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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밑줄 긋는 남자/시사IN 골라서 보기

서울 시내버스가 신종플루 전파 주범이었던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9. 27.



군대 격언에 '멍청한 지휘관은 적보다 더 무섭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버스가 신종플루 예방 캠페인을 황당하게 해서
오히려 신종플루 전염을 확산시켰던 사례를 소개합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신종플루 예방 플래카드를 버스 앞에 달고 달리는데,
'손씻기 생활화 - 기침 재치기는 손으로 가리고'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전파 원흉 중 하나는 바로 '바이러스 묻은 손'입니다.
'바이러스 묻은 손'을 양산시키는 서울시의 캠페인에 전문가들이 '허걱' 했다는군요.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고
시사IN도 아래 기사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다행히 '손으로'라는 부분을 '반드시'로 바꿔서 운행하고 있는데,
접착 상태가 좋지 않아 '반드시'가 떨어져
'손으로'라고 쓰인 상태에서 달리는 버스가 여전히 보이더군요.
(그런 버스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지적질' 부탁드립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원래 이런 플래카드를 달고 시내를 달렸다.



손으로 가린 채 기침을 하라고요?

9월12일 아침, 환경보건 전문가 전상일 박사는 시내버스 앞에 매달린 현수막의 글을 읽다 말고 기함했다. 현수막 밑에 “기침·재채기는 손으로 가리고!”라고 써 있는 게 아닌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는 당장 서울시 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어 “서울시가 신종플루 예방에 앞장서는 게 아니라, 신종플루 전파를 주도한다”라고 역설했다.

혹시, 아직도 “그 말이 뭐 어때서”라며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을 갖다 대어 가리면 매우 위험하다. 예컨대 버스에서 기침이 솟구칠 때 손바닥으로 막았다고 치자. 그런데 차에서 내리거나 이동할 때 의자 손잡이나 천장의 손잡이를 안 잡고 다닐 수 있는가. 100% 불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균이 묻은 손으로 손잡이나 봉을 만지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위험을 피할 방법은 간단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신종플루 예방 ‘일반 국민용 행동 요령’ 2항에 나와 있듯이,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휴지·손수건으로 가리거나, 옷으로 가리고’ 하면  된다. 미국의 학교나 병원에서 권하는 신종플루·독감 예방법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휴지·손수건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 ‘옷소매를 잡고 하거나’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허공을 향해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서울시도 뒤늦게 잘못을 눈치 챈 듯하다. 9월18일부터 ‘손으로’를 ‘반드시’로 바꾸거나, 아예 ‘손으로’를 지운 현수막이 더러 눈에 띄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터진 재채기 꼴. 누구는 ‘손으로’와 ‘반드시’라는 말이 중첩되어, 오히려 ‘반드시 손으로’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 시사IN, 오윤현 기자


전문가들이 문제점을 지적하자 '손으로'를 '반드시'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