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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하자보수팀

김연아엔 비굴하고 운동권엔 비정한 고려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4. 2.



임종인 전 의원이 고려대 출교생 천막 농성장을 찾아 격려하는 모습.



어제 ‘고대녀’, 김지윤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에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긴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지윤씨는 고려대 출교생 7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출교생 7명은 교수들을 감금시켰다는 ‘누명’을 쓰고 출교 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의 ‘출교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서 복학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이 출교 처분을 받은 것은 괴씸죄 때문이었습니다.
교수들과 학생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학교측은 학생들 중에서 그 전 해에 있었던 이건희 회장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에 항의했던 학생들만 골라서 중징계 했습니다.)

법원에서 ‘출교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출교가 부당하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학해서, 일부는 졸업까지 했는데, 다시 소환해서 징계하겠다는 것입니다.

학교 측의 입장은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서
출교 처분을 받고 농성했던 기간을 ‘무기정학’으로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게든 출교생들 학적부에 ‘빨간줄’을 그어보겠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이런 조치가
운동권 학생회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에서 운동권 학생회가 부활했습니다.)
‘운동권 학생은 끝까지 손봐준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1980년대에도 없었던 일입니다.
그때도 대학은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습니다.
운동권 학생이라 할지라도 대학 측에서는 웬만하면 졸업은 시켜주려고 했습니다.

요즘, 고려대 하는 짓을 보면 정말 몰염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 한 명 배출한 것을 가지고 위세를 떨며,
법과 제도 위에 군림하려 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시에서 보여준 특목고 우대가 그렇고,
입시부정 의혹에 대해서 답하지 않는 모습이 그렇고
밝혀진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누구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지금 고려대 총학생회장이 정경대 학생회장일 때
정경대 신입생 새로배움터 강사로 저를 초청했습니다.
그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강사로 불러야 하는데
나를 강사로 부른 것은 ‘의미 있게 실패한 선배’의 경험을 통해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으라고 부른 것 같다.

‘시사저널 사태’를 통해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여러분도 여러분 앞의 고난을 담대히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교우 출신이 대통령이 된 지금이 기회로 보이겠지만, 사실 고려대에게 가장 위기다.
사회에 진출한 당신들의 선배들은 어떻게든 콩고물을 얻어먹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당신들이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들이 졸업할 때에는 세상이 고려대를 손가락질 할 것이다.
그 비난은 온전히 당신들 몫이다.
(5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고려대가 손가락질 당하는 학교가 되어버렸네요.)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러분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할 말 하는 고려대’의 모습을 보여줘야 나중에 자유로울 수가 있다”  


언론노조총파업 집회를 취재 중인 고대녀, 김지윤씨.



출교생들은 ‘고려대의 잘못을 고려대가 비판하는’ 선봉에 서 있었습니다.
촛불집회 당시 고대녀 김지윤씨를 비롯해 강영만씨 등 출교생들이 집회 현장을 누비며 시민들과 함께 했습니다.
김지윤씨는 이후 언론노조총파업 등을 취재하며 ‘미디어 악법 개정 반대’ 운동에도 함께 했습니다.

‘민족고대’가 ‘명박고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김연아한테는 더 없이 비굴한 모습을 보이면서
운동권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가혹한 모습을 보이는 고려대,
정말 쪽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