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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언론노조 2차 파업 관련 포스팅

한나라당 '미디어악법' 주역들의 정치적 운명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2. 26.


어제(2월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언론장악 악법 개정안'에 대한
기습 상정을 시도했습니다.

법안을 상정할 때는 법안명과 함께
'상정합니다'를 명확히 말해야 하는데,
고 위원장은 '어 어 어 어'라고만 말해서
상정의 효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편의상 이 법들을
'미디어어어어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법률안 개정 주역들의 정치적 운명을 살폈습니다.






'미디어어어어법' 개정의 주역인
나경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 겸 제6 정조위원장,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특위위원장,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의 정치적 운명을 살폈습니다.



먼저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
한나라당 미디어특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과 함께 '미디어어어어법' 개정의 투톱을 맡았습니다.
정병국 의원이 주로 법개정 논리를 만드는 역할을 했고
나경원 의원은 이를 외부에 선전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나경원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중구입니다.
17대 국회 비례대표였던 나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서 공천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밀리고 밀려 중구로 가서 박성범 전 의원의 부인인 신은경씨(자유선진당)와 붙게 되었습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뒤늦게 정범구 전 의원을 공천했습니다. 
18대 총선 결과는 신은경 후보가 생각만큼 표를 얻지 못하고 
뒤늦게 합류한 정 전 의원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나경원 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19대에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의원과 신은경씨가 지역에서 표를 다져 '권토중래'할 것이기 때문에 나 의원이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의 밑바닥 표다지기 노하우는 이미 정가에 정평이 나 있습니다. 
더욱 위협적인 요소는 정범구 전 의원입니다.
정 전 의원은 미디어 악법 개정 반대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미디어악법 개정 주역 나경원 vs 미디어악법 개정 반대 주역 정범구 구도가 만들어져서 '심판선거'가 이뤄진다면 나 의원은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여권 표는 신은경씨와 나눠 가져야 하고 
야권 표는 정범구 전 의원에게 몰릴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미디어 악법 개정에 대한 심판 성격을 갖는 선거가 치러질 것이기 때문에, 
낙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다음, 나 의원과 함께 미디어 악법 개정을 주도한 정병국 의원의 정치적 운명입니다. 
정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도 양평군가평군입니다. 
정 의원은 이 지역에서 3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른바 텃밭입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이 3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강력한 라이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 지지세가 그리 센 곳이 아닙니다. 
지난 여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두 지역 중에서 양평군의 인구가 가평군 인구의 3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양평의 판세가 중요합니다. 
양평은 점점 도회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여당은 농어촌 지역에, 야당은 도시 지역에 강합니다. 
여당에 불리한 곳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정병국 의원은 '임자'를 제대로 만나면 4선이 어렵습니다. 
정 의원은 선거에 약한 의원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당내 선거 등에서 이겨본 전례가 없습니다. 
심지어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원외 당협위원장에게도 '개박살'이 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입니다. 
홍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동대문을입니다.   
여기에서 홍 의원은 4선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쉽게 당선된 적이 없었습니다. 

지역구 특성 때문에 홍 의원은 그동안 '서민행보'를 해왔습니다. 
'강남당' 이미지의 당과 차별화 하면서 지역 표를 다진 것입니다. 
'서민행보'와 비주류 이미지를 바탕으로 홍 의원은 그동안 줄타기 선거를 치렀지만, 매번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선거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제 홍 의원은 '서민행보'와 비주류 이미지가 아닌 한나라당 대표 얼굴로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야당에서 강력한 후보가 나선다면 5선은 불가능해집니다.
이를테면 미디어악법 개정을 최전선에서 막고 있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현재 비례대표)이 출마한다고 가정한다면, 홍 의원의 낙선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이번에 미디어악법 개정이 성공하면,
홍준표 의원은 원하던 법무부 장관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홍 의원 최고의 경력이자, 최후의 경력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고흥길 문방위원장입니다.
고 위원장의 지역구는 경기 성남분당갑입니다.
아시다시피 분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입니다.
19대 총선에서 야당 바람이 분다고 해도, 결국 인구통계학적 특성으로 선거 결과가 수렴되기 때문에 고 위원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을 때 일입니다.
고 위원장의 나이는 66세입니다.
다음 총선을 치를 때가 되면 69세가 됩니다.
69세의 고 위원장에게 한나라당이 공천을 줄 리는 만무합니다.

만약 고 위원장이 친박 의원이라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그때는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고 위원장의 공천은 어렵습니다.
문화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문화부 장관에 임명될 가능성도 낮습니다.
법안 처리가 끝나면 용도 폐기된 그는 그냥 '뒷방 노인'으로 주저앉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상이 미디어악법 개정 4인방의 정치적 운명입니다.
'미네르고'의 예언이 실현되는지 안되는지,
같이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