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추모 열기로 인한 정국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한나라당 지지율이 급하강하는 가운데,
유시민 전 장관 등 차기 대권 주자로 친노 정치인들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리얼미터가 6월3일 조사한 결과를 5월26일 조사와 비교해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21%에서 27.9%로 6.9% 상승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27.8%에서 24.0%로 하락했습니다.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30%)에 이어
유시민 전 장관이 2위(16.1%)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2위를 차지하던 정동영 의원은 유 전 장관에 밀려 3위(9.7%)를 차지했습니다.
'폐족'의 일원으로서 재야 정치인이었던 유시민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급부상한 반면
재보궐 선거에 당선되어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던 정동영 의원은 기세가 꺾였습니다.
둘의 뒤바뀐 정치적 입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울던 유시민 웃고 웃던 정동영 울다?
'사자(死者)의 신화와 권위를 계승하라.’ 이것은 정치의 기본 계율이다. 이를 계승하는 자가 이후 파워게임의 승자가 되기 때문이다. 후보 시절, 이명박 대통령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신화와 권위를 계승하기 위해 애를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화와 권위를 이어받는 계승자는 누구일까?
일단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조문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유시민 전 장관을 꼽는 데 대체로 이견이 없다. 최대 피해자로는 대부분 ‘무능한 친노 386이 문제다’라고 공격했던 정동영 의원을 꼽는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버리고 정몽준 후보에게 투항한 김민석 최고위원과 2004년 노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던 추미애 의원도 면죄부를 받았지만 정 의원만이 현장에서 맹공을 당했다.
일단 정동영 의원은 빈소 문턱을 넘는 것부터 애를 먹었다. 서거 첫날 빈소에 찾아왔지만 노사모 등 추모객의 반대에 부닥쳐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들어온 덕분에 비난을 피할 수 있었던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정 의원은 이튿날 새벽 ‘뒷문 조문’을 통해 겨우 분향할 수 있었다.
반면 유시민 전 장관은 최고 스타였다. 빈소에서 지인을 만날 때마다 와락 껴안고 눈물을 평펑 쏟아내는 유 전 장관에게 카메라 플래시가 집중되었다. 추모 방송 제작진은 맨 먼저 유 전 장관에게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생전에 ‘정치 경호실장’을 자임했던 유 전 장관은 언론에 의해 ‘정치적 계승자’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DJ 다시 뜨자 DY 호남에서 기세 꺾여
서울역 빈소에서 상주 노릇을 하던 유 전 장관은 짬짬이 인터넷에 쪽글을 올렸다. 그중 ‘서울역 분향소에서,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에서 서울광장을 노란색 물결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유시민 전 장관의 팬클럽 ‘시민광장’ 회원들은 노란색 풍선과 리본 등을 준비해와 유 전 장관의 제안을 현실화했다. 노란색의 계승자 유시민에게 누리꾼의 관심도 폭증했다.
참여정부 시절 유시민 전 장관은 ‘비토’가 많은 정치인이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비해 지지율은 10분의 1이었지만 엇비슷한 수준의 반감을 얻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장점이 단점을 덮어준다’고 말하고 유 전 장관에 대해서는 ‘단점이 장점을 가린다’고 말해서 비교될 정도였다. 지난 총선 당시 대구 지역에 출마해 낙선한 그는 고독한 장외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 정동영 의원은 정반대 상황이었다. 당 주류와 언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전주 덕진을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그는 인근 선거구에서 신건 후보까지 당선시키며 단숨에 전북의 맹주로 떠올랐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극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마해 바람을 일으킴으로써 DJ의 영향력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치러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측근 이강래 의원이 당선하면서 당 복귀를 위한 모든 조건이 조성되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전부 꼬여버렸다. 일단 당 복귀를 위해 지렛대로 삼았던 ‘친노 386 책임론’이 발목을 잡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어 친노 386 의원들의 당내 입지가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섣부른 정치투쟁으로 핵심 세력을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소원해진 관계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깊이 애도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거침없이 공격한 것으로 김 전 대통령은 단숨에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로 떠올랐다. DJ라는 구심이 생기고 민주당이 재기하는 것은 당 복귀를 위해 외곽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정 의원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정치사회조사팀장은 “전체적으로 민주당에 대해서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국면이다. 호남 지역에서 무소속 열풍이 잦아지면서 정동영 의원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일단 ‘조문 국면’에서는 관심이 유 전 장관에게 쏠렸지만, 그가 ‘노무현의 정치적 계승자’가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안다. 백원우 의원 등 친노 386 의원이 한명숙 전 총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의 재임 시절 비공개 인터뷰를 공개하며 차기 주자로 한 전 총리를 지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결식에서 애절한 추도사를 읽었던 한 전 총리에 대해 벌써부터 서울시장 후보설 등이 나온다. 부산·경남 지역의 노무현 추모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지역에서 이를 이끌 만한 정치 지도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다. 이들 외에 독자 조직을 가지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도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조문 국면’이 끝나면 ‘책임 정국’이 전개되리라 예상한다. 그리고 여기서 적극적 구실을 하는 친노 정치인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추모행사 방해에 대해서 따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을 묻고 더 나아가 노무현 시대 재평가 작업을 주도하는 자가 확실한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컨설팅 회사 e윈컴의 김능구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친노 정치인들 중에서 몸을 던져 보호한 사람이 없었다. 이후 책임 정국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게 되리라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장관과 정동영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 중 하나인 노사모도 양분하고 있다. 노사모 주축 세력은 유 전 장관 팬클럽 ‘시민광장’과 정 의원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이들 중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낼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 설립을 위한
제 2의 희망돼지 운동을 제안합니다
'독설닷컴'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트래픽이 폭발했습니다.
서거 이후 10일 동안 무려 2백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5월23일~25일, 시사IN 공식 블로그 방문자 50만 명 포함)
여기서 발생한 광고 수익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다가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누리꾼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설립 주체가 생겨서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이 생겨 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던진 진보에 대한 화두에 우리가 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프레임을 만들어야 우리가 그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설립을 위해 최근 발생한 광고 수익 100만원을 기부하겠습니다.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저같은 월급쟁이에겐 작은 돈도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정치세력화' 담론이 무성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영원히 죽이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피할 수 없겠지만 이와 별도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노무현 정신을 정치적으로 계승할 친노 세력은 정치를 하고
노무현 추모를 할 사람은 '노무현 기념사업회'를 맡고
비친노 성향의 사람들이 노무현의 민주주의 정신을 확장시키는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맡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최장집 명예교수처럼 노무현 생전에는 비판적 입장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을 인정하는 학자들이 모여서 이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이끄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에게 진 마음의 빚도 갚을 수 있고요.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희망돼지 시즌2'를 제안합니다.
희망돼지를 모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다시 희망돼지를 모아 그의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것입니다.
다시 불기 시작한 '제2 노풍'을 희망돼지로 승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다시 방관자의 위치로 돌아섰습니다.
그에게 모든 짐을 맡기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를 욕했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함께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6월21일 노무현 추모콘서트(연세대학교 노천극장)를 열 예정인데,
여기서부터 희망돼지 분양사업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현실적으로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이나 '희망돼지 시즌2'와 관련해 저는 제안자 역할 밖에 못합니다.
희망돼지 운동을 벌일 주체가 필요하고,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설립할 주체가 필요한데,
봉하마을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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