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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깊숙히 들여다보기/'작가저널리즘'을 찾아서

불황에 문화프로그램이 퇴출되고 있습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 21.


지난 1월1일,
KBS의 대표적인 문화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가 종영되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되고
특히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오유경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
더 기대를 했는데...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EBS로부터 비보가 들려왔습니다.





 

EBS 라디오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문화프로그램인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9시~9시55분)가 종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해로 방송 7년째인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는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한 EBS FM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음악 미술 공연 문학 영화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는 원래 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3년 전부터 방송 시간이 한 시간으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영 사라진다고 합니다.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가 사라진 자리는
어학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우 명로진씨가 진행하는 <책으로 만나는 세상>도 종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시간대도 어학 프로그램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1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아린쥐’ 악몽이 생각납니다.
불황에는 문화 따위는 집어 치우고 전 국민이 모두 어학 공부에 매달려야 하나요?
그래야 선진화되는 것일까요?
이런 행태가 민영방송도 아니고 공영방송인 EBS에서 벌어진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불황을 활용해 어학 장사로 돈을 버는 것이 EBS의 정명(正名)일까요?



이 불황의 시기에,
오히려 문화가 우리의 움츠려든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수 있지 않을까요?
‘문화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이 고전적인 정의를 이명박 대통령은 알까요? 



그도 서울시장 시절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유인촌 장관을 앞세우고 ‘문화시장’ 흉내를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이라는 ‘행사기획사’를 차려 놓고 ‘하이서울페스티발’이라는 국적불명의 허접한 행사를 벌이며 ‘문화시장’을 자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문화시장’ 이미지를 구축하려다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요?



방송사 프로그램 개편을 놓고
대통령의 문화 마인드까지 논하는 것이 확대 해석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문화적인 사람이라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진정한 문화인이라면,
불황이라고 해서 공영방송에서 이 따위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참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