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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

적폐 청산의 적은 누구인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7. 11. 13.

'적폐적 사고 체계'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고 있다

 

 

- 시키는 대로 한 것이 무슨 죄냐고?

 

<[단독] 靑 지시 따른 공무원만 구속..관가 쇼크 "일하지 말란 얘기"> 11월10일자 매일경제 기사의 제목이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한 공무원이 무슨 죄가 있냐는 논리다. 그것이 위법이든 탈법이든, 상관 않고 시키는 대로만 할 것이면 조폭을 했어야지, 왜 공무원을 하는가? 우리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시키는 대로 해서 불법을 자행했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거 아는가? 시키는 대로만 한 조폭도 잡혀간다는 것을. 그러려고 공무원 되었나, 자괴감 들지 않나? 처벌을 피하고 싶다면 본인이 확실한 핍박과 강요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될 일이다.

 

 

- 수사를 받던 검사가 자살했으니 수사책임자(서울중앙지검장)가 물러나라고?

 

‘수사 중인 검사’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곧 구속될 검사’가 자살한 것이다. 고 변창훈 검사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자살했다. 한편 그를 제외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의 수사 방해 당사자로 꼽힌 검사들은 대부분 구속되었다.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책임 소재를 따져 본다면, 수사를 받는 와중에 자살한 것이 아니라, 변호사와 상담하다 자살한 것이니 상담을 제대로 하지 못한 변호사의 책임일 것이다.

 

제대로 따져보자. 검사 자살이 그리 값진가? 그동안 검찰 조사 받으면서 자살한 사람이 100여명이다. 그때마다 지검장을 교체했는가? 아니 지검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는가? 검찰이 스스로 자성을 했나? 왜 검사 죽음에만 호들갑인가? 변 검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압박수사가 진행되었다고 밝혀진 적 없다. 문제를 삼으려면 '수사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수사를 했나'에 대한 것으로 하라. 확실한 것은 공범자들이 대부분 구속되었다는 사실 뿐이다.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이 당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의 수사를 방해한 국정원 파견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는 형국'이라고 공격하는데, 아니다. 당시 가해자는 윤 지검장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검찰 수뇌부와 박근혜 정부다. 국정원 파견 검사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방해자'다. 방해자 수사는 당시 방해를 받았던 사람이 가장 잘 안다. 당연히 윤석열 지검장이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 그리고 ‘박영수 특검’ 때도 윤 지검장은 수사팀장이었다. 왜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되는가? 

 

 

- 일개 청와대 행정관에게 정치 보복을 한다?

 

대기업에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혐의로 허현준 전 행정관(박근혜정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을 구속하자 그는 정치보복이라고 항변했다. 소가 웃을 일이다. 그가 보복할만큼 정치적 가치가 있는 인물일까? 아니면 그를 보복하는 것이 정치적 가치가 있는 일일까? 개나소나 ‘정치보복’ 운운하고 언론이 이를 받아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정치보복 운운하는데, 사실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지금은 살려두는 것이 낫다. 친이계가 바른정당의 주축인 상황에서 이명박을 치면 탈당 사태로 위기인 바른정당의 붕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이는 자유한국당에 힘을 집중시키는 일로 현 여권과 문재인정부에 손해나는 일이다. 



- 방송법 개정하면 KBS 사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본인이 방송법 개정의 제물이 될 만큼 신성하다고 보는가? 법은 법이고 적폐는 적폐다. 지금 법으로도 고대영과 김장겸은 충분히 적폐다. 적폐는 적폐대로 바꾸고 법은 법대로 바꾸면 된다. 이런 어법은 박근혜가 '통일되면 물러나겠다'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100일 넘게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던 김민식 MBC PD처럼 행동을 한 사람만이 자신의 행동을 바꿀 때 옵션을 걸 수 있는 것이다. 고대영 따위가 방송법 개정 조건을 다는 것은 똥차가 길 닦아줘야 지나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얘기다. 


- 적폐청산 하느라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말고 안보와 경제나 신경 쓰라?

 

적폐청산이 바로 안보고 경제다. 안보와 경제를 망친 것에 대한 과정을 따져보는 것이 바로 적폐청산이다.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힌 것이 아니라, 적폐가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안보나 경제나 신경 쓰라? 발목을 잡는 과거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 당신들이 망친 안보와 경제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언제부터 대한민국 검사들이 안보와 경제를 어떻게 신경 쓰나? 공장에서 부품 조립하고 총 들고 나라 지키나? 검사의 일은 안보 도둑 잡고 경제 사기꾼 잡는 일이다. 그 안보 도둑과 경제 사기꾼이 바로 적폐다. 검사가 안보와 경제를 지키는 일은 그 도둑과 사기꾼을 잡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