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99,000원 '여수 맛 기행'을 상상하다
얼마전 여수와(하지수)님의 '여수의 맛' 여행을 동행하게 되었다. 2시간 남짓 시간 동안 여수 활어/선어/건어물/패류 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수와 나'라는 컨셉으로, 여수에서 나고 자란 하지수가 생각한 '여수의 맛'을 잘 풀어냈다. 어패류에 대한 이해도 깊어 질문에 답하는데 막힘이 없었다. 24,900원으로 마이리얼트립에 올라와 있는 여행인데, 이 여행을 어떻게 하면 99,000원짜리 여행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 여수와님과 이 여행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여수에서의 특별한 저녁식사를 설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시장부터 방문한다는 컨셉이다. 앞뒤를 바꾸는 것인데, 시장을 둘러보고 거기서 산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저녁식사를 예약한 사람들을 데리고 시장부터 돌아본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재구성 해보았다. 어떻게 업그레이드 시킬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6하원칙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 누구와?
1) 경험 많은 일식 셰프, 2) 설명하기 좋아하는 여수 수협 중매인(혹은 경매인), 3) 다양한 어종을 잡아본 선장님. 즉 잡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시선으로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언제?
어느 요일에 가면 가장 활기찬지, 언제 가면 경매를 볼 수 있는지, 어느 시간대에 가면 여유롭게 설명을 들을 수 있는지 감안해야 할 것 같다.해산물의 제철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면 좋겠고. 그래서 이번 답사에서 목표로 삼아야 할 어종도 정해 두고. 이를테면 이번에는 삼치와 참치 그리고 새조개와 섭 그리고 멍게 정도.
@ 어디를 가보아야 할까?
시장만 도는 지금 일정에서 2030과 간다면 공간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들은 어폐류에 대해 4060만큼의 관심은 없으니까. 이순신광장 반대쪽의 카페촌과 함께 동선을 설계하는 것이 좋을 듯.
서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면 느낌도 달라진다. 느낌이 달라지면 생각도 달라진다. 언덕의 카페에 가면 아빠의 배를 기다리는 선원 자식의 입장에서 항구를 바라볼 수 있다.
4060과 함께 간다면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직접 사고 집에 택배도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을 여유있게 확보해서.
@ 무엇을 더 할 것인가?
각자 온 여행자라면 다 둘러본 뒤에 각자 구매하고 오라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먼 거리가 아니니 왔던 동선을 돌아가면서 구매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함께 온 여행자라면 몇 가지 물 좋은 해산물을 사서 포장마차 한 곳을 수배해 둔 다음 거기서 간단히 조리해 함께 먹으면 어떨까. 얼음에 화이트와인이나 소주 맥주를 넣어두어도 좋겠고.
@ 이 여행을 왜 하는 것인가?
여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여수 수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모두 잘 해내고 있는데, 이 여행을 이끌고 있는 여수와(하지수) 본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어릴적 여수에서 찍은 사진을 패드에 저장해서 설명할 때 활용하는데, 패드가 익숙하지 않은 5060을 위해 사진을 출력해 파일철로 만들어서 가지고 다녀도 좋을 듯.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코스 마무리 부분에 해서 잔상을 남기는 것도 좋을 듯.
@ 이 코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체 여수 일정의 마무리 부분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이 일정 뒤에 요트를 타고 여수항의 석양을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미리 협의된 장소에서 구입한 해산물로 파티를 해도 좋을 것 같고. 간단하게는 섭외된 된 포장마차를 활용할 수도 있고, 단체라면 공동 숙소에서 같이 먹어도 좋을 것 같고. 좀더 럭셔리하게 가자면 요트를 섭외할 수도 있고. 암튼 여기서 구입한 해산물로 저녁을 함께 하는 것으로 99,000원 '여수의 맛' 프로그램을 여수와님을 위해 만들어 보려고 한다.
<여수 맛집 추천>
@ 고재열 여행감독 추천 : 경도회관(하모 샤브샤브/ 겨울엔 새조개 샤브샤브), 바다지음(마띠유호텔), 백초횟집(고급 회), 진미꽃게탕, 칠보마차(선어회) 그리고 안도 제일식당(할매 손맛 최고)
경도회관은 여수 미식기행의 성지와 같은 곳입니다. 식객의 허영만 선생님이 여수 출신이신데 거기서도 하모(갯장어)가 비중있게 언급되죠. 경도회관은 그 하모 샤브샤브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중 한 곳입니다. 10여년 전 여수에 처음 갔을 때는 경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서 하모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지금은 시내에도 매장이 있더군요. 하모 삼합(하모+적양파+갓김치) 꼭 드셔보시길요.
마띠유호텔의 바다지음은 여수의 음식을 가장 고급지게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일식 한식 중식 셰프가 협업해서 코스를 내놓는 '동북아 한 상'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마띠유호텔 이정경 대표가 와인 마니아라서 다량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어서 다양한 방식의 페어링을 도모할 수 있다.
백초횟집과 진미꽃게탕은 여수 음식이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해준 곳입니다. 미술관 관장님이 영화감독님을 대접하기 위해 모시고 간 곳이었는데 깍두기처럼 끼어서 갔습니다. 둘 다 잊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전라도 말로 맛있다는 걸 '개미가 있다' 혹은 '개미지다'고 하는데 개미가 아주 만땅인 곳이었습니다. 여수에 가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안도 제일식당은 제가 섬을 다니면서 만난 식당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 중 한 곳이었습니다. 할매 혼자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어떻게 이렇게 모두 맛있게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신기해서 다음에 다시 찾아가 보았는데 역시나 뚝딱뚝딱 마법처럼 모두 만들어 내셨습니다. 통상적인 섬밥상과 다르게 화려합니다. 금오도 트레킹 마치고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 음식전문가 추천 : (맛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분들입니다.)
이승훈(백곰막걸리 대표/전 막걸리협회 사무국장) : 노래미식당(쏨뱅이), 상아식당(통장어탕), 약수닭집(닭구이), 양지선어(삼치회, 노랑가오리회)
정태겸(여행작가) : 백금식당(서대회), 마노식당(세프 출신)
백현석(공항철도공사 경영본부장) : 가막만횟집, 용진하우스(짱어탕, 조개탕),넘너리바닷가(새조개, 하모), 아와비(전복죽 등 해산물), 순애네직화굴구이
기타 추천 : 갈매기횟집, 41번 포차, 복춘식당(아귀탕)
@@ 여수 현지 미식가 추천 :
@ 여수 명창 제정화 쌤 추천 : 먹거리25시. 서울왕족발보쌈. 동원식당떡갈비. 부림. 곡성. 석정. 백수초밥. 백송. 청미식당. 쌍봉아구. 여수쭈꾸미. 미나식당. 조일선어식당. 포차1번가. 마띠유. 준스시. 꽃돌게장1번가. 화선생. 청풍명월. 구봉산장. 우정통닭. 칠보마차. 대어횟집. 뜰방에꼬꼬닭. 순천돌곱창. 경도회관. 문자네통장어. 산골식당장어. 호수장어. 향촌. 한우만. 취해. 함평한우. 광양불고기. 일조오리. 도투마리. 별미정. 해성갈비. 함남면옥.
@ 후배 김정현(GS칼텍스 지역협력팀장) 추천 : 활어와 선어-어부지리 (가성비 짱), 희망선어(이순신광장)/ 잡어매운탕-남원추어탕 010-8600-5837, 조은가든(순천 상사)/ 소와 돼지 곱창전골 막창구이-환영식당(덕양) / 생선구이+물회+우럭매운탕-자연횟집(소치) / 막걸리-정이들면(소호동)/ 서대회-웅천부일식당/ 장어탕-문자네통장어(여수시청 근처), 밀도(여수시청 근처)/ 삼겹살과 소고기-축산이야기/ 옛날돈가스-헤밍웨이(장군도 전망)/ 생돼지갈비-풍미정
@ 전 여수 엑스포 홍보팀장(손혁기) 추천 : 봉정식당(쎄미탕), 삼대농원(닭코스)
@@ 문헌 고찰 :
@ <전라도 섬 맛기행>(강제윤) : 생일도 배말구이, 금오도 도다리쑥국과 성게알찜, 안도 백년손님 밥상과 성게식혜, 개도 시감치꽃동회무침
@ <우리바다>(수협) : 여수수협 특산물 - 멸치, 서대, 참장어, 굴
@ <남도 맛집>(광주광역시) : 작은어촌(장어구이), 한일관(해산물한정식), 산골식당(장어정식), 구백식당(서대회), 백천식당(해산물한정식), 일품매우(한우 샤브샤브), 여순식당(장어구이)
@ <바다맛기행 2>(김준) : 갯장어는 경남 고성과 전남 고흥에도 많이 나는데 먹는 방식이 달라서 서로 비교해보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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