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묻습니다. YTN 투쟁이 승리한 것인지, 패배한 것인지.
저는 그렇게 답합니다. '승리한 패배'라고.
YTN 노조의 '아름다운 패배'에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노조 비대위와 사측의 합의 내용만 놓고 보자면 분명 노조의 패배입니다.
구본홍 사장의 실체를 인정했고,
해직-정직자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고,
스스로 무장해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YTN 노조가 결과로서 패배했지만,
과정으로서 승리했다고 봅니다.
259일 동안 결사항전 함으로써,
내용적으로 낙하산 사장의 YTN 장악을 막아냈고
(사실상 바지사장으로 전락했죠. 실권은 다른 간부에게 넘어가고...)
공정방송을 위한 건전한 긴장관계 형성에 성공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YTN 노조분들께 역설했습니다.
'승리의 묘책'이 아니라 '패배의 방식'을 연구해야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패배'가 어떤 것인지,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만족할만한 패배는 아니라 할지라도 259일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입니다.
어렵게 만들어낸 결과를 존중하고 싶습니다.
259일 동안 YTN 노조가 어떻게 싸워왔는지 사진으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노종면 위원장 사진은 따로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14일, 낙하산 사장 선임을 위한 1차 주주총회가 열리던 그날,
'YTN 사태'가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들 앞에는 '용역산성'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렵게 1차 주주총회를 막아냈지만, 곧 2차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2차 주주총회 장에서도 '용역산성'에 막혔습니다.
몇 겹의 방어선을 뚫고, YTN 노조원들은 주주총회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끝내 낙하산 사장 선임이 결정되었습니다.
YTN 노조원들은 목놓아 울었습니다.
사장에 선임되었지만 구본홍 사장은 YTN에 출근할 수 없었습니다.
YTN 노조원들은 구본홍 사장을 막고 막고 또 막았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날이 가고...
달이 가도 그들의 생각은 변함 없었습니다.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측은 공권력을 동원했습니다.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고소 폭탄'을 남발했습니다.
YTN 앞마당까지 경찰들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집회도 하면서...공연도 하면서...
어렵게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시민들은 YTN 노조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동료 언론인들이 YTN 노조와 함께 했습니다.
'시사저널 사태'를 겪었던 시사IN 기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YTN 지키미)이 함께 했습니다.
연예인(가수 이은미)들도 함께 했습니다.
똑같은 처지에 있는 전교조 해직교사분들도 만나면서...
때로 낙담도 했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의지를 북돋우면서...묵묵히 그 길을 걸어나갔습니다.
사측은 해직과 정직으로 압박했습니다.
파업을 앞두고는 4명의 기자를 긴급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YTN 노조는 더 강력한 대오로 맞섰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도 YTN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찾아왔습니다.
임장혁 기자에 이어 현덕수 기자와 조승호 기자가 풀려났습니다.
노조원들은 마지막 남은 노종면 위원장의 석방을 외쳤고,
노조 비대위와 사측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노종면 노조위원장도 풀려나면서,
259일 동안의 'YTN 사태'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정방송'을 향한 그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계속 YTN에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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