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전주 덕진 출마선언에 대한
독설닷컴의 비판에 대해
누리꾼 'vinoveri'님이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꼼꼼히 문제제기를 해주셨기 때문에
꼼꼼히 답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포스팅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어보시면
제가 왜 정동영의 재보궐 선거 출마선언에
왜 그렇게 환멸을 느꼈는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주> 'vinoveri'님의 글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갈수록 문제가 많은 글을 쓰시네요.. 다른 분들도 지적하고 있지만, 너무나 편파적이시네요..
=> 정동영이 하는 행동이 정말 아니다 싶어서 그것을 맹비난했는데, 그것이 편파적으로 읽혔나봅니다.
일단 정동영에 대한 제 편파성은 상대적인 편파성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는 괜찮은데, 누구는 아니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정동영의 행위에 대해서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부 기자를 했던 기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게 뭥미?’라는 것이죠.
정동영이 호남향우회 때문에 당내 선거에서 천하무적이었다고요? 그래서 유시민도, 김근태도, 손학규도 당내 싸움에서 졌다고요? 정동영이 표를 얻으면 그것은 지역감정에 기댄 것에 불과하고, 다른 사람들이 얻은 표는 민심의 반영인가요? 전라도 사람들은 자기 지역 출신이면 무조건 찍어주는 찌질이들이고요? 그렇다면, 노무현은 어떻게 전라도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건가요? 특히, 당시에는 리틀 DJ라 불리던 한화갑이 경합하던 경선 후보였거든요..
=> 모든 표에는 표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유시민의 표, 김근태의 표, 손학규의 표도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닙니다.
정동영이 호남향우회 중 정치성향이 짙은 일부 세력의 도움을 받은 것은 현실입니다.
그래서 그 세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본인이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분열되던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정동영이 당 지도부의 공천배제 결정에 항의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이런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자님 논리대로라면, 그 이전에 DJ가 전라도에서 얻었던 몰표 역시 지역감정에 기댄 패권주의에 의한 것 아니겠습니까? 정동영이 전라도 출신이라서 안된다고 얘기하시려면, 그 잣대로 DJ까지 싸잡아 욕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일관성이라도 있는 것이겠지요..
=> 전라도 출신이어서 안 된다고 얘기한 적 없습니다.
전라도사람들을 이용하는 정치를 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를 한 것입니다.
정동영은 지금 최후 마지노선에 가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김종필이 그랬고 이회창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지역의 맹주노릇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호남향우회는 전라도 사람이면 아무나 다 찍어주는 저열한 정치의식을 가진 집단인가요? 그럴려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민심은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그 사이에 어떤 좋지 못한 유전자가 집단이식이라도 된 건가요? 노무현에 대한 표는 위대한 민심의 승리이고, 정동영을 찍는 표는 저열한 지역감정의 포로인 건가요?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정말 견강부회인 것이지요.. 그럴려면 전라도 놈들은 안돼..라고 일관성있게 얘기하셔야죠, 어떤 사안이든지 간에요.. 기자님은 고대 출신이라서 고대 출신들에 대해 묻지마 투표를 하시나요? (기자님은 그렇지 않으면서 전라도 사람들은 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시죠? 전라도 사람들이 정치의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입니다만.. 전 경상도 출신입니다.. 특히 TK의 중심지인 대구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편견을 보면 정말 답답하네요..
=> 제가 표현을 정확히 하지 않은 잘못을 해서 오해가 생겼네요.
‘호남향우회 중에서 정치성향이 짙은 일부 세력’으로 정정하겠습니다.
이들이 당심을 왜곡해 당의 분란을 야기하곤 했죠.
참고로 저도 '전라디언'입니다. 제가 제 출신지역 분들께 함부로 침을 뱉진 않죠.
한마디 더 덧붙입니다.. 정동영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민주당 당원입니다.. 공천 신청에 대해 공천을 주고 안 주고는 공천심의위에서 해야 하겠지만.. (하지만 '공정하게' 해야겠지요..) 왜 정동영은 공천을 신청할 자격도 없는 것인가요? 왜 정동영은 당권에 도전하면 안 되는 건가요? 그게 분열인가요? 그럼, 민주당은 지금 지도부 아닌 사람들이 당권에 도전하면 안되는 비민주적인 집단이란 뜻인가요? 제 상식으로는 그건 건강한 당권 경쟁이고, 그게 민주주의인 것 같은데요.. 이런 식의 잣대를 갖다대서 정동영을 비난한다면, 같은 당 후보에게 '정동영을 지지하는 것은 불의와 비리에 타협하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악과 손잡는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유시민, 이해찬에게도 같은 잣대를 갖다 대야지요.. 그거야말로 해당행위이고, 그거야말로 분열주의 아닌가요? (상식과 정도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 안된다고 하던 그들은 대통령 경선 당시 친노후보들끼리 담합행위를 해서 표 몰아주기를 시도했지요.. 그런 것은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요?)
=> 당에 공천도 신청할 수 있고 당권도 도전할 수 있죠.
판단은 민주당 당원들이 하시면 되시는 것이고,
곁에서 지켜보기에 뼈를 묻겠다던 지구당을 버리고 당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당선이 떼논 당상인 곳에 침을 바르는 정치인은 옆에서 보기에 웃기는 사람인 것이고,
당이 ‘이명박 정부 심판 프레임’을 짜서 선거를 치르려는데, 그 구도를 깨면서까지 제 잇속을 차리려는 자가 당권을 갖겠다는 것이 우스워 보인다는 것이지요.
기자님은.. 정동영이 민주당에 대해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럴 수도 있지요..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거라서.. 그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고.. 호불호도 다를 수 있지요..
=> 암적인 사람이 아니라 암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시사저널 파업’ 당시 보았던 사주 심상기와 사장 금창태에게서 보았던 노욕과 노추, 제가 가장 혐오하는 그것들이 정동영에게서 보였습니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야’ 하는 마음이 노욕과 노추를 부추기죠.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권리를 짓밟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정동영은 민주당 당원으로서 공천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 것이고, 당권에 도전할 자격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자격도 있지요.. (물론 그걸 뽑아주고 아니고는 민주당의 당원들과, 나아가 국민들이 선택할 문제이지요..) 그걸 못하게 할 권리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도 없다고 봅니다..
=> 저는 정동영이 공천을 신청하지 못하게, 당권에 도전하지 못하게, 대통령에 도전하지 못하게 막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저는 정동영이 공천을 신청하는 것에 대해, 당권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제 나름의 의견을 갖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정동영이 당심에 반해서 잇속을 차리려고 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한심한 짓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 뿐입니다.
정동영이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그의 출마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고 쓰셨는데요.. 기자님 추측대로 이게 만일 사실이라면, 이건 지도부를 욕해야 되는 사안 아닌가요? 이건 당권파들이 비주류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억압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이런 사안이라면 당권파들을 욕하고 정동영에게도 권리를 보장해줘라고 얘기해야 기자로서의 공정한 스탠스가 아닌가요? (저로서는 이게 지난 총선 때 MB가 박근혜의 뒤통수를 치는 비열한 행위와 어떻게 다른지 납득이 안 가네요.. 혹시 기자님은 지난 총선때의 MB의 뒤통수 치기를 지지하시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저에게는 이중 잣대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 정동영계가 자기 세력 챙긴 것은 잘못이고 비정동영계가 자기 세력 챙긴 것은 괜찮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민주당의 현실인데, 정동영의 복귀로 민주당의 분열 드라마를 시작되기에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일 뿐입니다.
정당이란 게 언제나 다수파와 소수파가 있는 것이고, 건전하게 서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지요..
하지만 정동영만은 그럴 권리가 없다? 참 설득력있는 논리네요..
차라리.. 나는 정동영이 싫어서 못 견디겠다고 말씀하시지요..
=> 맞습니다. ‘나는 정동영이 싫어서 못 견디겠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제가 정동영을 못 견디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 저는 언론인이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이용해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둘, 저는 정치에 입문한 언론인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키우지 않고 정치적 스탠스를 잡는 것으로 정치를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셋, 저는 명분을 쫓으면서 실리를 구하는 정치인을 좋아하고 실리를 쫓으면서 명분을 내세우는 정치인을 싫어합니다.
정동영은 이 셋에 다 해당됩니다.
그래서 저는 정동영이 싫어서 못 견디겠습니다.
(언론계 후배로서 제 평가는 야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대중이라는 강력한 지도자에게 귀의해 당선이 확실한 지역의 공천을 받아낸 정동영의 데뷔는 전형적인 '폴리널리스트'의 그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평가는 정치부 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한 것이고
세 번째 평가는 이번 출마선언을 보고 평가한 것입니다.
이런 평가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겠죠.)
댓글을 잘 달지 않는 편인데.. 평소 좋아하던 독설닷컴과 고재열님답지 않은 글이 올라와서 길게 쓰게 됐습니다..
계속 좋은 글 올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갑자기 드라마의 상투적인 대사가 떠오르는군요.
“그래서 나 다운게 뭔데...”
정동영이 하는 짓이 너무 싫어서 제가 잠시 페이스를 잃었나봅니다.
그는 지금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자기 자신을 생각해 주지 않으니, 자기 자신이라도 자신을 챙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부분 인용합니다.
전문은 경향신문 홈페이지에 가셔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대근 칼럼> 싸구려 커피
예전의 정동영이 아니다. 자신은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 섰던 사람이라고 큰 소리는 여전하지만, 기가 죽었다. 그는 전주 어딘가에 공천을 받기 위해 워싱턴에서 나흘째 잠도 자지 않고 서울로 전화했다. 정세균에게 전화를 30번 했다든가, 10번 했다든가. 정세균과 겨우 연결이 되자 “낮은 자세로 힘을 합치겠다” “당 지도부를 존중하겠다”고 도움을 청했다. 아니, 거의 애걸했다.
그는 다수당의 횡포를 막고 민주당이 제대로 견제하도록 재·보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게 진심이라면, 당당하고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죽어가는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야당의 상을 제시하든지, 대안적 노선을 내놓든지, 야당 판을 새로 짜는 승부수를 던지든지, 어쨌든 그는 더 멋지게 등장할 수 있다. 야당 지지자들도 그가 언젠가 자기들 앞에 그렇게 나타나 주길 바랐을 것이다. 그게 진정 대선·총선 패배를 훌훌 털고 일어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나갈 때도 아니고, 나갈 곳도 아닌 줄 알면서 의원직을 쉽게 얻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잠시라도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일을 견딜 수 없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세상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굴신을 달리 이해할 방법이 없다. 패배의 상처, 망각의 공포가 아직 그를 사로잡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 모두 그가 새로 시작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나설 때도 아님을 말해준다. 사실 아무도 그에게 민주당 살리기의 구원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좀더 성찰하고 정치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게 나을 법했다......(계속)
전문 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3181813025&code=99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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