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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배철수의 라디오 선배였다고? (MBC라디오 최강 MC라인)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4. 25.



개그우먼 김미화씨 MC 교체 소동을 겪었던 MBC 라디오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20년 이상 진행자에게 수여되는 골든마우스와 10년 이상 진행자에게 수여되는 브론즈마우스를 받은 진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환담하고 사진 촬영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라디오계에서 <손석희의 시선집중> <여성시대>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지금은 라디오시대>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로 이어지는  MBC 표준FM은 최강 M라인으로 불립니다. 
청취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라디오계의 조선일보'라고 표현하면 쉽게 이해하실텐데, 엄청 싫어할 비유라 삼가하겠습니다.)
 
MBC라디오는 흔히 'MBC의 소녀가장'으로 불립니다. 
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TV 광고 판매에도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 광고를 넣기 위해 TV 광고를 덤으로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합니다.

최강 MBC라디오를 만들어낸 진행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사연과 
그들이 나눈 MBC라디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라디오PD 출신인 MBC 홍보실 안재주 차장이 보내줘서 소개합니다.





글 - 안재주 (MBC 홍보실, 라디오PD)

MBC 7층 라디오 스튜디오 복도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을 본 뜬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 조형물을 골든마우스라 부른다.
MBC 라디오는 20년 이상을 함께 한 진행자에게 골든 마우스를, 10년 이상의 진행자에게는 브론즈 마우스라는 특별한 공로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 대단한 '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저녁, 여의도, 골든 마우스회의 정기 모임을 찾았다.
회원들의 얼굴들을 살펴보자.

이종환, 김기덕, 강석, 이문세, 김혜영, 배철수, 최유라, 손석희~
경력 10년에서 40년까지. 모두 대한민국 라디오 최고의 아이콘들이다.

 막내가 '시선집중'의 손석희다. 라디오에서 마이크를 잡은지 올해로 11년째. 작년에 브론즈 마우스를 수상했다.
이제는 MBC 라디오를 떠난 DJ 이종환. 아직도 타방송사에서 심야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직 최고참 DJ.
65년 2월에 MBC 라디오 프로그램 '탑튠 퍼레이드'를 맡으며 출발했다.
'골든디스크'의 DJ 김기덕. 73년 4월에 '두시의 데이트'로 첫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일매일 방송을 해오고 있다. 36년째.
'싱글벙글쇼'의 강석, 김혜영. 단일 프로그램으로 20년을 넘게 진행하고 있다.
이문세. '별밤지기'로 12년을 일했다. 두시의 데이트를 거쳐 '오늘아침'의 DJ를 맡고 있다. 올해 22년째.
배철수. '음악캠프'를 19년째 진행중이다.


골든 마우스는 96년에 처음 제정되었다. 당시 김일수 라디오국장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MBC 라디오에서 오랜 진행자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표시였다.
어떻게 얼굴 본을 뜰까. 치과 의사가 동원되었다. 치아의 본을 뜨는 재질을 사용했다.  

이종환, "이게 그때(96년) 처음 만든거잖아. 그전까지는 아무도 해본적이 없는거거든. 치과 의사가 얼굴 본을 떠줬는데, 콧구멍에 빨대를 꽂아 주는거야, 마르는 동안 숨은 쉬어야 되니까" (웃음)
(지금은 나름대로 기술이 좋아져서 그러지는 않는다고)

방송 선후배들이 모이니 자연 방송의 족보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내년에 골든마우스를 받을 후보가 되는 배철수가 화제에 올랐다.
배철수는 90년 3월부터 '음악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배철수의 라디오 선배가 손석희 교수였다고?

저녁 6시 FM 프로그램의 진행자 조각들을 맞추기 시작한다.
결론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전신으로는 83년 <젊음의 음악캠프>가 있었다.
처음 진행자는 지금 <싱글벙글쇼>의 강석.
그 이후는 손석희. 손석희가 FM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다음으로 이수만, 유열을 지나 배철수.

 라디오에서 가족처럼 함께 지내다보니 에피소드들도 많다.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최유라가 '싱글벙글쇼'의 김혜영을 가리킨다.
"나는 혜영 언니 때문에 애 낳고도 일주일 밖에 못 쉬었잖아.

담당 PD가 김혜영은 몸 풀고 사흘만에 나왔다며 구박해서"
김혜영은 결혼식날 웨딩드레스를 입고 '싱글벙글쇼'를 진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골든 마우스는 한분 한분이 방송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라디오 방송을 단지 오래했다는 것을 넘어 한국 라디오 방송의 역사, 상징이지요.
방송인 최고의 모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제는 다른 방송사도 비슷한 취지의 상을 제정하여 시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골든마우스들의 모임은 이제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함께 봉사활동을 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덕의 말이다.

수도권에 라디오 주파수 채널이 몇개가 있을까?
23개가 있다.

영상매체를 빼고도 이렇게 많은 라디오 채널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10년. 20년을 매일매일 방송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의 성실성과 노력은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다.
이종환 "오래할 수 있었던 비결 같은 것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그냥 하는 거지. 라디오는 이제 생활이에요. 내게는 생활이 되버렸어."

서경주 라디오 본부장 "사실 방송환경이 냉정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10년, 20년 방송을 계속 하시는게 쉬운 일이 아니지요."


앞으로도 이런 라디오 스타들이 계속나올 수 있을까.
일단 MBC 라디오 골든마우스회는 올해 새로운 회원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성시대'의 양희은과 '2시만세'의 노사연이 올해 방송 10년을 맞는다.

버글스(The Buggles)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란 노래가 나온 것이 79년이었다.
그 뒤로도 수도 없이 많은 그룹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불렀지만 라디오 스타는 죽지않았다.
라디오 스타. TV 토크쇼 이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 스타. 라디오에 있다.

서경주 라디오본부장, 김기덕, 배철수, 최유라, 김용관 라디오부국장, 손석희, 강석, 이종환, 김혜영, 이문세(윗줄부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 사진 촬영하며 웃는 이유

다같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자는 DJ 이문세의 제의.
배철수 "내가 이래봐도 전직 락커야. 그런걸 어떻게 하나"
손석희 (놀란 눈)"아니 지금 그걸 다같이 하자는 건가요?"

말많다.
황금 입들의 하트는 결국 못찍었다.
그래도 즐겁다.
이런 유쾌한 분위기가 MBC 라디오를 끌어가는 힘이란 걸 우리는 안다.

라디오의 힘~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