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로 이사를 왔습니다.
6800여 세대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가장 큰 아파트단지입니다.
얼마 전에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를 제치고 시가 총액 전국 1위로 올라섰다고 하더군요.
아주 잘나가는 아파트단지인 셈인데, 저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전세값도 올랐다는 얘기니까요.
6개월만에 전세값이 1억원이나 올랐습니다.
(참여정부 때 2년만에 전세값이 5천만원이나 올라서 무쟈게 투덜거렸었는데...
이명박정부는 참여정부보다 8배나 바보정부입니다.)
잠실에 입성했다고, 강남에서 살게 되었다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잠깐 살아본다'라고 생각하고 맘 편히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맞벌이라지만 월급쟁이에게 2년에 1억은 감당이 안 되죠(더 오를지도 모르고).
내집도 아니고, 계속 산다는 보장도 없어서, 요즘은 아파트단지에 벌어지는 일에 무심한 편입니다.
물론 처음 이사왔을 때는 신기해서 이것저것 알아보았습니다.
알고보니 아파트단지에 굴곡의 역사가 있었더군요.
중간에 재건축조합 조합장이 탄핵되고
새로 바뀐 조합장은 백주에 테러를 당하기도 하고
이 조합장 역시 이런저런 비난을 듣다가 동대표 선거에서 떨어지고
조합장이 민 후보는 입주자대표 선거에서 참패하고...
이렇게 두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는데,
지난주에 세 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갑자기 이 아파트단지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오래 해서 그런지 이런데에 유난히 관심이 갑니다)
부회장이 다른 동대표들을 규합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이사를 전부 탄핵한 것입니다.
42명의 동대표 중에서 대략 25명 정도가 움직였더군요.
내일 새로운 입주자대표와 간부진을 선출하는데,
아마 반대파가 새로 집행부를 형성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전 회장이 부활하거나...
재건축 조합장이나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결정하는 이권이 많다고 하던데,
그래서 이렇게 권력투쟁이 치열한 것일까요?
여하튼 나이 드신 어른들이 '골목정치'를 하시는 모습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예전 입주자대표 선거 때 회장분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동대표 리스트에 동그라미 세모 가위표를 표시해 놓은 것을 보았는데,
아마 이번에 반대파도 그렇게 동대표들을 줄세우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내일 선거 결과에 따라 '아파트 쿠데타'의 완성여부가 결정되는데, 궁금하네요.
정치는 참 여러 곳에서 벌어집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선거에는 재투표와 대리투표가 없을지 궁금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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