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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입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6. 25.


어제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기 위해서 갔습니다. 
김경수 비서관을 뵜는데, 보여줄 것이 있다며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유족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따로 봉분을 만들지 않고 위에 '아주 작은 비석'을 하나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 비석이 들어설 묘역의 흙을 다지는 성토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장지는 유족과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가 상의해서 결정한 곳이었습니다.
처음 김 비서관이 묘역 터라고 알려준 곳을 보자 조금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찻길 주변의 평범한 나대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소견에는 명당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의 설명을 듣고 나니, 더 없는 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비서관은 그곳을 '고인의 일생을 아우르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곳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사저, 그리고 단체손님이 왔을 때 맞이했던 저수지 둑방, 생을 마감한 부엉이 바위, 어린 시절 자주 올라 포부를 키운 사자바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심었던 장군차 밭, 생태운동을 벌였던 합포천, 그리고 오리농법을 시험했던 논, 사법시험 준비를 했던 마옥당 터가 모두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덤프트럭이 있는 곳이 '아주 작은 비석'이 들어설 묘역입니다.
왼쪽 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년 시절 꿈을 키웠던 사자바위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도로가 바로 인접해 있어서 명당이라 보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달리던 차에서 담배꽁초라도 던지면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높이도 찾길보다 낮아서 조망이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묘역 맞은편의 논입니다.
노란 천막을 쳐 놓은 곳이 바로 '오리농법'에 이용되는 오리들 집입니다.
낮에 열심히 무논에서 놀다 밤에 이 집에 들어와서 잠을 잔다고 합니다.


묘역과 논 사이에 있는 조그만 생태공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내려온 뒤 조성된 곳입니다. 
내년, 이 연못에는 연꽃이 만발할 것입니다.


묘역 공사장 뒷편으로 부엉이 바위가 보입니다.
사저와 부엉이 바위는 묘역에서 90도 각도인 북쪽과 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생과 사가 교차하는 지점에 묘역이 들어섭니다.


묘역 건너편의 논 뒤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마옥당' 터가 있는 언덕이 보입니다.
파란 물통이 있는 곳이 '마옥당' 터라고 합니다.


묘역을 둘러싸고 실개천이 Y자 모양으로 만납니다.
보통 묘역은 수맥이 흐르지 않는 곳에 만드는데,
유해가 아니라 화장한 후 유골이 묻힐 때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지상 위로 흐르는 물과 지하로 흐르는 수맥은 다르다고 합니다.


묘역 뒤쪽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함께 심은 '장군차' 밭이 보입니다.
'오리농법'과 함께 '장군차'도 역점을 두었던 일이었는데, 안타깝습니다.
그나저나 묘역이 찻길 바로 옆이라 지나다니는 차들 소리에 시끄럽지 않을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