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기자와 변호사가 시민들과 어우러져
함께 얻어맞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말한다.
‘맞을 자리에 갔으니 맞는 것이라고’
청와대 대변인은
‘촛불집회’를 ‘촛불집회’라고도 부르지 마라 하는데,
그럼 뭐라 부를까?
‘촛불집회’가 아니면 ‘우비집회’라 부를까?
6월 마지막 주말 열렸던 촛불집회에 대해 폭력 시비가 일자, 청와대 수석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의 비난에는 곰곰이 새겨볼 구석이 많았다.
이동관 대변인은 “언론에서 이제부터 촛불 집회라는 표현을 안 써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문제가 된 6월28일~29일 집회는 비가 많이 와서 촛불을 들 수가 없었다. 그날 집회를 묘사하려면 ‘우비집회’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시위대는 대부분 비옷을 입고 있었다.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는 “불법 폭력시위는 공동체의 평화와 이익을 깎아내리는 해충과도 같은 존재다. 불법 짝퉁 촛불시위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못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리한 지적이다. 비가 와서 일부 시위대가 ‘진짜 촛불’이 아닌 건전지로 불을 켜는 ‘짝퉁 촛불’을 들고 있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불법 집회’에 간 것이 잘못이다”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강제 연행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경찰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법 집행과정에서 당연한 처우를 받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상투적인 주장으로 일단은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냉정한 지적이지만 현실이다. 촛불집회 현장 상황으로 판단했을 때, 2008년 대한민국은 ‘법 앞에 평등’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폭력 앞에 평등’은 달성되었다. 경찰의 강경진압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기자와 변호사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일반 국민들과 똑같이 평등하게 얻어맞았다. 맞은 국회의원이 죄다.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아무런 의사능력이 없는 애기를 방패삼아 물대포 막겠다는 일부 시위참가자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진짜 부모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모르는 사례가 더 있다. 유모차로 물대포를 막았던 부모만 있었던 게 아니다. 머리로 경찰 곤봉을 때리는 시민도 있었고 어깨로 경찰 방패를 찍는 시민도 있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촛불집회 진압에 “1980년대식 강경진압을 한번 해볼까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해산 위주 진압을 검거 위주로 바꾸고 물대포에 최루액과 형광색소를 넣겠다”라고 발표했다. 이것으로 충분할까? 우파 논객 조갑제씨의 충고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조씨는 “경찰이 현행범인 폭도들에게 사용할 무기는 많다. 방패·물대포·최루탄·곤봉·수갑·총이 있다. 민주국가인 미국 워싱턴 백악관 근방에서 이런 폭동이 일어났다면 미국 경찰은 발포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좋은 충고다. 사람이 많아서 발포하면 최소한 빗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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