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곳만 찾아가는 여행 한 번 안 해보실래요~~~
임진왜란 당시 왜군 베이스캠프가 있었던 곳
정한론의 주축들이 태어난 곳
한일 강제병합의 주역들이 자란 곳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희생된 곳
가미카제 특공대가 훈련하던 곳...
이처럼 여행을 가서 불편한 역사의 진실을 응시하는 것을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전쟁과 재해 등 비극의 현장을 찾아 추모와 성찰의 계기로 삼는 관광)’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다크투어리즘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4.3사건 학살자를 기리는 제주도 4·3평화공원, 독립운동가들이 주로 수감되었던 서울 서대문형무소, 그리고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대패했던 칠천량해전을 기리는 거제시 칠천량해전공원이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관광지로 꼽힙니다.
이런 다크투어리즘과 관련해 요즘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일본 규슈 일대와 야마구치현입니다.
이곳에 메이지유신의 토대가 된 삿초동맹의 두 축 사쓰마번(지금의 가고시마현)과 조슈번(지금의 야마구치현)이 있고, 가미카게 특공대를 기리는 치란마을이 있고,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희생된 하시마(군함도), 윤동주 시인이 옥사한 후쿠오카형무소 등이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삼국시대에 한반도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곳이었지만 임진왜란의 전초기지가 되고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는 곳이었지만 ‘정한론’ 등 제국주의 의식이 싹튼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런 답사여행을 주강현 교수님이 기획하셔서 시사IN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주 교수님은 시사IN에 <문명의 바닷길>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답사하는 여행을 서울대 CEO 인문학 과정이나 사회대 교수 연수에서 이미 다녀왔더군요.
이번 여행의 취지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조선과 청나라는 근대화에 실패했는데 일본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고,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었고, 그렇게 이룬 근대화로 조선을 침략하려고 했는지를 현장에서 파악해 보려는 것입니다.
더불어 요즘 우리 사회에 일베가 이슈인데 그 극우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본향을 직접 보면 극우의 생리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략 이런 곳을 가는 일정입니다.
요시사 쇼인의 쇼카손주쿠(학숙) - 은종환
1) 야마구치현 하기
조슈 번의 중심도시였던 야마구치현 하기는 우리와 악연이 깊은 곳이다. 한일합병의 주역인 조선 공사(이노우에 가오루, 미우라 고로), 통감(이토 히로부미, 소네 아라스케), 주차군사령관(야마가타 아리토모, 하세가와 요시미치), 총독(테라우치 마사다케)은 물론, 내각총리(가쓰라 다로) 등이 모두 이곳의 쇼카손주쿠 학숙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기에서 총 5명의 일본 총리가 나왔다. 아이러니한 것은 하기는 백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는 사실이다.
(야마구치현에서는 청일전쟁 후 일청강화조약이 맺어진 시모노세키도 들러볼 예정입니다.)
2) 나가사키현 하시마(군함도)
야마구치현의 하기 못지않은 악연을 가지고 있는 나가사키현 하시마(군함도)에는 한국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다. 하시마(군함도)는 아베 일본 총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해서 이슈가 된 바로 그 ‘지옥섬’이다. 일본 미쓰비시가 운영하던 이 섬 탄광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120여 명이 사망했다.
군함도를 가는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는데 군함도에 들어가서 조선인 위령탑을 찾아보는 관광객은 더 없다. 조선인 위령탑은 옆 섬에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배를 빌려 타고 갔다와야 한다. 좀 수고스럽지만 보고 오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나가사키에서는 일본이 네델란드를 통해 서양문물을 도입했던 데지마도 볼 예정입니다.)
3) 사가현 가라쓰 성터
임진왜란과 관련된 곳 중 꼭 둘러볼 곳이 몇 곳 있다. 사가현의 가라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출정을 위한 베이스캠프였던 ‘히젠 나고야성’이 있던 곳이다. 성터에 있는 ‘나고야성 박물관’은 드물게 일본이 과거사에 반성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거북선 모형과 이순신 장군 영정까지 전시한 이 박물관은 임진왜란을 일본의 ‘침략전쟁’이라고 규정하고 한일합병이 ‘불평등조약’이라고 설명한다.
(가라쓰에는 제주올레를 수입해 조성한 규슈올레가 있어서 잠시 이 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구마모토성 - 은종환
4) 구마모토현 - 구마모토성과 아소분지
구마모토 현의 구마모토성은 일본의 3대 성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성을 축조한 사람이 임진왜란 당시 고니시 유키나가와 함께 일본군의 선봉장이었던 가토 기요마사이다. 가토 기요마사는 울산성을 참고해서 구마모토성을 축성하였는데 이때 조선의 기술자를 다수 동원했다(성 근처에 울산마을이 있다). 성벽 하단의 곡면이 적이 타고 올라오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는 울산성을 본뜬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의 칼데라분지로 규슈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곳인 아소산-아소분지 일대는 일본의 1호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마츠무라 다츠요시라는 인물이 있는데 아소산에 가면 그의 기념비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그 외에도 구마모토 출신 인물 여러 명이 시해에 가담했다(아소산은 이번 여행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나가사키현에서 구마모토현으로 넘어갈 때는 시마바라를 통해 배로 넘어가는데 이곳은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세이난전쟁이 벌어진 격전지 입니다.)
5) 가고시마현
나가사키 현과 함께 규슈의 인기 관광지인 가고시마 현은 시마즈 가문이 통치하던 사쓰마 번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임진왜란 때 붙들려간 조선 사기장들은 도자 기술을 발전시켜 사쓰마 자기를 만들어 냈다. 유럽인들이 중국 자기 대신 수입해 간 사쓰마 자기는 중국 자기의 문양에 일본의 고유한 색감을 입히고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고급화를 도모했는데 이 도자기를 수출한 돈이 메이지유신의 혁명자금으로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풍광이 좋은 가고시마 현에서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곳 중의 하나가 치란마을이다. 치란마을이 바로 ‘가미카제 마을’이다. 영화 <호타루>가 흥행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2차대전 당시 규슈 지역에만 여러 곳의 항공 훈련소가 있었지만 유독 치란 마을이 부각된 것은 지속적인 상징화 덕분이다. 이곳에서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를 추모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보면 일본의 숨은 욕망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의 이와사키호텔에 묵을 예정인데 이곳은 일본에서 아주 유명한 호텔 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페친 김판균 님이 만들어주신 이번 답사여행 경로 지도입니다.
문의 :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064-799-9312)
접수 : 스토리투어 (02 598 2952)
아래 일정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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