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기 바빴던 미국산 쇠고기 협상 주역들이
이제 적반하장으로 <PD수첩>을 맹비난한다.
그리고 쇠고기 굴욕 협상이
‘미국의 선물’이었다고 억지를 부린다.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궤변 잔치'로 변질되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은 없고, 그저 억울하다는 하소연뿐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할 때가 올 것 같다.
그때가 되면 ‘자전거 일보’들이 자전거 대신
미국산 쇠고기를 경품으로 줘서 ‘쇠고기 일보’가 될 지도 모르겠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미국 도축 시스템의 문제점,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를 지적했던 <PD수첩>이 정부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받은 <PD수첩>은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정정보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140쪽 분량의 해명자료 요구서를 보내고 압박했다.
<PD수첩>이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반성하기 바빴던 쇠고기 수입 협상의 주역들도 태도를 바꿔 목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미국산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PD수첩> 때문에 매국노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 보다 더한 명예훼손이 어디 있나”라고 비난했다. “<PD수첩> 관계자들에게 개인감정은 없다”라고 말했던 그는 검찰에 <PD수첩> 제작진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한 발 더 나갔다.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에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대해) 여러 가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노무현 정부시절 보수언론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노무현 탓’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당시 한국 측 협상 대표였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정 전 장관보다 더 나갔다. 역시 국정조사 특위에 불려간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에 선물을 준 것이다. 한국이 선물을 준 게 아니고 미국이 더 급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해 야당 의원들을 격앙시켰다. 민 전 정책관은 미국의 소박한 선물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답례가 너무 컸다는 사실은 간과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낸 것으로 ‘해석’되었던 그의 사표에 대해서도 민 전 정책관은 다른 주장을 폈다. “협상에 대한 책임으로 사표를 낸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협상 책임을 부정했다. 장관이 사표를 내니까 그냥 있기 머쓱해서 따라 냈다는 것이다. 그는 “사표가 반려되면 계속 있겠느냐”는 질의에 “결정에 따르겠다”라고 대답했다.
민 전 정책관보다 더 나간 한나라당 의원도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연예인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지난 쇠고기 정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연예인이 있는데 바로 김민선씨다. 블로그 올렸다가 글이 문제가 되자 삭제했지만 지금도 여기저기 남아 문제가 되고 있다. 허위사실이라면 조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선씨는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미국산 소를 뼈째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는 편이 낫겠다”라고 말했었다.
다음 차례는 뭘까?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보수 언론이 나오지 않을까싶다. 이미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보다 맛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구독 경품으로 자전거를 주는 보수 언론이 자전거 대신 ‘싸고 질 좋은 30개월 이상 된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경품으로 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 날이 오면 ‘안사먹으면 된다’는 탁월한 해결책을 제시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이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두 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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