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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발견

요즘 젊은 셰프들은 다들 이렇다고 하는데...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7. 7. 11.



요즘 젊은 셰프들...
확실한 특징이 있다.

예전 셰프들은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한 설명이 길지 않았다.
그냥 맛을 보면 안다며, 먹어보길 권했다.

젊은 셰프들은 다르다.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그리고 할 말이 많다.
왜 이 음식을 만들었고, 자신은 어떤 변화를 주었고, 사용한 식자재의 특성은 무엇이고, 왜 그것을 썼고, 어떤 방식으로 조리했는지, 소상히 설명한다.

예전에는 음식평론가의 평이 셰프의 평보다 길었는데, 요즘은 반대다. 

그리고 음식평론가의 평보다 더 디테일이 살아있다.
이런 소통적인 방식이 더 나은 것 같다.
덕분에 식재료의 특성이 대해, 조리법의 효과에 대하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송보라 셰프도 자신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했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수면 위의 조리과정 뿐만아니라 수면 밑의 준비과정까지 그려볼 수 있었다.

송보라 셰프의 음식에서 느껴지는 것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였다.
특별히 힘을 준 재료가 있는 것이 아니고,
마치 실내악단처럼 조용히 합을 맞췄다.
스탠다드의 구축과 변주가, 적당했다.

송 셰프의 스타일은 한식 식재료를 양식 조리법으로 조리하는 것이다.
원석을 골라내는 솜씨와 이를 가공하는 실력이 야무지고 섬세했다.
그녀가 레스토랑을 연다면 해녀삼촌들이 망태기를 들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는 제주 바닷가가 어떨까 싶었다.

선착순 8명이라,
어렵게 예약했는데,
로또 맞은 기분~~~



송보라 셰프의 메뉴 소개 :

나는 긍정과 열정을 모토로 요리한다. 
식재료의 소중함을 알고 각각 재료에 이야기를 담아 요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디너 팝업은 7월 9일 여름 장마 와중에 진행 되었다. 원치 않게 비가 왔지만 빈대떡을 대신한 따뜻한 리조또가 잘 맞아들었다. 
기온의 변화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제철 식재료' 도감도 맞춰서 이해해야 한다. 자연에 맞추어 흐름을 따르면 그게 제철 식재료가 된다. 
같은 농산물이 사시사철 생산 되더라도 확연한 맛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진한 바다와 싱그러운 여름을 담았다.
메인은 성게리조또를 듬뿍 넣고 얼마전 일본 여행에서 사온 짭짤하게 산미가 있는 우메보시와 맑은물에서만 자라는 순채를 곁들였다. 
샐러드는 어머니가 담궈두신 맛있게 숙성된 매실청으로 드레싱을 했다. 요즘 정말 달고 아삭이는 미니오이와 성주참외, 의령옥자두, 지인이 주신 무농약 블루베리 그리고 이 재료들에 상큼함을 더할 애플민트를 얇게 썰어 넣어 만들었다.

첫 번째 한입거리는 일반적이라, 보다 무게를 조금 더 싣고 싶었다. 크림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포르치니버섯과 감자와 쌉쌀하게 진한 말차의 만남을 주선했다.
두 번째 한입거리는 짙은 와인빛이 매혹적인, 산미 높인 비트피클과 화창한 하늘에 떠있을 것 같은 구름같은 리코타 치즈, 여기에 연주를 도와줄 로즈마리 실파절임과 미니관자를 얹었다. 

마무리에 담은 음식은 건강을 더하고 새로운 만남을 맞이 하기 위한 마음으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아사이베리 두부 무스, 꽃 영양의 보고 화분, 안토시안이 풍부한 아로니아쨈, 비타민열매파우더와 코코넛 파우더를 더했다. 

음식의 조화는 먹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조합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