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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계상에 대한 사과, 변희재에 대한 경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1. 4.

배우 윤계상이 '국민바보'가 되었다.
'좌파란 막혀있다는 의미다'라는 말 한 마디 때문에. 
'독설닷컴'도 윤계상이 '국민바보'가 되는데 일조했다. 
그가 영화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을 좌파타령으로 핑계댄다고. 

이에 대해 윤계상과 <발레교습소>에서 함께 작업했던 변영주 감독이 글을 보내왔다. 
윤계상을 위한 변명을. 
글을 보내며 변 감독은 몇 가지 팩트를 정정해 주었다. 
그리고 지적했다. 연예인 말 한 마디에 생트집을 잡아서 낚시질을 하는 언론도 반성해야 한다고.

그리고 변희재가 사설 인터넷신문을 통해 공격해 왔다. 
평소 표현의 자유에 대해 그리 노가리를 까댔으면서  
왜 윤계상의 입만 틀어막으려고 하냐고. 
이런 것이 '패거리주의에 물들어있는 사이비 좌파들의 전형적인 기회주의적 이중 행태의 한 단면'이라고. 

윤계상 변영주 변희재에 대한 '독설닷컴'의 입장은 이렇다.

일단 윤계상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그리고 변영주의 지적은 받아들인다.
그러나 변희재에 대해서는 경고한다.

윤계상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인신 공격을 했다.
나는 윤계상이 누리꾼들로부터 공격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논쟁의 구도를 다시 짜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변희재와 같은 이들이 걸고 넘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봐라 너희들도 우파 발언 공격하지 않냐, 라고.

사실 윤계상은 좌파를 공격한 것이 아니었다.
영화계 '주류' '먹물' '지식인' 등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신이 아이돌 출신이라고 선입관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에게 투정을 부렸을 뿐이다.

윤계상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
거기에 좌파 태그를 붙인 것이 미스이기는 했지만. 
그런데 너무 매몰차게 몰아부쳤다.
그래서 사과한다.

특히 그의 사과에 대해서 진정성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내게도 그를 '어쩔 수 없는 아이돌'로만 보려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만 보지 않고 그 뒤를 보려는 버릇이.

윤계상에 대한 일련의 잘못된 판단을 깨우칠 수 있었던 것은 변영주 감독의 메일 덕분이었다. 

변 감독은 몇 가지 팩트를 정정해 주었다. 
윤계상은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을 만큼 인정을 받았으며,
자신과 박찬욱 감독 등 이른바 '좌빨' 감독들이 위로할만큼 좌파와 친숙한 배우고, 
박찬욱 감독이 캐스팅하려고 했을 만큼 인정받는 배우라고.
그리고 사과글은 놀란 그가 혼자 새벽에 올렸다고.

변 감독은 자신이 윤계상과 얘기할 때 노상 달고 다니던 '좌파'라는 말에 감염되서
윤계상이 영화계 주류를 '좌파'로 통칭해 부른 것 같다고 했다.  
어찌되었건 윤계상이 하려고 했던 말은 영화계 국외자로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어디든 텃세는 있는 법이니까.

윤계상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말하려는 바가 옳든 그르든.
그는 말할 자유가 있고 듣는 사람은 이에 대해 평가할 자유가 있다.
변희재가 나에게 윤계상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부정한 적이 없다. 
다만 나에게 주어진 윤계상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누렸을 뿐이다.  
조금 거칠기는 했지만.

윤계상 좌파논란과 관련해 '독설닷컴'을 '사이비좌파'라고 부른 '듣보잡' 변희재에게는 경고한다.

일단 나는 좌파로서의 정체성이 없다. 
이명박 정부에 들러붙지 않으면 전부 좌파라고 분류하는 분류법에 따르면 좌파로 분류될 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좌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좌파도 아니고 좌파가 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므로 야매 좌파짓을 할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사이비좌파'로 매도당할 이유도 없다.

변희재는 나를 '친노무현'으로도 분류해주던데,
그것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나는 노무현을 좋아했다. 그러니 반은 맞다.
하지만 남은 친노세력과 이해관계를 함께 할 생각은 없다. 그러므로 반은 틀리다.

이와 별도로 변희재는 '듣보잡'이 맞다.
변희재를 '듣보잡'이라 부른 진중권 교수를 검찰이 기소했는데,
필요하다면 나도 함께 기소를 당할 용의가 있다.
나는 변희재가 '듣보잡'이라는 것을 법정에서 증명할 자신이 있다.

변희재는 '듣보잡'이다.
원래는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의 의미였다고 하는데,
나는 이 의미는 이제 맞지 않다고 본다.
많은 누리꾼들이 그를 알고 있다. 아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나는 '듣기도 싫고 보기도 싫은 잡설가'로 재정의한다.
나의 해석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소송을 걸라.

변희재에게 경고한다.

이전에 당신은 글을 통해 '진중권과 함께 퇴출당할텐가?'라고 위협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사이비좌파'로 매도했다.
나는 이것을 공갈협박죄나 모욕죄로 고소하지 않겠다.
다만 고마워할 뿐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변희재에게 공격당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변희재가 열번만 제대로 공격해주면 진중권처럼 유명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반길 일이다.

그러나 맞장구 쳐주기 번거롭다.
MB가 저지른 일 씹어대기도 바쁘다. 
나를 좀 가만 내버려두고 그냥 열심히 자신의 몫이나 챙기라고 변희재에게 충고한다.
온갖 짓 다하고도 방문진 이사자리 하나 얻지 못하는 뻘짓 그만 하시고.

기껏 꿈이 방문진 이사라니...
우리 사회의 주인으로서의 의식이 없으니 그 정도 꿈밖에 꾸지 못하고
그 정도 성취밖에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변희재에게 경고한다.
이런 저열한 도발을 계속해오면,
가진 것을 잃게 만들겠다는 것을,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약속한다.

변희재는 가진 것이 많고 갖고 싶은 것이 많다.
나는 가진 것도 없고 갖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 
그래서 자신 있다.  
다만 아직 이르다고 생각할 뿐이다.

변희재는 새겨 들으라.  

역사가 너를 유죄로 하리라.

변희재는 기억하라.

네 시작은 비상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참담하리라.