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이 자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통을 있는 차세대 주자라고 자임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영결식 다음날 정 의원은 100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햇볕정책의 적손 김근식 교수를 밀어낸 것을 벌써 잊은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그리고 그 중간에 있었던 미디어악법 반대투쟁을 보면서,
정동영은 정말 복이 없는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복귀 명분을 쌓기 위해 친노 386을 공격하니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고,
햇볕정책 적손 김근식 교수를 제치니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고...
미디어악법 반대 투쟁에서는 MBC 후배인 최문순 의원이 빛이 나고...
정동영이 당을 분열시키며 MB 심판이라는 구도를 깨면서까지 무리한 정계 복귀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김대중 대통령 서거를 거치며 박근혜에 필적할만한 대항마로 성장하고 야권의 구심이 되었을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뜨뜻 미지근한 리더십에 지쳐있는 국민들은 다시 그의 '몽골기병'처럼 박력넘치는 정치를 보고싶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국민 여론을 무시한 정계 복귀로 이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한 달 전 실시했던 시사IN 여론조사에서 그는 가장 불신하는 정치인으로 꼽혔다.
지난해까지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배신자' 낙인이 찍혀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지지세가 약해졌다.
정동영은 부활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반반인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지렛대 삼기에는, 유훈과 벗어나는 부분이 너무 많다.
햇볕정책의 적손 김근식 교수를 낙선시켰을 뿐 아니라,
민주당을 분열시켰고,
국민의 뜻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과 반하는 행동을 했다.
그러나 정동영은 통일부장관을 거친 대북관계 전문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하려던 미국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을 대신 하기로 했다.
김대중 이후 대형 정치인의 출연을 고대하는 호남 정서를 얻는다면 새로운 구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자의 권위를 계승하라'는 것은 정치의 기본 방정식 중 하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유시민 전 장관과 한명숙 전 총리가 그 수혜자가 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동영 의원도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이번주가 관건이다.
정동영에게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정치 언저리뉴스 > 정동영 출마 논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영이 무친 도토리묵이 부실했던 이유 (56) | 2009.09.08 |
---|---|
정동영의 '최다득표' 자랑이 불편한 이유 (30) | 2009.05.03 |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동영 출마 지지하는 모습을 보니... (35) | 2009.04.07 |
정동영 출마에 대한 전주 덕진 유권자들의 반응 (36) | 2009.03.22 |
독설닷컴의 ‘정동영 비판’에 대한 비판에 답한다 (38) | 200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