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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 지키미 게시판/신경민 클로징멘트 중독증

김미화는 블러핑, 목표는 신경민이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4. 13.





MBC 엄기영 사장이 오늘 사장 담화문을 통해
논란이 되었던 라디오 MC 교체 껀과 관련해,
개그우먼 김미화씨를 유임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에 대해서는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 

MBC 노조와 기자들도 이런 결과를 예상했었습니다. 
김미화는 블러핑이고 신경민 교체가 목표다, 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네요.  
지난주 라디오 PD들이 사장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할 때
잠깐 손님 배웅을 위해 나온 엄기영 사장의 얼굴 표정을 보았는데,
피켓시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뻔한 꼼수를 쓰는 MBC 경영진이 참...그러네요)

그동안 MBC 경영진은
여러 차례, 여러 채널로, 여러 제안을 신경민 앵커에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부회의 때 공개적으로 제기되었던 내용이죠)
MBC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계열사사장-본부장 등의 제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MBC 기자들이 최악의 경우의 수로 예상했던 것은
신경민 앵커를 백분토론 사회자로 발령해서 손석희 교수를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경영진이 이렇게까지 막나가지는 않았네요.)

어찌되었건 이런 제안을 본인이 거절하자, 경영진은 교체라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은 이에 반발해서, 제작거부를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주 기사 마감 무렵에 신경민 앵커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나 때문에 비롯된 문제로 인해서 기자들이 뉴스 제작을 거부하고 있는데,
나는 그 뉴스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기분이 묘하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경민 앵커 교체껀은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선임자들로 구성된 MBC공정방송노조 교체 자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정성 문제를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공격했죠.
다양한 쨉을 날리고, 드디어 오늘 결정타를 던졌네요.  

외부에서는 신경민 앵커를 진보성향 언론인으로 보는데,
내부에서는 정치적 성향은 보수성향이지만 원칙을 지키는 언론인 정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MBC 노조위원장과 사장을 거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신 앵커에 대해
"신경민 선배는 노조 활동을 며칠 밖에 하지 않았다.
진보성향 언론인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
그런 언론인까지 설 자리르 주지 않는 MBC가 한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찌되었건 신경민 앵커 교체 껀은 큰 분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 기자들이 특히 문제삼는 것은 교체의 방식입니다.
의견수렴을 하기로 했던 보도국장이 밀어붙이기 식 교체를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반감이 상당합니다.
MBC가 계속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신경민 앵커와 전화로 진행한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합니다.  

앵커 교체에 대한 의견은?

" '할 말이 없다'고 말할 수박에 없을 것 같다. 나에 대한 일이지만 나는 할 말도 없고 할 일도 없다. 사측에서 공식으로 통보한 것이 없고, 기자들은 자기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 양쪽 다 나와 교감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한다."

앵커 교체가 결정된다면?

"그만두라면 그만두어야 하겠지만,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나면 그때는 나도 할 얘기가 조금은 있을 듯하다."

앵커멘트에 대한 소신은 어떤 것인가?

"지난해 12월31일 클로징멘트가 앵커멘트에 대한 내 소신이다. 철학이라고까지 하기는 좀 거창하고 내 원칙 정도로 소개할 수 있다. 짧은 멘트지만 심사숙고해서 쓴 것이었다.

(12월31일 클로징멘트)

"올 한 해 이 클로징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원칙이 숨쉬면서 곳곳에 합리가 흐르는 사회였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책임 신뢰 안전이었고 힘에 대한 감시와 약자에 대한 배려를 뜻합니다. 내용을 두고 논란과 찬반이 있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불편해하는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이 꿈과 소망은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주> 더 자세한 내용은 오늘 발매된 <시사IN> 83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앵커 및 MC 교체와 관련해 엄기영 사장이 발표한 담화문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MBC 사원 여러분!

최근 방송 구조 개편 논의와 유례없는 경영 위기로
우리에게는 생존을 위해 시시각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봄 개편과 함께 프로그램 경쟁력과 공익성을 높여야 하는 일은
무엇보다 무거운 과제입니다.
이 같은 시기에 뉴스데스크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문제로
제작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일부 사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공영성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회사 측에 일방적 수용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MBC 사원 여러분!

최근 일련의 회사 정책 결정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의견 분출은
정당한 내부 소통을 넘어 조직의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MBC의 경영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진행자 문제에 관해서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먼저 뉴스데스크 앵커는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과 사원 간에, 구성원 내부에서 일부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염원하는 공영방송 MBC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다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입니다.
후임 앵커는 이 기준에 비춰 최선의 선택이 이뤄지도록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발토록 하겠습니다.
구성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라디오 진행자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부인력 기용 차원에서 교체여부를 검토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이번 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MBC 사원 여러분!

봄 개편을 앞두고 검토해온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해
회사는 다각도로 판단하여 고심 어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 방송 정상화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제작 거부에 들어갔던 사원들은 방송 현장으로 복귀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MBC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 좋은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도록 합시다.

2009. 4. 13.
문 화 방 송 사 장 엄 기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