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붙어보자'
MBC 노조 분위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그랬습니다.
MBC가 언론노조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무한도전> <무릎팍도사>가 결방되느냐?
박혜진 손정은 이정민 앵커가 안 나오느냐?
연말 시상식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느냐?
등에 대해 관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분위기는 이랬습니다.
MBC 노조사무실. 노조사무실 집기를 재정비하고 총파업에 대비했다.
MBC 구성원들은 이번 총파업을 절체 절명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언론노조 차원의 1일 파업이 몇 번 있었지만, 사실상 '서류상 파업'에 머물렀습니다.
방송 업무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노조 관계자들이 모여서 집회를 여는 정도였지요.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언론노조 총파업은 26일 06시에 시작됩니다.
총파업이 시작되면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등 인기 프로그램이 결방되는지,
유명 앵커들이 뉴스에 출연하지 않는지,
연말 시상식이 제대로 치러 지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분위기는 언론에 나오는 대로,
당장 파업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차질이 불가피하겠지요.
그러나 좀 정돈이 될 것입니다.
보수언론이 트집을 잡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노조에서도 이에 대한 고려를 할 것입니다.
총파업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PD수첩 이중각 PD.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노조원들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것입니다.
예능프로 제작진과, 유명 앵커와, 시상식 스텝 모두 파업 동참 의지가 높습니다.
다만 보수언론의 공세에 대비해 노조에서 수위 조절을 하느라 약간의 변동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한명 한명의 영향력이 워낙 큰지라 노조에서도 이들을 보호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MBC 분위기는 '한 번 붙어보자'는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나는 조선일보방송 기자 안 한다'
'나는 중앙삼성방송 앵커 안 한다'
'나는 동아일보방송 PD 안 한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교하자면,
낙하산 사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의 YTN 노조 분위기와 닮아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려고 하지?'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파업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말 그대로 바보되고 매장되는...
(일종의 'YTN 효과'라고 해야할까요,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고양되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벌이는 '무한도전'을 보고,
유명 앵커들을 TV 화면이 아닌 거리에서 보고,
연말 시상식이 우울한 가운데 진행되는 것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MBC 노조는 노조 사무실에 랜선을 설치해 놓는 등 총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이 내년 임시국회로 '미디어 7대 법안' 처리를 연기하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저도 이와 관련해 MBC 노조의 박성제 위원장을 인터뷰하는 등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 노조 파업 상황은
'몽완브라더스(미디어 몽구 + 미디어스 완군)'가 밀착 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몽완브라더스'를 통해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시사IN 기사로 이와 관련한 내용은 자세하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수언론+한나라당+재벌, 삼각편대와 맞선 MBC가
어떤 싸움을 벌일지 관심이 갑니다.
KBS처럼 지리멸렬하게 패퇴할지, YTN처럼 당당히 맞설지
아마 후자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함께 지켜보시죠.
1994년 MBC 총파업 당시 사진. 가운데 손석희 교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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