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W> 200회 특집 관련 기자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를 돌며 다큐를 찍는 PD가 되고 싶다는 로망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가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PD분들 고생한 얘기를 들으니 기자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W>를 볼때마다 기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외신이 아니라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저런 역할은 기자들이 해야하는데,
기자들은 외신 '우라까이'만 하고 있고 PD들이 생고생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광고탄압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MBC가 <W>를 계속 현지 취재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200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이영호 PD의 박쥐고기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도 구석기시대 방식으로 살아가는 필리핀 타우바투족을 만나러 갔다가,
1년 중 절반을 동굴에서 사는 그들의 주식인 '박쥐고기'를 먹었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쥐가 먹을만한 살점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외구게서 악어고기 등 안먹어본 고기를 권해서 맛을 물어보면 대부분 '닭고기맛'이 난다고 다합니다.
원주민들이 박쥐고기도 닭고기맛이 난다고 권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먹어보니 소금을 전혀 치지 않았는데 짠맛이 났더랍니다.
'왜 짠맛이 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박쥐는 거꾸로 매달려서 오줌을 싸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는군요. ㅋㅋ
(내 몸의 양념은 내가 친다...박쥐군...)
순간, 나는 정말 못할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PD가 타우바투족을 만나러 가기 전,
이 지역을 다녀온 미국인 3명이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는 돌연사'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기어이 2박3일 동안 정글을 헤쳐서 찍고 온...
CP인 이정식 부장은 <W>에 대해서
'나와 세계의 관계, 혹은 우리와 세계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는데,
저는 <W>를 보면서 '내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내가 세계와 만나는 방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자들이 맡아야 할 악역을 대신해 준 <W> PD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내일(8월14일)과 다음주 금요일(8월21일) <W> 200회 특집은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타자에 대한 시선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박쥐고기 맛에 대해 설명하는 이영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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