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70호 기사,
‘대학 5학년’ 대한민국의 슬픈 초상,
기사를 읽고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독설닷컴’ 미주리특파원
박태인님이 글을 보내왔습니다.
취업이 안돼서 졸업하지 못하는
‘슬픈 5학년의 모습’에서
문득 자신의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시사IN 70호,
‘대학 5학년’ 대한민국의 슬픈 초상,
기사를 읽고
'대학 5학년' 대한민국의 슬픈 초상, 이 문구는 지난주 시사 IN 표지기사의 제목입니다. 높은 토익점수와, 자격증, 제2외국어, 인턴경력, 봉사활동, 헌혈증서까지 각종 자신들의 '스펙'을 몸에 치렁치렁 달고도 취직을 하지 못해 대학에 1년 이상 머무르는 대학생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만약 취직을 하지 못해 '도피성'으로 대학원을 간 사람들까지 합친다면 대학 6학년 7학년 8학년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시사IN 기사(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2)에서도 자세히 언급되었지만, 대한민국 대학졸업생들의 현실은 정말 최악입니다. 미국이 최악의 경제파탄이라며 높은 실업률에 모든 국민들이 놀라고 있지만, 대한민국 청년들만큼 미국대학생들도 노력한다면 미국의 청년 실업률은 0%에 가까울 것입니다.
저 또한 대학생이기에, 이 기사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기사를 읽고 다른 기사보다 훨씬 더 큰 느낌을 받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이 기사와 더불어 대한민국 청년들의 취업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취업의 현실이 제 친구들을 어떻게 몰아가는지 그 사연을 여기에 적어 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최근의 일부터 적어나가겠습니다. 제 주변의 아는 형 아는 누나의 취업 소식입니다. 제 주변분 중 가장 먼저 취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분이 취직에 실패한 사연입니다. 대한민국의 명문대중 명문대의 '경영학과'를 졸업하신 분입니다. 다른 과보다 유리한 경영학과였음에도 취직에 실패하였습니다. 학점도 우수하고 영어실력도 그리 부족하지 않았고, 중국어도 가능하며, 외국 교환학생의 경험과 봉사활동 경력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취직에 실패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취직 공부를 한다며 중국어 자격증을 따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두 번 째는 아버지가 검토하시던 입사원서를 몰래 보고서 안 사실입니다. 아버지가 대학교 교직원이신데, 9급 교직원을 뽑는 입사 감독관이셨습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 그 입사원서를 보시다가 잠드셔 그것을 슬쩍 보았는데, 그 입사하는 사람들의 학력과 경력 그리고 영어점수는 엄청났습니다. 서울의 명문대는 다 모아놓았습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고학력자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게다가 영어를 거의 쓰지 않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토익점수900점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인재란 인재는 다 모아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훌륭한 청년분들이 많았습니다.
이곳 미주리대학교에서도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슬픈 초상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 학교에서 만난 지방국립대 교환학생 형이 "지방대 학생 중 많은 학생들이 9급 공무원 고시에 목을 맨다"라고 했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지방 국립대 교수님도 지방대생들의 공무원 고시에 목맨다는 것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제 가장 친한 친구 2명은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두 친구의 친구들 또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재수했던 학원친구들을 살펴보면, 좋은 대학을 간 녀석들일수록 고시를 준비하는 시기가 빨랐습니다. 여기 미주리대학에서도 한국 졸업생 중 졸업 때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참으로 답답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약 외국인 친구들이 제 친구들을 다 소개받는다면, 대한민국은 고시 이외에는 직장을 구할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시사IN의 기사를 보고 제 주변의 친구들, 젊은 대학생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저 또한 어쩌면 제 취직 경력을 쌓으려 독설닷컴에 특파원을 하고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 이유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지도..그리고 이런 현실을 아시기에 부모님이 저를 유학보내고 당신들의 수입의 절반을 쏟아붓고 계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곧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학점을 딸지,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저번학기에는 미리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에게 족보를 달라며 문자와 메일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공부를 공부의 목적으로 하지 못하고 이미 취업과 제 미래를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 또한 대한민국 대학생의 슬픈 초상 중 1명이었던 것입니다. 슬픈 초상이 슬픈 초상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가슴이 답답합니다.
진실에 꽃이핀다는 시사IN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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