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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Inernational/박태인의 미주리 통신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본받으라고 말한 까닭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7. 19.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본받으라고 말한 까닭

박태인 - 독설닷컴 미주리대 특파원 (http://blog.joins.com/parktaeinn)


지난 3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또한 한국의 교육제도를 본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오바마가 했던 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 아이들은 미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개월정도 더 많다. 21세기 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해 보았을때, 미국 아이들 또한 그렇게 해야한다." 이런 오바마의 한국 언급에 또한 많은 한국 언론들과, 국회의원, 교육자들은 상당히 들떴을 것이다. 매번 욕만 먹는 한국 교육을, 미국 대통령이 따라야 할 롤모델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오바마가, 과연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이해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을까? 교육 평론가 이범이 말하였듯 '오바마는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이 학원 다니기에 지쳐 자살을 한다든가, 고등학생들이 밤 10시 반까지 학교에 갇혀 있다든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본 한국 교육의 현실과,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사이에는 어떤 괴리감이 존재 하는 걸까?
 



 
오바마의 말은 미국의 교육 조건을 고려해 이해해야
 
미국에서의 공교육은 정말 큰 골치거리다. 미국의 각 지방 및 도시의 교육예산중 절반은 그 동네 주민의 재산세로 채워 지므로, 가난한 동네의 학교는 더욱더 가난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가난한 동네에 사는 학생들은 점점 교육혜택을 못 받게되는 경우가 즐비하다. 예산이 부족해 일찍 학교가 방학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원체 미국은 학기가 조금 짧은편이다. 이런 짧은 학기를 중상위 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주민들 사이에 위치한 학교는 계절하기로 그 수업내용을 보충하거나,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 역시 가난한 동네의 사는 아이들은 받을 수 없는 혜택이다.

이런 미국의 현실을 감안해 보았을때, 한국처럼 미국의 초등 및 중등학교의 수업시간을 한국처럼 더 늘려야 한다는 오마바의 말은 충분이 이해할수 있는 말이다. 오바마는 미국아이들에게 더 평등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말이지, 미국 아이들을 한국 아이들처럼 아침부터 저녁 11시까지 뺑뺑이 돌릴것이라는 말이 아닌 것이다.
 
 
한국에서 초등학생이 자살하는 이유는,
공교육의 문제가 아닌 ‘한국형 평등주의’의 문제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는 상당히 고질적인 면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공교육과 사교육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우냐는 것인데, 최근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학원의 야간 교습 금지라든지, ‘학파라치(10시 넘게 운영하는 학원의 사진을 찍어 보도할 경우 포상금을 주는 제도)’ 등으로는 그 문제를 잡기 힘들 것이다.
 
한해 20조원이 넘는 돈이, 개인 소득의 절반이 넘는 돈을 자식 사교육에 쏟고 있어 노후자금도 없을 대한민국 학부모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만든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오바마가 본받으려 했던 대한민국 공교육이 엉망진창이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 ..내 대답은 88만원의 공동저자이기도 했던 박권일 씨가 지적한 '한국형 평등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박권일씨가 말한 한국형 평등주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일반적 의미에서 평등주의는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갖는 건 불공평하다”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형 평등주의는 “나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이다. 자매품으로 “내 아이도 서울대 가야 한다”와 “나도 MBA 따야 한다” 등이 있다. 즉, 일반적 평등주의는 ‘사회 전체의 비대칭’을 문제 삼는데 비해, 한국적 평등주의는 ‘부자와 나의 비대칭’만 문제 삼는다." 즉 사회의 불평등을 문제 삼고, 거기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교육에 사람들이 보다 더 큰 관심을 쏟는게 일반적 평등주의라면, 그런 공교육보다 빨리 다른 아이들을 짓밟고 내 아이는 엘리트가 되야 한다는 한국의 평등주의, 그리고 성공 강박관념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모양 이꼴로, 그리고 사교육의 찬란한 영광을 안겨준 형상이라고 본다.
 


 
한국의 제로섬 게임 "내 자식만은 성공해야 한다" 
 
한마디로 "내 자식만은 성공해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이 모인 개별적이면서도 집단적인 이기주의와, "학벌로 피해받은 부모들의 패배의식"이 두개가 합쳐져,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야기한 것이라고 본다. 위에 사진같은 경우, 수많은 인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져 있지만 다들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며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경쟁자 그리고 패배자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 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람들은 이 입시 설명회를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들었을 텐데..이 메가스터디 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인원중 80%가 넘은 사람은, '한국형 평등주의'에 피해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오늘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말고 자유롭게 풀어놔라?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옆집 부모집에 원어민이 들락날락 거리는데 내 아이가 한글책 열심히 보고 있으면 부모 가슴이 철렁철렁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겠지, 앞집 부모집에 미국인이 들락날락 거리는데 우리집 원어민 선생이 필리핀 사람이면 또 부모 이마에서는 식은땀을 흘릴테니..
 
이런 현실적 상황에는 현실적 대처가 필요할꺼고, 거기에는 아직까지 추진력이 있고, 자본력이 있는 정부쪽에서부터 올바른 해결책과 공교육 제도가 나와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형 평등주의'가 어떤 문제점을 야기하는지에 대해서도 토론을 해보고 생각을 나누어야 겠지. 그런데, 지금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의 일제고사,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대한민국 대학의 입시 자율화 등의 정책과, 학원 심야교습금지, 학파라치등 제도의 극한 모순점을 바라보니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며 국민들을 더욱 고통에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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