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제가 임의로 쓴 글이 아니라
시사IN의 공식입장입니다.
오해가 있는 곳에 퍼 날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추석 기간 귀성객을 상대로 배포된 ‘시사IN 특별판’으로 인해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독자·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먼저 이번 특별판이 나오게 된 경위부터 설명드리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이번 특별판은 “추석 귀성객을 상대로 홍보 책자를 만들고 싶다”는 언론노조의 제안으로 기획된 것입니다. 언론노조의 제안을 받고 시사IN은 고민했습니다. 시사IN이 특별판을 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가 유일합니다. 일종의 호외 개념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IN은 결국 특별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언론노조가 시사IN 창간 과정에 큰 도움을 주었던 인연이 있는데다, 특별판을 통해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 법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알리는 것이 언론사 본연의 정체성에도 크게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엇보다 촉박한 제작 기간이 문제였습니다. 언론노조로부터 특별판 제작을 제안받은 9월 셋째주 당시 시사IN은 추석 합병호(107·108호)를 마감하고 있었습니다. 평소보다 기사량이 많은데다 추석 연휴 배송 문제로 마감일이 당겨지면서 편집국 전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습니다. 언론노조 또한 여러 사정으로 경황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제작 일정에 쫓기다 보니 서로간의 의사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별판은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된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시사IN은 평소 시사 문제에 관심이 없는 일반 시민일지라도 부담없이 특별판을 집어들 수 있게끔 가벼운 읽을거리 중심으로 표지를 구성하되, 내용에서는 미디어법 등 현안에 대해 생각하고 곱씹어볼거리를 던지는 방식으로 기본 틀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4대강·용산참사 등과 관련한 기사를 게재할 수 있겠느냐는 언론노조 측의 추가 제안이 있었으나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번 특별판은 귀성길 읽을거리와 미디어법 이슈에 집중해 제작하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노조와의 의사 소통에 혼선이 있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한된 지면과 빠듯한 제작 일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특별판에서 현안을 더 충분히 다루지 못한 데 대해서는 다시 한번 양해를 구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 시사IN을 접해 오신 독자들이라면 그래도 시사IN이 이들 이슈에 대해 얼마나 집요하게 다뤄 왔는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기대합니다. 특별판 중 논란이 된 MB정부의 중도실용 기사도 그렇습니다. 이 기사는 시사IN 106호 커버스토리로 이미 소개가 됐던 내용입니다. 현 정부의 중도실용 정책이 실질적인 내용보다 이미지에 치우쳐 있음에도 이것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책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시민사회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문제 제기를 해 보고자 기획한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몇몇 독자분께서 지적해 주신대로 시사IN 본지에 이 기사를 소개하는 것과 특별판에 기사를 싣는 것은 다른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시사IN 독자와 불특정 시민이 이 기사를 읽고 느꼈을 감수성의 차이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희의 불찰입니다. 보다 신중한 판단을 하지 못함으로써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나아가 특별판 배포에 자원 봉사자로 참여해 주신 시민들께 본의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사IN은 독자와 시민 여러분의 성원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매체입니다. 시사IN 구성원 모두가 그 사실을 늘 마음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나은 시사IN, 더 깨어있는 시사IN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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