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전교조 해직교사와
YTN 해직기자 만남을 주선했을 뿐이고
해직 학생(고려대 출교생)들 찾아왔고
80년 해직 기자(김영호 언론연대 대표)는
해직자들 건강 걱정할 뿐이고
80년대 해직 PD(KBS 현상윤 PD)는
둘째 아들 담임선생님(김윤주 교사)
찾아서 달려왔을 뿐이고...
온통 해직자들 뿐이고...
전교조 해직교사(왼쪽) 분들과 YTN 해직기자(오른쪽)들이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뒤의 사진은 1988년 언론노조 창립식을 찍은 사진인데, 우리의 언론 시계가 이때로 돌아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어제 전교조 해직교사들과 YTN 해직기자들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YTN 노종면 위원장이 전교조 해직교사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독설닷컴>에서 이 만남을 제안했는데, 언론연대와 언론노조에서 도와서 성사되었습니다.
팔자에 없는 산타 노릇도 했습니다.
어제 모임의 직접적인 계기는 한 이름 없는 누리꾼이 기증한 ‘선물카드’ 14장이었습니다.
이 분은 해직교사들과 해직기자들이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따뜻한 식사 한 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선물을 전달해달라고 했습니다.
해직교사들과 해직기자들이 조용히 만날 수 있도록
블로거분들만 불렀는데, 기자들이 반칙을 했습니다. ^^
어떻게 알고 왔는지(내가 블로그로 알렸구나. ㅋㅋ)...
'맛객'님을 비롯해서 '10대 미네르바' 정장원군 등 많은 블로거가 참석해 주셨습니다.
YTN에서는 6명의 해직기자 중에서 노종면(노조위원장) 현덕수(전노조위원장) 우장균 조승호 기자와 정직 처분을 받은 지순한 기자가 왔습니다.
전교조 해직교사 7명 중에 윤여강 정상용 설은주 교사가 왔습니다.
해직교사 윤여강 설은주 선생님, 해직기자 조승호 우장균 기자, 전 해직학생 강영만 김지윤(왼쪽부터)씨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만남을 주선하는 입장이라 경황이 없어 나누는 이야기를 잘 듣지 못했는데,
한 해직교사 분이 “전에는 어디어디 교사였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말하자,
노종면 위원장이 “지금도 여전히 선생님이십니다”라고 현재형으로 정정해주는 것을 얼핏 들었습니다.
그들은 영원히 교사와 기자로 남을 것입니다.
해직교사들과 해직기자들은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짧은 ‘포토타임’을 갖고
블로거들과 함께 근처의 카페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회포를 풀었습니다.
현덕수 기자와 조승호 기자는 아내가 교사라, 그것도 전교조 소속 교사라 감회가 더욱 새로운 것 같았습니다. 현 기자는 "아내가 그랬다. 남편이 해고될 때는 잘 실감이 안 났는데, 동료 교사들이 해고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 공감이 갔다고. 좀 섭섭하기는 했지만 그 만큼 전교조 교사분들의 해직이 비상식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직자 샷'이다. 해직기자 해직교사 해직학생 등 오직 해직자만이 잔을 부딪칠 수 있었다. 이날 술자리에는 해직자가 비 해직자만큼 많았다.
1980년 한국일보에서 해직되었던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혼자 술을 마시지 마라”라고 충고했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고대녀’ 김지윤씨는 “선생님들의 해직 소식을 듣고 남일 같지 않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 지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려대 출교생’이었던 그녀 역시 2년 가까운 ‘해직 대학생’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해직 PD’ 출신인 KBS 현상윤 PD는 허겁지겁 달려와서 김윤주 교사를 찾았습니다(김 교사는 회의가 있어서 이날 만남에 동참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들의 담임선생님이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윤주 교사의 부친은 동아일보 해직기자이셨습니다.
(저도 해직 기자로 보시는 분이 많은데, 저희는 짤리기 전에 ‘동반사표’를 내고 제 발로 걸어 나왔습니다. ‘자발적 해직’인 셈이죠.)
해직...
해직...
해직...
1975년에 해직된 기자의 딸이 전교조 교사가 되어 2008년에 해직 당하고...
1988년에 해직 당한 PD가 2008년에 해직당한, 아들의 담임선생을 찾아오고...
1980년에 해직당한 기자가 2008년 해직된 후배들을 위로하고...
2006년에 출교당한 학생들이 2008년에 해직당한 교사들과 기자들을 위로하고...
온통 해직자들 투성이였습니다.
밖은 2008년인데 카페 안은 1980년대였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2008년을 마무리했습니다.
고대가 망친 나라 고대가 수습한다. 고대 선후배 사이인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과 '고대녀' 김지윤씨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곧 크리스마스입니다.
'선물카드' 한 장으로는 이들의 헛헛한 마음을 달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서울시교육청과 YTN 사옥 앞에 가시면 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하자보수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대녀, "한여름에 맑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4) | 2009.07.19 |
---|---|
“누리꾼 덕분에 하루만에 석방되었다” (고대녀 인터뷰) (91) | 2009.06.01 |
이명박 천신일 선배와 맞선 고대 총학생회장 (23) | 2009.05.06 |
김연아엔 비굴하고 운동권엔 비정한 고려대 (137) | 2009.04.02 |
44년 전, 청와대 진격투쟁의 ‘배후’에는 ‘청년 이명박’이 있었다 (16) | 2008.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