악 페스티벌 냄새가 물씬 나는 곳으로 꾸며진다. 주제 체험관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공연 전후에 둘러볼 만하다. 음악극축제 전에는 천상병 시인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5월3일까지).






@ 광주시-이천시-여주시


경기도 이천시는 여주시·광주시와 함께 ‘도자기의 도시’로 꼽힌다. 격년으로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데 아쉽게도 올해는 행사가 없는 해다. 세 도시 모두 도자기로 알려졌지만 조금 성격이 다르다. 관요의 고장이었던 광주시는 전통 자기가 발달하고 여주시는 스타일 있는 현대자기가 발달한 것에 비해, 이천시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자기가 발달했다. 이 이천시에 있는 ‘세라피아 토락교실’에서 여름방학 때 ‘빙글빙글 물레체험'을 연다.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은 다른 곳에도 많다. 하지만 이곳은 실제 도자 작가들이 일대일로 지도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하루 50명씩만 체험한다(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 참조).



세계 3대 도자비엔날레’의 도시로 오세요


중국 도자산업의 중심이 징더전(景德鎭)이라면 경기도 여주·이천·광주는 한국 도자산업의 중심이다. 2001년 시작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일본 미노 도자비엔날레, 이탈리아 파엔자 도자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도자

비엔날레로 꼽힌다. 도자 신기술이 선보이는 파엔자 도자비엔날레와 생활자기가 강한 미노 도자비엔날레와의 차별점은 엄청난 규모다. 여주·이천·광주 세 곳에서 나뉘어 진행되는데, 올해는 4월24일부터 5월31일까지 열린다(이천 세라피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 도자세상).


세 곳 모두 도자기로 유명하지만 지역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왕실 자기 분원이 있었던 광주는 전승 자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자기 공장이 많은 여주는 생활자기가 발전한 곳이다. 이천은 공방이 많아서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이다. 세 곳의 특성에 맞게 전시회도 광주에서는 과거의 도자기를 볼 수 있는 <동아시아 전통도예전>이, 여주에서는 현재 생활자기의 다채로움을 확인할 수 있는 <오색일화전>이, 이천에서는 미래의 발전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수렴과 확산전>이 열린다. 메인 행사라 할 수 있는 국제도자공모전 수상 작품 전시는 이천 세라피아에서 이뤄진다.






@ 하남시


하남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눗방울 체험전>을 했다. 어린이들이 ‘버블랜드’에서 구름빵 만들기, 공으로 비눗방울 맞히기 등 비눗방울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비눗방울은 ‘자율 안전 확인’을 거친 것으로, SBS <스타킹>에서 비눗방울 묘기를 보여주었던 정일권씨가 전체 체험을 연출했다.



@ 양평군


양평군에서는 매년 여름 시원한 물의 축제가 악동들을 기다린다. 겨울 산천어축제나 송어축제처럼 직접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메기수염축제’가 양평군 수미마을에서 열린다. 낚시가 아니라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체험이다. 독살(일명 석방렴)을 활용해 잡을 수도 있다. 잡은 고기는 요리 코너에 가져가면 요리를 해준다. 메기를 못 잡아도 어죽은 얻어먹을 수 있다. 마을 식당에서 끓여주는 메기매운탕을 먹을 수도 있다. 물대포와 물바가지 혹은 물총을 가지고 참가하는 물싸움놀이도 준비되어 있다


수미마을 외에도 양평군에는 물놀이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 많다. 양평농촌나드리 홈페이지(www.ypnadri.com)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는데, 감자·옥수수·복숭아 등을 직접 수확해볼 수 있는 곳도 많다. 별내마을에서는 당나귀를 타볼 수 있다. 당나귀는 키가 작고 순해서 아이들이 말보다 안전하게 탈 수 있다. 당일 체험 프로그램도 있고 1박2일 체험 프로그램도 있는데,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된다.



@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이 있는 과천은 과학적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주말에 꼭 들러야 할 도시다. 지난해 여름 방학에는 ‘원목 카프라 구조물 높이 쌓기 대회’ ‘골판지 만화경 만들기 체험’ 그리고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기획된 ‘사이언스 캠프’ 등이 준비했다. 우주의 신비를 담은 창작 뮤지컬 <춤추는 태양계>도 공연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런 특별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상설전시가 워낙 규모 있게 진행되고 있어서 방학 때 아이를 꼭 한번 데려가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