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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

맘충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7. 9. 7.
맘충

아이에 대한 정서는 아이를 키워봤냐 아니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심지어 다른 소수자들에 대해 감수성이 발달한 사람마저도.

카페에서 우는 아이, 떼 쓰는 아이, 휘젓고 다니는 아이...
그 아이를 달래고 어르지 않는 엄마를 보았을 때...

그들은 이해해 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해는 한다. 그들이 이해해 주지 않는 모습을.
하지만 나는 그 상황 뒤의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서글프다.

그 엄마는 집에서 아이에게 100번 소리를 지르고 왔을 것이다.
내가 해방된 곳에서 아이도 해방되길 바라는 마음에 방관했을 수 있다.

그 엄마와 그 아이를 한심하게 보는 그 혹은 그녀가 100번 그 카페를 오는 동안,
그 엄마는 겨우 한 번 왔을 것이다.
아이를 데려왔다는 생각을 잠시 잊고 싶었을 수 있다.

그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한 존재지만,
그 엄마에게는 위험에 노출된 존재이기도 하다.
아이가 직면할 위험으로부터 100분 동안 주시하다 잠시 1분 소홀했을 수 있다.

아이를 혼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간만에 간 그곳에서,
아이를 혼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일 수 있다.

그냥 조용히 신호를 주면 된다.
살짝 혼을 내는 시늉을, 아니면 어르는 시늉을,
당신의 아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요, 라는 것을 알려주면 된다.
그러면 100명 중 99명의 엄마는 달려와서 아이를 수습해 갈 것이다.

사람이 먼저라는데,
다른 사람의 애완동물에 당신이 취하던 행동을 생각해 보라.
그냥 그 정도의 호의만 보여줘도 충분하다.
엄마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할 것이다.

부모가 더 문제라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그런 아이를 보면 '내 아이가 저 정도가 아니라서 천만 다행이야'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되는 그런 물건이 아니다.

아이 데리고 온 엄마는 출입금지?
흑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앉지 못하게 하던 시절이 불과 50년 전이었다.
정녕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가?

아이는 당신을 해치지 않는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
불편을 참지 못하고 구분 짓는 것을 우리는 '차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