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재열식 학벌주의’에 대한 글을
‘블로고스피어’에서 두 편 보았습니다.
제가 다른 건 다 참아도
저를 학벌주의자로 모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제가 학벌주의자로 읽혔다면,
그것은 제 불찰일 수 있겠지만
그런 부당한 오해를 받을 행동을 한 적도,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습니다.
이것만은 못참겠습니다.
'YTN 해직기자' 조승호 선배(가운데)는 식권 열 장으로 우리에게 순두부 다섯 그릇과 '오징어 직화구이'를 사주었다. '순두부 다섯 그릇'을 시작으로 우리는 '네가 물면, 우리도 문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어드린다'는 '보람 상회'를 만들기로 했다.
‘고재열은 학벌주의자’라는 말이 나온 경위를 살펴보면 대략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 과 선배인 YTN 해직기자 조승호 기자를 후원하는 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둘) 12월30일~31일, 언론노조 1박2일 집회 당시 과 선후배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
셋) 언론노조 총파업에 참여한 과 선후배들이 뭉쳐, ‘네가 물면 우리도 문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물어 드린다’는 ‘도움상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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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가지 팩트를 가지고
‘고재열은 YTN 해직기자 중 과 선배만 돕는다’
‘언론노조 총파업을 과 선후배 단합의 계기로 삼았다’
‘은근히 학벌을 과시한다’ 등의 비난이 싹튼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반박하겠습니다.
1. ‘YTN 해직기자, 조승호 후원회’ 추진 경위는 이렇습니다.
1) 언론노조에서 해직기자 1명당 100명의 후원회원이 붙어서 이들을 돕자며 후원회원 모집 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과 선후배를 통해 후원회원을 모집할 수 있는 ‘조승호 후원회’를 조직하기로 했습니다.
2) 그 취지는 조승호 기자가 우리 선배니까 그만 돕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동문수학했던 조승호라는 사람을 통해서 YTN 해직기자 문제에 관심을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후원금은 조승호 별도 계좌로 가지 않고 언론노조가 개설한 'YTN 해직기자 후원회'에 개별적으로 납부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조승호 선배도 이에 대해 수긍했고, 다른 해직기자들에게 해가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3) ‘조승호 후원회’는 고대 신방과가 아니든, 고대가 아니든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다 받아드렸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하나 없습니다. 조승호와 가까운 사람부터 그를 책임지자는 취지로, 조 선배의 과 동기, 과 선후배 라인을 통해 먼저 섭외를 했을 뿐입니다. 아마 보험하시는 분도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확장해갈 것입니다. 그렇게 한명 한명 낚았습니다. 선후배 결혼식에 가서, 송년회에 가서 뜬금없는 YTN 파업 이야기 하면서 후원회원을 모았습니다.
4) 다른 취재기자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나머지 다섯 명을 한 명씩 맡아서 후원회를 조직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조승호 후원회’로 모형을 만들어 보여주자고 생각했습니다. 해직 100일 째가 되는 1월14일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 언론노조 총파업 12월30일~31일 집회에서 과 선후배 사진을 찍어서 올린 이유는 이렇습니다.
1) 그 글을 쓴 이유는 ‘우리가 길바닥에서 송년회를 하게 된 것은 MB 때문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함께 MB 정부와 싸우러 나오다 보니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이상 보지 못했던 선후배들을 길바닥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것을 우화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썼습니다.
2) 실제 송년회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상징적인 표현이었을 뿐입니다. 다들 자신이 속한 언론노조 지부 지회 깃발 아래서 움직였기 때문에, 함께 모일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길바닥에서 수인사하며 가는 해를 보냈다는 의미로 ‘송년호’라고 표현했습니다.
3) 동문수학했던 선후배들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아 이들이 언론학을 헛배우지 않았구나’ 안도했습니다. 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계속 열심히 이 싸움에 임해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기록했습니다.
4) ‘도움상회’ 컨셉은, 정의감에 불타는 동기와 후배들을 보며서 ‘저러다 다치겠구나’ 싶어서(제가 그렇게 다쳐봐서 압니다. 그땐 아무 것도 아닌 징계인 줄 알았는데, 직장인이 ‘무기정직’이라는 징계를 받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더군요.) 정말 비상연락망이라도 만들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3. 은근히 학벌을 과시하고, 학벌 덕을 보려한다는 비난에 대해서 반박합니다.
1) 고대 출신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저는 시사저널 사태 때 고대 선배인 심상기 회장과 금창태 사장 편을 들었을 것이고, 같은 이유로 YTN에서도 노종면 위원장과 조승호 기자가 고대 선배인 구본홍을 따랐을 것입니다. 같은 학교 선배를 향해 싸우는 것이 그냥 싸우는 것 보다 1.5배 힘이 듭니다. 덕을 보려고 했으면 그들을 따라갔을 것입니다.
2) 참고로 저는 고려대 출교생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몇몇 동문들과 '졸업장 반납운동'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출교생들이 복교해서 다시 졸업생 신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려대 졸업장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은 없습니다. 졸업 후 10년 동안 동창회비 한 번 내본 적 없습니다.
3) 예전 고려대 신입생 새로배움터에 가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졸업할 무렵이 되면 세상이 고려대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 가서 봉변당하지 않으려면 여러분이 앞장서서 이명박 정부의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라고요. 지금 고대 출신에게 가장 큰 장이 섰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장에서 깽판치는 각설이패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내가 졸업한 대학을 사랑하는 한 방식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것이 학벌주의라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4. 제 뒤에서 칼을 꽂는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1) 이런 비난을 먹더라도 저는 해직기자들이 해직된 지 1백일 되는 날까지(불과 사흘 남았습니다). 일단 '조승호 후원회'라고 1백명을 채울 것입니다. 원래 언론노조에서도 해직기자 한 명당 1백명 후원회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그걸 혼자 추진하려니 힘에 부칩니다. 그래도 합니다. 욕해도 합니다. 제가 파업을 해봤기 때문에 그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학벌주의'라고 비난한다면, 저는 감내하고 가겠습니다.
2) 욕해도 좋습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YTN해직기자를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제 방법이 최선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방법을 통해서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3) ‘독설닷컴’을 운영하며 숱한 칼을 맞아왔습니다. 그 대부분은 내가 아군이라 생각했던 쪽에서 날아왔습니다. 청와대와 정부에서 온 항의는 불과 몇 번 되지 않습니다. 시사IN 내부에서 절반, 그리고 이쪽 언론계에서 절반이었습니다. 아주 거친 항의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기자들과 PD들과 방송인들과 블로거들에게 지난 7개월 동안 당할 만큼 당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이해하기 편리한대로 오해하거나,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며 거친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앞에서 하면 앞에서 들어서 힘들었고, 뒤에서 하면 뒤에서 들려와서 힘들었습니다. 정말 실망 많이 했고 맺힌 것 많습니다.
4) 어찌되었건 저는 저를 학벌주의자로 모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을 이유로 저를 비판하시려면 근거를 철저하게 밝히시기 바랍니다.
<알자지라>의 자존심, '적들도 믿는다'
왜? 정확하니까.
<독설닷컴>의 자만심, '적들도 클릭한다'
왜? 궁금하니까.
지난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언론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독설닷컴'은
올해도 '언론장악 7대 악법' 개정을 막아
한나라당과 조중동과 재벌의 '방송 사영화'를 저지하겠습니다.
'독설닷컴'을 직접 받아볼 수 있는
Hanrss 구독 을 많이 해주시길 부탁드리며
'독설닷컴카페(cafe.daum.net/poisonstory)'에 오셔서
재밌는 '뒷담화'도 나누시기 바랍니다.
'YTN 해직기자 조승호 후원회' 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월14일이면 그와 동료기자 5명이 해직된지 100일이 됩니다.
그 전에 후원회원 1백명을 모집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동참하실 분은 gosisain@gmail.com으로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금전적 후원은 언론노조 'YTN 해직기자 후원계좌'에 개별적으로 하시면 됩니다.
056-01-130734(농협) / 407501-01-135697(국민은행) / 035-067388-01-011(기업은행)입니다(예금주 :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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