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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IN 연예人/연예인 vs 정치인

박근혜는 선덕여왕일까? 미실일까?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6. 9.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다.
시청률 20%를 훌쩍 넘기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현재 시청률 5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드라마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더욱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몽>이후 MBC가 ‘월화 사극’의 강자로 재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 사극은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된다.
그리고 사극의 주인공에 정치 지도자를 매치시켜보곤 한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는 이런 경향이 더 도드라진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셋째 아들(지지율 3위)이 부여를 떠나(한나라당을 탈당해) 왕이 된다는 것을 보고 손 전 지사를 주몽에 비유하기도 했다.

‘여성리더십’을 다룬 <선덕여왕> 역시 이런 측면에서 화제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신라(TK)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먼저 박근혜 전 대표를 연상하게 된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선덕여왕일까? 미실일까?

‘친박 사관’에 의하면 박근혜는 선덕여왕이다.

‘왕의 딸’, 즉 공주의 신분이라는 점,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 ‘잊혀진 존재’로 살았다는 점 등이 ‘덕만공주(훗날 선덕여왕)’와 닮았다. 
이 경우 덕만공주를 위협하는 ‘실재적 권력’인 미실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내 권력 이동이 진행되면 ‘미실’을 이재오 의원에 비유할 수도 있다.
그리고 허당인 왕은 한나라당의 바지사장, ‘박희태 대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설정에는 한계가 있다.
한나라당 내 권력 투쟁 드라마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 스케일이 작다.

다음은 '친노 사관'에 따른 해석이다.
이에 따라 해석하면 야당까지 포괄하는 구도를 비교할 수 있다. 
'친노 사관'에 따르면 선덕여왕은 유시민이나 한명숙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둘 다 부상하고 있는데, 유시민과 한명숙을 ‘쌍둥이(천명공주와 덕만공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천명공주고 누가 덕만공주냐는 과제가 남는데, 일단 한명숙이 덕만공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시민 전 장관에게는 정치를 하지 마라고 유훈을 남겼지만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서는 자신이 갖지 못한 ‘화합형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며 그녀가 대선 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대체로 20~30대 유권자에게 인기가 좋다. 반면 한명숙 전 총리는 40~50대 유권자에게 인기가 좋다. 이는 한 전 총리 지지가 더 안정적이라는 것과, 집토끼(진보적인 유권자)와 함께 산토끼(보수적인 유권자)도 잡을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시민 전 장관을 덕만공주로 비유할 수도 있다. 이런저런 시련을 겪게 될 덕만공주와 극심한 안티에 시달리는 유 전 장관의 정치역정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권력의지'도 한 전 총리보다는 유 전 장관이 확고하기 때문에 이런 해석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미실은 누가 되는가?
박근혜 전 대표가 맡아줘야 한다. 
지금의 상황이 아닌, 내년 지방선거 뒤 한나라당이 참패한 상황이라면, 한나라당의 ‘실재적 권력’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넘어갈 것이다.
그때의 박 전 대표라면 미실에 비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드라마속 선덕여왕과 미실의 리더십 차이도 이런 비교를 가능하게 만든다.
박근혜와 한명숙은 리더십의 차이가 확연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명예 남성형’의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명숙 전 총리는 좀 더 모성적인 ‘화합형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여성 대권주자’라는 측면에서 좀 더 진전시킨 모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천명공주로, 한명숙 전 총리는 덕만공주로 보는 방법이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견제자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게임은 결국 한 전 총리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 비록 지금은 혈혈단신으로 사막을 넘어온 덕만공주처럼 최소한의 세력도 없는 상황이지만 야당(민주당)의 구심이 되면 금새 세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보 버전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민주노동당이 '미실'이 되고
진보신당의 투 톱, 노회찬 심상정이 천명공주와 덕만공주가 될 수 있다.
이 버전은 존재감 없던 민주당을 '허당왕'으로 설정할 때 가능한 버전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 이제 이렇게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처럼,
누가 선덕여왕이고, 누가 미실인가에 대해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여러분의 해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